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11/25) 오늘의 한 단어 - 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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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11.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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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여관문을 힘겹게 당기자 안의 따뜻한 공기와 밖의 얼음장 같은 공기가 재빠르게 자리를 바꾸었다. 안쪽으로 흘러드는 차가운 공기에 밀려 티리온은 망토에 감겨 홀 안으로 들어섰다. 어둡고 지저분한 홀은 이미 교대하고 들어온 위병들로 흥청거렸다. 발효한 보리빵을 안주 삼아 에일을 몇 파인트는 마신 위병들은 불콰했다. 자기들끼리 흥겨운 그들 누구도 작달만한 임프의 등장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다만 홀 구석, 어둠 속에서 더 검은 것이 잠깐 일렁이는 것을 티리온는 놓치지 않았다. 그는 취한 장정들의 무릎을 피해가며 그 일렁임 속으로 스며들었다.
"라니스터는 언제나 빚을 갚는다."
티리온은 자리에 앉자마자 나직하게 뇌까렸다. 어둠은 다시 잠시 일렁일 뿐 말이 없었다.
"충고대로 난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소. 분명 로버트도 알았을 것이오."
어둠 속에서 티리온의 눈과 똑같은 암록색 빛이 번득였다.
"알지. 스타크가 알았듯이 그도 알았어."
"그럼 왜, 왜 네 목을 어깨 위에 그대로 두었을까?"
티리온의 질문에 암흑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낸들. 망치를 적신 타르가리옌 피가 로버트를 미치게 했는지도."
"아버지도 아시나?"
"흐흐, 혈연인 사람 중엔 조프리만 모를 테지. 조프리를 지켜줘."
검은 망토는 자기 할 말만을 남기고 벽에 스며들듯 사라지고 말았다. 점쟁이의 말대로 만나기는 했으나 과연 그것이 세르세이였는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리틀핑거는 우선 북쪽에서 부는 거친 바람을 막아야 했다.
댓글 2
벗님님의 댓글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인물들인가요? 아직 저는 그 드라마를 시작하질 못해서.. 한참을 들여다 봤습니다. ^^;
팬암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