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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요] [수필] 옛날 비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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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팬암
작성일 2025.04.28 15:34
분류 살아가요
77 조회
1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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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급하게 화장실을 갈일이 있어, 길가에 아무 매장에 들어가 '아아'를 시키고 화장실을 이용하였다. 금방 나올것이기때문에 투고(to go) 로 주문하였는데 일을마치고나니 카운터에는 '캔 커피'로 준비되어있었다.



커피집 컨셉이 신기해서 이거 만들어놓은게 아니죠? 라고 하니 30~40대의 중년여성은 방금 만들어서 캔에 넣은거라 한다. 캔을 따서 바로 한모금 하니 배가 또 살살 신호가 오길래 잠시 테이블에 앉았다. 앉아서 그제서야 가게를 두루 살피니, 홍콩 과자도 팔고, 홍콩 풀빵도 팔고, 작은가게에 인테리어도 홍콩풍이길래 홍콩사람이냐고 하니 맞다고 한다.



중년여인은 한 대답을 길게도 여러가지 말하길래, 심심하니 몇마디 더 나누었다.

내가 어렸을때 홍콩영화를 많이 보고 자랐다고 하니 중년여성은 어떤영화가 기억나냐고 묻는다.

친구네집에서 '최가박당'을 몇번이고 봤다고하니, 자기는 잘 모르겠다며 안쪽에 있는 남편을 부른다. 



'남편등장'



부인은 남편(까까머리의 약 60세 남짓)에게 홍콩말로 '최가박당'을 아냐고 물으니 잘 모르겠다고 하는 눈치이다.

까까머리이지만, 덩치는 작은 남편이 콩콩거리며 내가 앉아있는테이블로 다가와 앉는다. "띵호와~뭔메#^&이뚜엔찌?" 하는걸 보니 다시 발음해달라는 말 같다.


'최가박당'

'초이가빡뙁'

'쵝아뽁땅~'

해도 잘 모르는 눈치여서 폰을열고 구글에서 최가박당 이미지를 검색하여 보여주니 매우 반색하는 까까머리 주인장. ㅎㅎㅎ 그도 웃고 나도 웃는다.



그는 그제서야 띄엄띄엄 영어로 말하며 자기도 매우 이 영화를 잘 알고있으며, 몇번이고 봤었다고 한다.

나는 하도 많이 봐서 대사도 기억하고 있다 라고 하니 궁금해한다.



"뚜엔쮜~" "샤이샤이랑~샤이 랑껜~" 나는 어릴적 들은 그대로 억양과 성조를 흉내내어 발음하니 무슨말인지 알아듣겠다며 엄지척을 날리며 폭소를 터뜨린다.  그는 내가 흉내낸 부분이 어느 장면인지 기억한다며 한참을 얘기하다가


'김용'의 사조영웅전으로 대화의 꽃은 이어졌다. 군웅은 군웅을 알아본다 하였던가... 그와 나는 국경과 나이를 넘어 깊은곳에서 용솟음치는 의협심을 느꼈다.



그도, 나도 영어실력이 대단치 못하여 아쉬워 오랜대화는 하지 못하였지만, 추후에 다시한번 '화산논검' 하자며 뜨거운 손을 맞잡고 두 군웅은 커피전문점 앞 보도위에서 헤어짐을 아쉬워하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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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작성일 04.28 16:29
잠깐 찾아보니, 발음으로는 아무리 말해도 모를 만 했네요. ^^;

광동어 / 쩌이까이 팍똥(Zeoi3gaai1 paak3dong3)
보통화 / 쭈이자 파이당(Zuìjiā pāidàng)

저도 참 재밌게 보긴 했었는데, 친구네 집에 비디오 테이프로 재생 중일 때 봐서.. 지금도 처음 부분을 몰라요. ^^;

팬암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팬암
작성일 04.28 16:41
@벗님님에게 답글 대략 중국어처럼 발음했었는데 제가 말한 발음이 완전 다르네요 +_+
제가 흉내낸 부분이 1:1026초 부분입니다.
뚜엔찌~ "똑같아요"
샤이샤이람샤이람껜~ "이거나 그거나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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