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앙 커뮤니티 운영 규칙을 확인하세요.
X

'이런 저런 이유 때문 아닐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벗님
작성일 2024.12.30 14:45
분류 살아가요
102 조회
2 추천

본문

점심 시간,

앞으로 몇 걸음 걸으면 닿을 수 있는 테이블의 그 분이 말씀하십니다.

  '이런 저런 이유 때문 아닐까?'

화두를 던지십니다.

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사고.

'적어도 한 달은 지나봐야 압니다. 지금 하는 얘기는 의미 없어요.'

화두를 싹둑 잘랐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실 지 알거든요.

그 분의 입으로 나오지만, 그 분의 생각이나 관점이 담긴 건 아닙니다.

그저 조선일보를 비롯한 그들이 늘어놓는 이야기들을 되풀이할 뿐입니다.

그 안에서 화살과 초점을 민주당과 이재명 당 대표로 향할 것이 분명하고,

이런 방향조차 잡지 못하게 되면 싸잡아서 대한민국 정치인들을 욕할 겁니다.


  '기름을 왜 버리지 않았을까?'

차마 꺼내고 싶지 않았던 한 마디를 건내며 그 분의 말을 멈추게 했습니다.


  '사고 희생자 명단에 배 씨가 포함되어 있는데.. 혹시 몰라서 걱정스럽습니다.'

친척 분들 중에 배 씨 성을 갖고 계신 분들이 그 지역 쪽에 살고 계십니다.

몇 번 찾아뵙지는 않아서 정확한 성함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 분들이 아니라면 혹시 그 분의 가깝거나 먼 친척일 수도 있습니다.

부고가 전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남일 같지 않은 안타까운 참사입니다.

그래서 며칠 이에 대해 아무런 말도, 아무런 글도 남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 분도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해하셨는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습니다.


  '나만 아니면 돼.',

  '내가 갖지 못했으니 너도 갖지 않아야 돼.',

  '너의 고통과 슬픔을 왜 내가 알아야 돼?'

이런 기조를 가지고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고를

별 생각없이 대하고 있는 분들을 마주하게 될 때면

열이 오르고 화가 차오르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어쩌다 저렇게 몰인정한 사고를 갖게 되었는가,

어쩌다 저렇게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를 갖게 되었는가.


사람 사는 세상을 살고 싶습니다.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위로를 주고 받는 세상을 살고 싶습니다.

진정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

2추천인 목록보기
댓글 0
홈으로 전체메뉴 마이메뉴 새글/새댓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