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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글쓰기]오늘의 한 단어 -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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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하늘걷기 121.♡.94.37
작성일 2024.10.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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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됐습니다.”

 

거친 수염이 난 돌팔이가 담배를 뻑뻑 피워대면서 의자에서 물러났다.

 

아무리 뒷골목에서 일하는 무면허 의사라고 해도 명색이 의사인데 치료 중에 담배를 피워대다니 불쾌했다.

 

물론 치료받는 나도 고통을 잊으려고 담배를 피우고 있으니 할 말은 없다.

인공 폐로 교체가 가능한 시점 이후로 다시 연초 담배 유행했다.

아무래도 수 세기 전부터 유명했던 담배 회사의 로비가 그 유행을 이끈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자! 엄지부터 하나씩 움직여 보셔.”

 

돌팔이의 말을 따라서 손가락을 하나씩 움직이다가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것처럼 움직였다.

 

“호오, 피아노도 배우셨었소? 바이엘? 체르니?”

 

둘 다 아니다.

 

“쇼팽 에튀드.”

“엥? 그건 뭐요?”

“바이엘, 체르니, 소나티네, 하농 다음에 배우는 거.”

“오! 우리 형님 집이 좀 사셨구먼?”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부모님은 거대기업의 중역 자리에까지 올랐던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자신의 부를 뽐내는 방법의 하나가 임플란트가 전혀 없는 순수한 인간 자녀들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다행히 피아노에 재능이 있었고 길고 가는 손도 가지고 태어났다.

 

기계손을 가진 사람들이 아무리 기교를 부리며 피아노를 쳐도 나처럼 순수한 인간이 치는 피아노의 감동은 줄 수 없다.

 

뭐, 순수 주의자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그저 재미있고 좋아하는 일을 지원해 주니 즐겁게 할 뿐이었다.

그러다 기업합병이 아닌 강탈을 당했고 우리 부모님은 정리해고를 당했다.

뒷골목에나 겨우 거처를 마련할 만큼 몰락했다.

 

그러다가 이상한 수집벽이 있던 한 부자가 내 양손을 팔라고 제의했고 부모님은 덜컥 팔아 버렸다.

 

역시 나는 트로피로만 존재했었다.

 

길고 가는 손대신 내 팔뚝에 달린 건 손가락 세 개짜리 싸구려 임플란트였다.

길고 가는 손을 갖고 싶었다.

 

기업에서 일하던 부모님은 뒷골목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금방 죽어 버렸다.

강도가 벗으라던 양복을 벗지 않아서 머리에 총을 맞았다.

 

하도 빨아서 다 해진 양복이 부모에게는 자존심이었나 보다.

아니면 이런 뒷골목에서 살 사람이 아니라는 자신만의 방어기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손가락 세 개짜리 싸구려 임플란트라도 강도의 머리를 터트리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부모의 원수를 그 자리에서 바로 갚고 나는 뒷골목 더 어두운 곳으로 스며들었다.

 

나는 피아노에 재능이 있었고 사람을 죽이는 데에도 재능이 있었다.

 

사람을 죽일수록 길고 가는 손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내가 갖고 싶었던 길고 가는 손을 가지게 되었다.

 

“메가테크의 모든 기술이 집대성된 궁극의 임플란트 크리스털 핸드! 깨끗한 백색의 손이지만 100도의 열을 발생할 수 있고 손톱에는 레이저 블레이드 기능이 있어서 동급의 무기를 웃도는 절삭력을 가졌소!”

“그렇군.”

 

돌팔이의 말대로 손바닥에서 확 열도 만들어 보고 손톱을 뽑아서 휘둘러도 봤다.

만족스럽다.

 

“하하, 역시! 바로 능숙하게 사용하시네. 이제 이 손으로 뭘 할거요?”

“빅테크 본사로 가려고.”

“거기는? 거의 국가 아니요? 거길 왜?”

“회장이 내 손을 가져갔어. 찾아와야지.”

 

부모님이 다니던 기업을 강탈하고 정리해고를 시키고 내 손을 가져간 게 그 회장이다.

회장 아들보다 내가 피아노를 잘 치는 게 보기 싫었던 것 같다.

 

복수를 하려는 건 아니다.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고 내 감정은 무뎌졌다.

하지만 내 손은 찾아야 한다.

 

길고 가는 진짜 내 손을 찾고 싶다.

댓글 1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10.14 12:01
* 이어지는 내용을 정리하고, chatGPT에게 글을 맡겨 봤습니다.

*
빅테크 회장의 집은 한때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녔던 회사의 자랑이었고, 지금은 거대한 요새 같았다.
바닥에 새겨진 대리석 문양과 하늘 높이 치솟은 유리벽,
빛을 반사하는 크리스털 조각들이 마치 왕의 궁전을 연상케 했다.
아니, 그보다 더 차갑고 비정했다.
회장은 이곳을 마치 자신만의 왕국처럼 만들어 놓았다.
그 왕국에 내가 들어간 것이다.

