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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2024.06.26 13:38
분류 살아가요
76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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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 종이에 한 문장을 써봅니다.
제법 멋집니다.
그래, 이렇게 쓰면 되겠어.
다음 몇 문장을 이어봅니다.
오, 스토리가 술술 풀리는데.
두세 문단을 써봅니다.
그래, 이거지.

그리고, 다시 한번 첫 번째 문장을 봅니다.
어색합니다.
문장이 잘 안 읽힙니다.
뭔가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박혀 있습니다.
지렛대로 그 단어를 뽑아냅니다.
더 잘 어울리는 단어를 넣어야지, 더 잘 어울리는..
쉽지 않습니다.
이 단어를 넣어보면 뒤에 문장을 바꿔야 할 것 같고,
저 단어를 넣어보면 서술하는 동사를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거였나?
뉘앙스가 이상합니다.
역시 바꿔야 하는 게 맞습니다.

아는 단어가 부족합니다.
어휘력이 부족합니다.

책, 책을 읽어야 해.
멋진 문장, 단번에 술술 읽히는 그런 명문들이 가득한 책을 읽어야 해.

그렇게 또다시 '박경리의 토지'를 집어 듭니다.
넘쳐나는 명문들,
페이지를 펼치면 그 안에 사람들이 페이지 위로 솟구칩니다.
사연도 많고, 무게도 다르고, 생각과 말투..
모든 것들이 다른 그런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가능하면 올해 안에는 마지막 권의 마지막 문장까지 읽고 싶습니다.
꼭 올해에는 모두 읽어보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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