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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하기]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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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잡일전문가 118.♡.101.64
작성일 2024.06.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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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해본건… '진주' 입니다.


우윳빛 진주라는 말은 사실 이상하다. 우유가 저리 반짝거리는 광택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보는 진주는 아름다움 보다는 조개껍질의 파편이 둥글게 뭉친, 그야말로 바다의 부산물 정도일 뿐이다.
왜 사람들은 진주에 가치를 매기고 귀하게 여기는 것일까?
조개의 눈물? 그냥 자기 몸에 들어온 이물질에 대한 방어기제가 작동한 결과일 뿐이다.
아름다움으로 따지면 조개 껍데기의 안쪽, 무지개빛으로 반짝이는 부분이 더 예쁘지 않을까?
난 내 앞의 남자에게 내 생각을 적극적으로 주장했고, 그 남자는 나에게 말했다.


"그렇다면 5만원만 주시오."

댓글 9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223.♡.23.199)
작성일 06.18 15:12
< 진주 >

'꼭 그렇게 해야 되겠어?'
'왜? 예쁘지 않아?'
그녀의 긴 장화에는 수 십 개의 진주알이 빼곡히 붙어 있다.
한발자국을 땔 때마다 진주알이 부딪치는 소리에 신경이 곤두 선다.
한 번 외출을 할 때마다 깨지고 부서진 진주알 대신 또 다른 진주알이 그 자리에 붙는다.
오늘도 구두 수선장이는 저 떨어져나간 진주알 만큼이나 가슴에 구멍이 날테지.

'나.. 이제 실증나.'
'뭐가?'

'이거 말이야'
구두를 휙 벗으며 내동댕이친다. 진주알 몇 개가 바닥에 부딪치며 떨어져나간다.

'왜?'
'다른 애들도 신기 시작하잖아. 실증나.'

잡일전문가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잡일전문가 (118.♡.101.64)
작성일 06.18 16:46
@벗님님에게 답글 어우. 진주알이 빼곡하게 붙어있다니... 얼마나 할까요 =ㅂ=!

나그네님의 댓글

작성자 나그네 (182.♡.66.93)
작성일 06.19 01:10
가수 진주가 진주에서 열리는 진주 군항제에 초청 가수로 초대를 받아 진주 빛 화장을 곱게 하고 진주 목걸이와 진주 팔찌로 치장을 하고 공연 무대에 올라 진주 빛 조명 아래에서 진주의 노래라는 제목의 진주의 노래를 부르고 나서 배가 고파 식사로 진주 비빔밥을 먹다가 같이 나온 진주 조개 요리에서 진주를 발견하였다.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6.19 09:42
@나그네님에게 답글 와.. 진주.. 아니 진수성찬이네요. ^^

프로그피쉬님의 댓글

작성자 프로그피쉬 (112.♡.76.76)
작성일 06.19 07:08
“순금으로 해야 나중에 혹시 어려울 때 돈이 된대.“

상민과 순자는 오랜 준비끝에 결혼했더랬다.
함께 예물을 고르러 갔던날 그녀가 원하던 건 맑게 빛나는 진주반지라는 눈치가 빤 했지만 상민은 애써 외면했다.

그 시절 진주는 제법 비싼 자연보석이었다. 가난했던 상민은 8년의 연애동안 그녀의 손가락에 진주반지는 커녕 민자 반가락지 하나 끼워주지 못했더랬다.

‘그래 우리 사정에 이게 어디냐.‘

어느새 20년이 지난 세월, 그 사이 세상은 진주조개 육지양식에 성공했고 중국엔 30층짜리 진주양식 빌딩이 들어섰다고했다. 사람들이 진주를 예전엔 비싸서 못샀고 지금은 흔한 보석이라 안차고 다닌단다.

 
승진날 퇴근길 상민은 보석상에 들러 진주가 장식된 팔찌를 하나 샀다. 이제와서 진주가 뭐 특별날게 있겠냐만은 지난 20년간 마음 한켠에 놓인 짐 이었는지도 모른다.

‘뭐야, 그렇게 까지 싼 것도 아니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는지 패물을 팔아야할 정도로 어려웠던 적은 없다. 어느덧 장롱 한 구석에 처박혀있을 순금반지는 잘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잡일전문가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잡일전문가 (118.♡.101.64)
작성일 06.19 08:55
@프로그피쉬님에게 답글 멋집니다 :)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6.19 09:44
@프로그피쉬님에게 답글 와우.. 이어지는 애기가 궁금해지네요. 잘 쓰셨습니다. ^^

잡일전문가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잡일전문가 (118.♡.216.4)
작성일 06.19 14:09
@벗님님에게 답글 (멋대로 릴레이)
상민은 들어오는 길에 꽃다발과 와인도 한 병을 사서 들어왔다. 분위기가 조금 무르익으면 그 때 팔찌를 줄 생각이었다.

순자는 마침 와인과 먹기 좋은 소고기 요리를 하고 있었다. 역시 부부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이다. 나는 흐뭇한 마음으로 꽃다발과 와인을 먼저 건넸다.

순자는 뭐 이런걸 다 사오냐고 하면서도 기분이 좋은지 꽃다발을 화병에 예쁘게 꽂고 요리를 마저 완성했다.

그 사이에 나는 가볍게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일부러 후드티를 입었다. 그래야 팔찌 케이스가 티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와인 마시다가 갑자기 팔찌를 꺼내주면 놀라겠지?

요리와 함께 와인을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옛날 얘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진주 얘기가 나왔고, 나는 그 때 주머니에서 팔찌 케이스를 꺼내 열어서 보여주었다.

'그 때 진주반지가 좀 성장했나봐. 이렇게 팔찌가 됐네'

나는 되도 않는 농담을 하며 순자에게 팔찌를 선물했다.

순자는 겉으로는 크게 표는 안냈지만 정말 기쁜 눈치였다. 20년간 진주 얘기는 하지도 않더니 갑작스레 이런걸 받을줄은 생각도 못했던 것 같다.

나는 이어서 순금 반지에 대해 물어봤다. 사놓고 고이고이 모시기만 했지, 실물은 나도 별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순자가 당황하며 울기 시작했다.

프로그피쉬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프로그피쉬 (112.♡.76.76)
작성일 06.19 15:38
@잡일전문가님에게 답글 ㅋㅋㅋ 금이 많이 올라 팔았습니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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