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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에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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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4.♡.68.40
작성일 2024.06.27 04:57
분류 살아가요
168 조회
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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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들지 못하고 새벽녘에 쓰는 글들은 다음 날 일어나서 읽어보면 얼굴이 붉어질 때가 많다.

감성이 충만을 넘어 넘쳐 흐르거나, 과하고 과함이 켜켜이 쌓여서 쓸 수 없게 되어버린 글들이 많다.

그래서 새벽녘에는 글을 쓰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잠결에 글을 쓰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선’을 지켜야 하는데, 이렇게 쓰여진 글들은 그런 ‘선’이라는 게 없다.


다른 분야에서는 이런 게 괜찮을까?

예를 들어 미술이라든가, 음악이라든가..

그런 분야들에서는 저렇게 ‘선을 넘어버린 과도한 감정 표출’ 이런 게 괜찮을까, 허용될까?

어찌보면 그냥 고정관념인지도 모르겠다.

    감정이 과하면 어때,

    문장이 깔끔하지 않으면 어때,

    글을 읽는 독자가 만족스러우면 됐지. 그럼 충분한 거 아닌가.

사실.. ‘글을 읽을 독자의 심정’ 같은 건 애초에 생각하지도 않았으면서, 애써 그렇게 포장을 해본다.

이렇게 적당히 대충 포장을 해놓고 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까.

‘이것도 예술’이라고 멋지게 태그를 붙여놓을 수 있으니까..

그렇게 삼류예술가의 ‘세상이 몰라준다는 푸념’을 늘어놓는다.

    예술에 일류가 어딨고, 삼류가 어딨어. 그냥 예술은 예술이지. 그런 걸 누가 평가해.

다.. 인정받지 못하는, 아니, 자신이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예술가들의 하소연이다.

목마른 갈증처럼 독자들의 찬사를,

같은 자리에서 함께 바라봐주기 를 애타게 바라는 그런 배고픈 예술가들의 탄성.


이런 예술가들의 소리없은 울부짖음이, 고요한 정적이 흐르는 새벽녘에 가득하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이제 깊은 잠에 빠져든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아우성.

이래서 새벽녘에는 글을 쓰지 않는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잠들기 전에는 글을 쓰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조금 일찍 일어나서 글을 쓰는 건 괜찮지 않을까?

아직 잠이 들지 않아서 비몽사몽으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아직 정신이 제대로 깨이지 않는 상태로 글을 쓰는 것이니까..


이거나 그거나 사실.. 똑같은 게 아닐까,

역시 새벽녘에는 글을 쓰는 게 아니다.

부족한 수면을 더 취하자.

자자,

아직 눈 뜰 시간이 아니다.








댓글 2

고씨네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고씨네 (221.♡.20.71)
작성일 06.27 05:31
공감하고 갑니다.

사미사님의 댓글

작성자 사미사 (221.♡.175.185)
작성일 06.27 10:04
시간에 따라 감정의 깊이나 종류가 다르겠지만, 이것도 나고 저것도 나이겠지요~
독자가 있는 글을 쓰지는 않지만, 언젠가 찬사를 받고 싶은 마음은 있네요. ㅎ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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