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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적운창 42.♡.63.161
작성일 2024.09.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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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보름달이 싫다.

아니, 보름달이 싫은 것보다 보름달이 뜨는 밤마다 변하는 나 자신이 싫다.

주체할 수 없는 살기가 날 지배하는 늑대 인간이, 나 자신이 싫은 것 뿐이다.

그럴 때마다 폭포수에 몸을 던지고 별의별 지랄을 다 해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다음날 깨어나 내 손과 입 주변에 묻은 핏자국을 보며 스스로를 저주할 뿐이었다.


보름달이 뜨던 날, 계곡에서 떨어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자연치유능력이 또 날 살렸다.

캄캄한 밤이었다.

눈을 떠서 하늘을 봤다. 

보름달을 보고도 살심이 생기지 않았다.

이젠 저주에서 해방된 건가?

덥수룩한 털과 날카로운 손톱은 왜 그대로지?


잠깐, 왜 보름달이 세 개지?

여긴 어디야?

갑자기 저 멀리서 냉기의 폭풍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곳으로 빠르게 다가온다.


심장이 요동쳤다.

휘말리면 죽을 거라는 본능이 몸을 지배했다.

달리고 또 달렸다.


그리고 다다른 곳은...

보라색 공기가 휘감긴 게이트였다.

친절하게도 게이트 위에 지구라고 적혀있었다.


저길 통과하면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건가?

그러면 다시 이성을 잃고 설치는 늑대인간으로 살아야하는데.


난, 달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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