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죽음의 문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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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같은 시술자인 그 애가 죽었어’
고통이 다시 시작되었다.
프시케는 가슴을 부여잡고 계속 울었다. 흐느끼며 울었다.
"주님 좀 더 살고 싶어요. 저에게 시간을 더 주세요."
울먹임 섞인 목소리엔, 삶의 허무함과 고통이 배어 있었다.
그녀의 지난날의 삶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첫 도둑질과 죄책감
타인에게 상처준뒤 알면서 부끄러워 아무 대응도 못한일
질투와 혐오와 증오
사랑과 빛의 속삭임
삶의 가슴뛰는 첫 순간들
성배의 하룻밤과 영원한 의식
눈물속에 슬픔에 물든 의식과, 싸우는 육체가 따로 존재함을 느꼈다
눈앞에 나의 내면의 그림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는 나의 암흑이구나'
이제와서 너에게 고백하지만 계속 억누르고 묶어둬서 미안했어
나는 너무 부끄럽고 수치스러웠거든
질투와 시샘은 미숙한 감정이라고 생각했어
한번은 삶에 폭력성과 분노와 증오가 터져나왔어
정말 강렬한 에너지였지
탐심에 눈이멀어서 훔치고 자신에게 거짓말도 했었어 그때에는 몰랐어…
하지만 이제 알아 너 또한 나 자신이고
우리는 원래 하나라는걸
'성장했구나, 나의 힘은 태초의 원형으로부터 내려온거야‘
‘너는 이 힘을 승화시켜서 개성화가 가능하고 또 그 힘들을 타인을 위해 쓸수있어’
너에게 이 감정들로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정의를 위해 싸울 힘과 지혜를 줄께.
‘나는 이제 너야, '
‘우리는 다시 한 몸이 되는거야‘
울지마 난 이미 다 용서했어
이리와 나의 아니무스와 아니마,
프시케는 눈앞의 그림자와 깊은 포옹을했다
끝없는 눈물속에서 그녀가 속삭였다
‘빛의 사람이 되는거야‘
그림자는 는 눈앞에서 서서히 검은 잿가루로 산화하며 그녀에게 흡수되었다.
마지막으로 미소를 지은거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신이 든 그녀는
몸의 고통이 좀 나아졌음을 눈치챘다
벗님님의 댓글
새로운 나로 거듭났다는 것은 결말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었다.
오래된 껍질을 깨고 나온 느낌이었다.
내 삶을 질식시키던 고통과 두려움의 잔재가 모두 흩어지고,
처음으로 숨을 들이마시는 아침의 공기처럼 맑고도 차가운 느낌이 전신을 감쌌다.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내가 길을 열어갈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 나는 몰랐다.
그림자를 온전히 흡수한 것이 결코 종결이 아니라는 것을.
그림자는 나의 일부였다.
나는 그것을 통합했다 여겼고, 내 안에서 그와 화합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섣부른 결론이었다.
그림자는 잠시 침묵하며 내 안에서 흐르는 기쁨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본색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나는 누구보다 찬란했다.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 어둠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렸다.
무지에서 오는 평화가 얼마나 허무하고 위태로운 것인지,
나는 그때 몰랐다.
나는 처음으로 길을 걸어갔다.
빛의 사람이 되었노라 선언하며,
이 세상에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겠다고 다짐하며,
발걸음 하나하나에 희망과 열정을 실었다.
하지만 그 길 끝에서 마주한 것은 내가 몰랐던 또 다른 나의 얼굴이었다.
그 얼굴은 눈을 부릅뜨고 나를 응시했다.
그의 눈빛은 비웃음과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너는 진정 나를 이해했다고 생각하느냐?’
그의 목소리는 내 귀를 파고들었다.
차갑고 날카로운 울림이 심장을 후벼 팠다.
나는 멈춰섰다.
자신감을 무기로 여겼던 내가 서늘하게 흔들렸다.
그 순간 깨달았다.
그림자는 내게 용서와 통합을 약속한 적이 없다.
그는 단지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다.
내면의 가장 깊은 곳에서 숨어 있던 감정들이 꿈틀거렸고,
억눌렀던 갈망과 분노가 불쑥 솟아올랐다.
나는 그것을 외면하려 했다.
하지만 내 손끝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내 것이 아니라
그의 것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세상은 더 이상 찬란하지 않았다.
그림자가 만들어낸 환영은 사라졌고, 나는 자신의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보아야만 했다.
나는 그때야 알았다.
그림자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나와 함께 살아간다.
우리가 싸우고 화해하고 또 싸우는 그 긴 여정 속에서 나는 나를 알아간다.
그것이 삶이라는 것을,
그 모든 고통과 기쁨이
나라는 존재의 빛과 어둠을 만들어내는 연금술이라는 것을.
그리고 지금, 나는 또 다른 길을 걷는다.
이 길은 처음보다 더 고요하다.
나의 걸음은 한결 느리지만 더 깊다.
나는 더 이상 그림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나를 비웃지 않는다.
우리 둘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오랜 대화를 이어간다.
그가 내게 속삭인다.
‘너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자다.’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 경멸이 없고, 나의 마음에는 두려움이 없다.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
그제야 나는 진정한 평화를 느낀다.
잘 쓰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