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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페이지] 아이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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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현이이이
작성일 2025.04.1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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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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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가 차에 치였다.
내장은 으스러지고, 머리는 처참히 파열되었다.


“조금만 참아… 제발…”


리프트 슬링에 아이를 들쳐매던 순간, 문득 이상한 위화감이 스쳤다.
무언가 잘못됐다는, 설명할 수 없는 감각.

교통 통제를 요청한 뒤, 곧장 아주대병원으로 내달렸다.


아이는 너무 야위어 있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가벼웠고, 체구는 또래에 비해 터무니없이 작았다.
더럽고 늘어난 옷은 그마저도 피와 범적으로 물들어 있었다.

헐거운 옷 틈새로 드러나는 멍자국들이 계속 눈에 밟혔다.
그 흔적들은 아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너무도 또렷이 말해주고 있었다.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는 진실이, 작은 몸 위에 고요히 새겨져 있었다.

몹시 침울한 기분에 사로잡혔고,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며 표정을 다잡았다.


그리고…
그에 이어진 또 하나의 불행은,
그 작은 생명에게 삶을 붙들 힘조차 남기지 않았다.


아이는 몇 시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간호사 : “보호자는 누구시죠?”


울음을 참는 게…
정말, 너무 힘들었다.


매번 마주치는 현실의 좌절감을 애써 삼키며,
트리스는 조용히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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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작성일 04.14 14:13
머리가 큰 후에 알게 되었다.
세상은 바라보던 그 조각보다 더 크다는 사실을,
세상은 온화하고 잦은 넘어짐에도 손을 내밀어준다는 사실을,
덜덜 떨리고, 아프고, 슬프지 않음이 더 많다는 사실을.

미처 이 조차도 느껴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훌쩍 떠나게 되는
존재를 보며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이유다.
세상은, 네가 살아갈 수도 있었던 세상은..

현이이이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현이이이
작성일 04.14 14:27
@벗님님에게 답글 정화를 했어야 했는데, 저의 실수입니다. 후후~ 소설로 봐주세용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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