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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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벗님

작성일
2025.01.31 16:36
분류
한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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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눈이 더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흰 세상을 좋아하지만,
하얗게 모두 잊혀질 듯 덮어버리면 좋겠지만,
눈이 더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추운 겨울,
이 바람이 지나고 나면
눈 아래 묻혀있던
보고 싶지 않는 그 너절함을
피하지 못하고 다시 보게 되겠지만.
아픔과 쓰라림이
보지 않는다고 잊혀질까.
보지 않는다고 사라질까.
커져가는 고통에 괴성을 내지를 수 밖에 없더라도
결국 마주해야 하는 건 마주해야지.
견대내고, 이겨내고, 그렇게 살아내야 하지 않는가.
눈이 더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 지독한 눈이
더는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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