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오늘의 한 단어 -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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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10.1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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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울 엄마 손은 참 고왔다.
아직도 엄마 손을 잡고 태풍이 치던 날, 폐렴 초기 증상으로 1시간 넘게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었던 기억이 났다.
하이얀 마이신 주사와 또 다른 노란색 주사 2방을 맞고 집에 오던 길,
엄마는 내 손을 꼭 잡아주셨다.
난 바나나 우유를 쪽쪽 빨면서 욱신거리는 엉덩이의 통증을 참았다.
...
가끔 나보다 더 굵은 엄마 손가락을 볼 때마다 심장이 아프다.
눈물이 나려 한다. 갱년기인가.
잘 해 드려야 하는데...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갈수록 나오는 배를 만져보니, 엄마 걱정할 때가 아니다.
엄마가 죽으면 먼저 가 있던 아들이 마중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무척 좋아...하면 안 되잖아.
산책이라도 해야겠다.
댓글 1
벗님님의 댓글
'너도 애를 키워보면 알게 될 꺼다. 너도 애를 키워보면..'
그게 무슨 의미인지 그 시절에는 잘 알지 못했다.
무엇이든 길게 설명하는 법이 없으셨던 엄마는 그저 이렇게 말씀하시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실 뿐이었다.
내 아이가 자라고,
마냥 좋다고 손을 떠나지 않으려던 그 아이가
방문을 쾅 하고 닫으며 '아무 것도 모르면서!'라고 소리치는 걸 보게 되었을 때,
잊혀졌던 내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맞아, 그랬었지. 모든 게 다 그렇게 싫고, 불만스럽고, 아무 것도 모르는 나.. 였었지.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야겠다.
이제는 아주 조금, 눈곱 만큼 아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면서..
잘 쓰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