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놀이] 글을 완성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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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문장, 혹은 한 페이지, 혹은 더 길게.. 마음대로 글쓰기를 해봅시다.
이야기를 시작하는 세 줄을 먼저 제시해 드립니다.
처음부터 14가지의 글쓰기를 해보셔도 좋고,
마음에 드는 한 가지씩 글쓰기를 해보셔도 좋습니다.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시작하는 세 문장을 앞에 똑같이 옮겨 적어놓고,
그 뒤에 이야기를 완성해 보세요.
작성하신 글은
'글쓰기' 카테고리에 올리시면 됩니다.
// 시작하는 세 줄
1.
투표는 몇 번 했지만, 한 번도 뽑은 적은 없다.
그는 늘 투표소를 나올 때마다 뒤를 돌아봤다.
아무도 따라오지 않음을 확인하고서야 한숨을 쉬었다.
2.
전기를 잃어버린 세계에선, 달빛이 주 권력이다.
그날 이후 모든 데이터는 사라졌고, 남은 건 기억뿐이었다.
사람들은 별자리를 읽으며 과거의 기술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3.
신은 죽지 않았다. 다만, 기도받기를 거부했을 뿐이다.
사제가 떠난 제단 위엔 낡은 스마트폰 하나만 남아 있었다.
그 안에서 울린 목소리는 사람의 것이 아니었다.
4.
진실은 언제나 두 사람이 죽은 뒤에야 살아난다.
그는 말 대신 침묵을 택했고, 그녀는 질문 대신 웃음을 택했다.
둘 다 진실을 알았지만, 세상은 침묵한 쪽을 진실이라 믿었다.
5.
화폐가 사라지고, 신용이 지배했다.
그의 손목에 감긴 점수표가 오늘은 3점을 더 잃었다.
웃는 법도, 사는 법도 모두 ‘점수’가 가르쳐 주었다.
6.
아이는 학교에서 말하는 법을 잃고 돌아왔다.
말대답이 사라진 교실은 조용했고, 교사의 미소는 무서웠다.
그 조용한 교실에선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
7.
전통은 한 번도 과거에 머물러 있던 적이 없다.
노인은 허름한 흰 천을 두르고 무대에 올랐다.
조명이 켜지자, 젊은이들은 숨을 죽이며 그의 춤을 보았다.
8.
모든 역사는 한 사람의 거짓말로 시작됐다.
기록자는 마지막 한 줄을 적으며 펜을 꺾었다.
그는 진실을 남겼지만, 다음 세대는 거짓을 택했다.
9.
국가는 오늘도 거울 앞에서 웃는 법을 연습했다.
대통령은 원고 없는 연설을 했다.
그의 말보다 더 완벽했던 건, 청중의 박수 타이밍이었다.
10.
그림은 더 이상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었다.
작가는 캔버스를 찢어 불 속에 던졌다.
불길 속에서 사람들은 무언가를 ‘느꼈다’고 말했다.
11.
사람의 마음엔 자물쇠가 없다. 다만, 덮어둔 서랍뿐.
그녀는 그날 처음으로 자신의 꿈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그 꿈이 뉴스에 보도되었다.
12.
지구는 아프다 말했지만, 인간은 통역사를 찾았다.
먼지가 된 숲 위로 하얀 비가 내렸다.
비닐 위를 걷는 아이들의 발자국이 유일한 풍경이었다.
13.
AI가 시를 쓰기 시작하자, 시인은 스스로를 꺼버렸다.
감성 알고리즘은 단어 사이의 고통을 학습했고,
첫 번째 AI 시집은 인간의 자서전보다 더 잘 팔렸다.
14.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그저 반복될 뿐이다.
그는 매일 아침 같은 날의 신문을 펼쳤다.
1면의 날짜는 언제나 ‘2071년 6월 3일’이었다.
// 소모임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