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많아진다..
페이지 정보
본문
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릴 때에는 슬픈 걸 보면 바로 눈물이 터졌었죠.
물론, 막 엉엉 우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볼을 타고 쪼로록 눈물이 흘렀습니다.
주민증을 받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슬픈 걸 보면 눈물이 흐릅니다.
어린 시절과 다른 점이라면 사회적 체면.. 뭐 그런 게 있다 보니,
눈물 흘리는 건 되도록 감추려고 하는 거죠.
여전히 슬픈 게 슬프지 않게 다가왔던 적은 없습니다.
이제는 성인 축에서도 조금 더 위를 향하는 나이가 되었기에,
사회적 체면.. 뭐 이런 거 별로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소리 없는 눈물 흘리는 법도 알고, 눈물이 흐르지 않게 하늘을 쳐다보는 것도 알지요.
여전히 슬픈 건 슬픈 겁니다.
그럼 뭐가 다를까.
어린 시절에는 영화를 볼 때 슬픈 장면이 나와도 눈물이 흐르고,
드라마에서 슬픈 음악과 함께 몇 마디 대사만 나와도 눈물이 흘렀습니다.
현실과 가상, 그런 거 상관 없이 '슬프다' 싶으면 눈물이 흘렀습니다.
나이를 조금 먹어서 그런가, 요즘은 조금 다릅니다.
가상으로 꾸며진 어떤 상황에 대해서는 슬픔이 덜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울러라 하고 막 신파를 깔아버리는 것에서는 저 역시도 여지 없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라는 바탕이 있어서 그런 장면은 슬프지 않습니다.
눈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현실이라 여겨지는, 현실이었다고 여겨지는 어떤 장면만 봐도,
그런 글의 한 구절만 봐도, 한 장의 이미지만 봐도 울컥 눈물이 쏟아집니다.
이제는 알거든요. 저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 저 안에 무엇이 상실되었는지.
'나이를 먹으면 눈물이 많아진다.'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닌 것 같고,
'나이를 먹으면 삶의 깊이가 깊어진다.'
이렇게 답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깊어진 이해 만큼이나,
가슴이 아파보고, 미안해지고.. 하는 것일테죠.
끝.
적운창님의 댓글
"애경아. 그동안 혼자 크느라 애썼다. 인자는 삼촌이랑 같이 살자."
삼촌이 환생하여, 나이 많은 조카(여자)를 찾은 다음에 한 말이었습니다. 근데 환생한 삼촌이 9살 여자아이란 말이죠.
심지어 웃길 수도 있고, 뻔한 신파 대사인데, 눙물이...
나이가 들었습니다. 인정. 그렇다고요.
사미사님의 댓글
이유는 다양하지만 뭐랄까 입으로 표현하기 보다 속으로 혹은 글로 배출하면서 남은 감정의 잔여물이 눈물이 되어 흐르는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