내 크리스털 핸드가 벽을 스칠 때마다 섬세한 소리가 났다.
마치 피아노 건반을 누를 때의 느낌과 비슷했다.
손가락이 나아갈 때마다 울려 퍼지던 그 부드럽고 잔잔한 음들…
한때는 내 머리 속에 가득 찼던 멜로디가 다시 떠오를까 싶었지만, 이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차가운 기계가 된 내 손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단지, 금속과 금속이 맞부딪히는 딱딱한 소음일 뿐이었다.
그것이 마음을 더 고요하게 만들었다.

회장의 침실 문 앞에 서서 숨을 고른다.
문 너머에 내 손이 있다. 내 진짜 손.
회장이 뽐내고 싶어 했던, 그가 자신의 자식보다도 미워했던 나의 손.
그 손이 내가 치던 쇼팽의 에튀드를 어쩌면 아직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회장은 그 손을 trophy처럼 수집품으로 간직했을 터였다.

“여기까지 왔군.”

회장이 침대에서 일어나 나를 바라봤다.
주름진 얼굴, 하지만 여전히 교활한 눈빛이 살아 있었다.
 그는 그 날과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내 손을 돌려받으러 왔다."

“아, 그 손?”

회장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침대 옆 테이블 위에 놓인 유리 상자 속에 보관된 나의 손을 가리켰다.
하얗고 고요한, 마치 자고 있는 듯한 나의 손.

“내가 어떻게 이걸 너에게 다시 내어주겠느냐? 이건 나의 승리의 상징이다.
 너의 부모님을 무너뜨리고, 너를 무너뜨린 내 트로피야.”

나는 한 발짝 다가섰다.
크리스털 손에서 미세한 열이 방출되며 공기를 달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뜨거운 것은 내 안에서 넘쳐 흐르는 감정이었다.
내 손은 내 것이지만, 내가 그 손을 되찾는다고 해서 나의 모든 것이 돌아오는 건 아니었다.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 그 손끝에서 흘러나오던 생명 같은 음악은 정말로 손에서 나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그 아름다운 음악의 세계 때문이었을까?

손을 잃었을 때, 나는 음악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건반을 누르지 못했으니 음악은 사라졌다고 여겼다.
그러나 어쩌면, 손을 잃으면서 진짜로 잃은 것은 나의 손이 아닌 내 머릿속의 음악이었을지도 몰랐다.
내 손은 단순히 나의 연장의 일부였고,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손을 움직이게 한 내 마음과 정신이었는데,
나는 그걸 미처 몰랐다.

그 생각이 문득 든 순간, 나는 내 손을 보았다.
기계로 만들어진 이 크리스털 핸드. 이 손으로 내가 해온 것은 무엇이었을까?
사람을 죽이는 것. 그들이 나를 위협하고, 나의 부모를 앗아간 그 순간부터 나는 살인자가 되었다.
그 손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은 죽음이었다. 아름다운 피아노의 선율이 아닌, 살인이라는 무도한 행위였다.
손가락으로 누르던 건반의 울림이 아닌, 목숨을 앗아가는 칼날의 울림이 된 것이다.

내가 이 손을 가지게 된 이후로는 모든 것이 변했다.
혹시 내가 치던 피아노 음악은 내 손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내 머릿속의 폭력적인 욕망을 음악으로 변환시켰던 것일까?
아름다운 살인이 될 수 있다는, 끔찍하고도 매혹적인 아이디어가 나를 감싸고 있었다.
피아노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던 내가
이제는 살인으로 사람들을 아름답게 끝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손이 너를 도로 인간으로 만들어줄 거라고 믿는다면 오산이야.”

회장이 소리쳤다.
나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유리 상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을 펼쳐, 손톱에 숨겨진 레이저 블레이드를 발동시켰다.
찰나의 순간, 유리가 깨지며 나의 손이 드디어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손을 돌려받는다고 해서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내가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한 순간, 나는 이미 나의 진짜 손을 잃은 것이었다.
내가 연주하던 아름다운 음악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 행위로 변질되어 버렸고,
그 행위는 내가 과거의 나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크리스털 핸드와 나의 진짜 손,
그 어느 쪽도 나를 진짜로 완성시켜주지 못할 것이다.

회장은 패닉에 빠져 비명을 질렀지만, 나는 그를 무시하고 조용히 방을 나섰다.
손에 쥐어진 나의 진짜 손이 점점 무거워졌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점점 분명해졌다.
나는 더 이상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 음악은 내 안에서 죽었고, 남은 것은 차가운 살인자일 뿐이다.

그렇다면, 아름다운 종결을 맞이할 시간이었다.
아름답지 않은 이들에게도,
내가 아름답게 끝내줄 수 있을 것이다.
피아노의 마지막 음처럼,
이 세상의 종말을 나는 피아노 건반을 누르듯 하나씩 차례대로 끝낼 것이다.


잘 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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