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글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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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말이야, 글쓰기 하는 자세가 안 되어 있어.
응? 내가?
그래, 너 글 쓰는 걸 보면 아주 지맘대로 라니까.
음.. 그렇게 쓰면 안 되는 거야?
그럼 당연히 안되지. 글쓰기라는 것도 규칙도 있고 법칙도 있어.
그래? 그런 게 있어?
너 책은 좀 봤지?
그럼, 책..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좀 봤지.
네가 쓰는 글이랑, 책에 쓰여 있는 글이랑 보면 뭐가 다를까?
음.. 많이 다르지. 내가 그 저자들 만큼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아니, 그런 거 말고. 책을 펼쳐보면 바로 보이잖아.
음.. 뭐가?
봐봐, 여기 이 페이지를 한 번 봐봐. 문장과 문단. 확실하게 딱딱 구분되어 있지.
그렇지.
그런데, 네가 쓰는 글들을 봐. 그런 거 없이 중구난방에 막 아무 곳에서 행을 넘기고.
음.. 그러면 안돼?
당연하지, 문장이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행을 넘기기도 하고, 막 니맘이잖아.
그러면 안돼?
생각해봐, 누가 이런 글을 출판해주겠어? 출판사 사람들도 생각을 해야지.
왜?
너.. 책 안 쓸거야?
응. 나는.. 책으로는 굳이..
뭐?
책으로 왜 써야 해? 그냥 모니터로, 스마트폰으로도 쉽게 읽을 수 있잖아.
너 이름으로 된 단행본을 딱 출판해야..
그럴 필요가 있나? 굳이.. 지금도 딱 좋은데.
흠.. 너 글을 써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글은 써보고 싶지. 그런데.. 굳이 책까지 출판을 해야 하나 싶어.
왜?
그냥 한 번 읽고 하하호호 즐기고 말 내용인데, 책.. 종이.. 나무.. 너무 낭비잖아.
그래서 책을 내지 않겠다?
응.. 그럴 필요 없잖아. 그냥 이렇게 즐기면 되는 거지, 뭐.
그래, 그렇긴 하네.
좋잖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