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루의 저주...'LA 빌딩'에 물린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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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도 '마천루의 저주'에 걸려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회사는 2017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최고층 빌딩인 '윌셔그랜드센터(사진)'를 준공했다. 이 빌딩은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 대한항공 곳간을 갉아 먹는 '미운 오리'로 전락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5일 미국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HIC)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511억원을 출자한다. HIC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4억달러(약 55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다.
HIC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초고층빌딩인 윌셔그랜드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1989년 힐튼으로부터 월셔그랜드호텔을 인수했다. 2012년 윌셔그랜드호텔 재건축을 결정하고, 2017년 최첨단 호텔·오피스 빌딩인 '윌셔그랜드센터'를 완공했다. 공사비로만 1조1000억원을 투입했다. 윌셔그랜드센터는 73층 건물(335m)이다. LA의 랜드마크로서 빌딩 꼭대기에는 대한항공 로고가 부착됐다. 이 건물은 현지 한인들에게 상당한 자부심을 부여한 상징적 존재다.
하지만 이 빌딩은 대한항공 골칫덩이로 전락해버렸다. 2020년 코로나19로 이 회사 호텔과 오피스 수요가 말라붙으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결과다. 1조원 넘게 투자한 이 회사의 장부가치는 2022년 말 '0'원이 됐다. 대한항공은 회사 사정이 나빠진 2020년에 이 빌딩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부랴부랴 이 회사에 9507억원을 출자했다. 하지만 HIC는 지난해에도 -104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가 크게 나빠졌다. 운영자금이 말라붙자 대한항공이 재차 이달에 55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한 것이다.
대한항공이 공사대금과 지난해와 올해 출자대금으로만 HIC에 2조6000억원을 쏟아부었다. 대한항공이 2022~2023년에 벌어들인 순이익(2조8586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항공업으로 번 돈이 윌셔그랜드센터 적자를 메우는 데 쓰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FlyCathay님의 댓글
대한항공이 1조 원을 들여 지난해 완공한 LA의 윌셔그랜드센터.
이곳에서 올해 1월 열린 파티에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사실상 강제로 동원됐다는 폭로가 나왔습니다.
신임 LA 상공회의소장의 취임 축하를 겸한 연회와 저녁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분위기를 좋게 해야 한다며 여자 승무원 10명 정도가 차출됐다는 겁니다.
[대한항공 직원 A 씨/음성변조 : "새 호텔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고 로비스트가 돼줄 수 있는 분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그들하고 사진을 찍게 하고, 그분들 기분을 좋게 해주는 거예요."]
동원된 승무원들은 하루 전날 인천에서 출발해 LA에 도착한 상태.
다음 비행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지만 엉뚱한 업무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대한항공 직원 B 씨/음성변조 : "쉬어야 할 시간에 거기(파티)를 거의 본인의 의지와 상관 없이 참석을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피로도가 굉장했을 거예요. 그래서 그게 너무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