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오늘의 한 단어 - 영화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하늘걷기 121.♡.94.37
작성일 2024.10.03 12:00
분류 연습하기
35 조회
1 추천
글쓰기

본문


“와! 완전 영화 아니냐?”

 

친구의 질문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뭐가?”

“이거! 아까부터 이거 좀 보라고 했는데 무슨 생각이야?”

“뭐 잊어먹은 게 있어서, 그래. 뭔데?”

“어제 사거리에 불 났었잖아. 그거 찍은 건데 여기 잘 봐봐.”

 

친구의 폰을 보았다.

폰에서는 빅튜브 영상이 재생됐다.

어제 새벽에 사거리 7층의 학원빌딩에서 불이 났었다.

불에 활활 타는 건물에 소방차와 소방관들이 물을 뿌리며 소리치는 게 보였다.

 

“여기! 여기야!”

 

친구의 손가락이 가리킨 빌딩 옥상.

사람의 형상이 보였다.

 

“잘 봐봐!”

 

사람이 옥상에서 좌우를 둘러보는 것 같더니 난간을 박차고 뛰었다.

 

촬영하던 사람이 깜짝 놀라서 뛰었던 사람을 쫓는 데 아래쪽에 없다.

 

화면이 흔들리면서 사람을 찾다가 갑자기 위쪽을 찍는데 시커먼 연기 사이로 공중을 활강하듯 날아가는 사람이 보였다.

 

활강하던 사람은 사거리 저 건너편 병원 건물 옥상에 내려갔다.

 

“죽이지?”

“음….”

“안 신기해?”

“뭐, 합성 아닌가?”

 

친구는 나를 황당하게 봤다.

 

“합성? 이게 합성으로 보이냐? 인터넷 검색 해 봐. 사거리만 쳐도 연관 검색어로 사거리 슈퍼맨이 뜬다. 처음엔 합성이라고 하던 사람들도 너무 자연스러워서 사실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몇 시간 동안 그 이야기 중인데 왜 아직도 못 봤냐?”

“어제 일찍 자서.”

 

내 심드렁한 대답에 친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공부도 못 하면서 왜 잠을 그리 일찍 자? 너 9시에 자지?”

“아니 8시.”

“그러면 학교 오기 전에 거의 열 시간을 자는 거야?”

“아니지. 여덟 시간 자고 일찍 운동 좀 하고 아침 먹고 오는 거지.”

“너 건강은 하겠다.”

“나 화장실 간다.”

“어? 그래.”

 

벌떡 일어나서 교실을 나왔다.

 

옥상으로 올라가서 귀에 꽂아놓은 통신기를 연결했다.

 

“저예요.”

 

―그래.

 

“어제 영상 왜 아직도 안 지워진 거죠?”

 

―작업 중이다. 영화동아리가 장난친 거라고 보도자료 뿌렸으니까. 곧 잠잠해질 거다.

 

“알겠어요.”

 

어제 빌딩에서의 영상이 찍혔다는 건 병원 건물로 옮겨간 다음에 멀리서 봤다.

그래서 빨리 처리해 달라고 전화까지 했는데 아직 처리가 안 됐다니.

인력이 부족 한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

 

―어제는 어떻게 된 거야?

 

“화염귀를 처리하고 영력이 급히 떨어져서요. 잠깐 숨 돌린다는 게 늦었어요.”

 

―그 정도면 혼자는 힘든 것 아니냐? 파트너를 붙여 준다니까….

 

“아시잖아요. 저 파트너 잡아먹는 귀신인 거. 다들 꺼릴 겁니다. 혼자가 편해요.”

 

―네 잘못이 아니잖아.

 

“그래도요.”

 

악귀를 처리할 능력이 되는 사람도 부족한 데 위험하기까지 하니 사람이 죽는 일은 허다하다.

파트너를 세 번 잃었더니 나에 대한 악평이 가득했다.

 

자꾸 정붙이면 죽어버리니 이게 더 편하다.

 

―오늘 들어와라.

 

“국정원으로요? 왜요?”

 

나는 국정원 국내 귀수 처리 센터의 요원으로 중학생 때 특채됐다.

 

영력은 강하지만 신을 받지 못하는 나 같은 반쪽 무당들이 들어가는 곳이다.

 

―네가 말한 그 장군 검이 도착했다.

 

영력이 강하다고 해도 그걸 받아 줄 무기가 필요하다.

장군이 쓰던 검은 검 자체의 기가 세서 내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 예. 조금 있다 조퇴하고 가겠습니다.”

 

―그래.

 

조금 위험하기는 해도 5급 공무원이라 월급도 많고 죽어도 가족이 연금을 받아 가니 이 직업이 꽤 괜찮다.

  • 게시물이 없습니다.
댓글 0
글쓰기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