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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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더 갈색으로.
- 네, 변경되었습니다.
아니다, 저 색깔이 아니다.
- 조금 더 갈색, 아, 짙은 회색을 조금 섞어줘.
- 네, 변경되었습니다.
연한 갈색에서 조금씩 짙은 갈색으로, 회색이 조금 더 섞여 들었다.
비슷하긴 한데, 미묘하게 다르다.
- 음, 회색을 조금 검게 해줘, 그리고 조금 더 투명했으면 좋겠어.
- 네, 변경되었습니다.
미리 전달된 사진과 영상을 통해 색이 발현된 것이었지만, 여전히 맞지 않다.
내 아이의 눈동자는 저런 색깔이 아니다. 저렇지 않다.
옆에서 조용히 나를 지켜보던 직원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는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 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맞춰 보겠습니다.
- 네.. 계속 변경해 보는데 내가 아는 그 눈동자 색깔이 나오질 않아요.
- 네..
직원은 화면을 몇 번 터치하더니 비교 화면을 띄우며 말을 잇는다.
- 여기 보시면, 자녀분의 눈동자 색깔과 세컨드 차일드의 눈동자 색깔을
비교해서 보실 수 있는데,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고객님의 요청에 계속 맞춰드릴 수는 있습니다.
내 아이의 눈동자 색깔과 로봇에 입혀질 눈동자 색깔은 비슷하다.
나도 안다. 완전히 동일한 색깔이라는 거, 점점 내 요구에 맞춰보다 보니
더 엉뚱한 색깔로 되어가고 있다는 거. 하지만, 난 색깔을 바꿀 수밖에 없다.
내 아이가, 따뜻한 살결로 내게 푸근하게 안기던 내 아이가
이제는 내 곁에 없다는 걸,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수는 없으니,
같지만 같지 않다, 내 아이의 눈동자 색깔이 아니다.
- 아니에요, 조금 더 갈색으로, 아니, 조금 더 투명하게 해주세요.
끝.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완결을 짓지 않다 보면 종잡을 수 없이 얘기가 계속 늘어나서, 결국에는 계속 '미결'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이야기를 꼭 "끝"내는 습관'을 길러보려고요. ^^;
잡일전문가님의 댓글의 댓글
인간 군상극이 되기도 하고
세계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스토리도 만들어지겠죠 :D
저도 연재하는건 몇 편이 되더라도 다 끝낼 생각으로는 써보고 있습니다.
50~100편 이내로는 끝나겠죠 =ㅂ=;
프로그피쉬님의 댓글
그리움이란 동일한 누군가로 대체할 수 있는게 아니라 다른데도 닮은 점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
잡일전문가님의 댓글
세계관 미리 깔아두시는 것 같아요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