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11/14) 오늘의 한 단어 -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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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팬암 211.♡.60.18
작성일 2024.11.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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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제 이야기이며, 본관은 맞고 본명만 약간 수정하였습니다>


둔화.


외사촌 형이 하나 있다.

큰이모 가족 전체가 캐나다로 이민을 간 케이스 인데

사촌형 이름은 '김태인'

돌림자가 '태' 짜인 전형적인 안동김씨 집안 이름이다.


내가 어렸을때 태인형네 집에 놀러가면 한살 터울이면서도

나에게 200원, 또 한번은 350원 등을 준 기억이 난다. 1984년도... 당시 나에겐 큰 돈이었기때문에 난 항상 형을 따랐다.


지금은 오십이 넘도록 장가도 안가고 캐나다 밴쿠버 유명거리에서 '일식'집을 하고 있다.

누나도 하나 있다.

이름은 '김정아'

누나도 어렸을때 나한테 참 정답게 대해준 기억이 있다.

누나도 시집을 안갔다.


지난 대선때인가.... 샌프란시스코 / 애리조나 여행때 일부러 밴쿠버를 통해서 귀국하였다.

태인이 형이 이민간지 근 30년만의 만남이었다.


자연히 대화는 이민생활로 이어졌고

형은 한국인 사회를 멀리한다고 한다.


"엄마때문에 교회가서 예배나 드리지 바로 가게로 와... 한국인 모임에는 참석도 안해..."


이유인즉슨, 오랜 경험을 통해 한국사회가 좀 그렇다는것이다.

식당을 운영해서인지 같은 한국사람들끼리 험담을 한다거나,

밴쿠버에서 본인 식당에서 나오는 외식비를 한국과 비교하려 한다는것에 여러가지 트러블이 있었나보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의 이해관계가 엮이는게 싫어서 관계를 끊었더니,

한국손님들이 요즘은 자기를 '일본인' 으로 안다는것이다.

심지어 정아 누나도 일본인으로 안다고 한다.

형은 그게 편하다고 한다.


태인이 형은 그게 자유롭고 남눈치, 신경 안쓰고 사는게 캐나다 라이프의 매력이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그런 형의 말을 들으니 나도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본인도 가끔 놀랄때가 있다고 한다.

워낙 한국어를 안쓰니 자기 정체성이 둔화되고 있다나... 

댓글 1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11.18 12:03
어두운 숲에서 무엇이 나타나면 두려울까.. 라는 질문에 '낯선 사람'이라고 답을 한다고 하죠.
어찌보면 이유 없는, 혹은 저의를 알 수 없는 친절이 참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어린 아이 때처럼 '너 나 친구'를 맺던 시절이 마음 편하고 좋았는데 말이죠.

잘 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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