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중소기업 면접 온 대기업 임원 글 보고 써보는 대기업 나온 고문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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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첫 회사 사장님이 삼성맨이라는 자부심이 엄청나서
허구헌날 "내가 삼성 다닐때..", "나때는 30분 먼저 나와 선임들 책상 닦았다.." 등등의 소리를 들어서
대기업 임원인 분들에 대한 편견이 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서
회사에 50후반 분이 영업관리직으로 들어오셨는데.
대기업 임원이셨고, 사장님은 대기업 인맥으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싶으셨는지.
3개월 뒤 고문으로 직책을 변경했습니다.
이 분이 관련 업무를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초반에는 말들이 많았는데.
고문이 되시고 나서
이 분에 대한 평가가 극적으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분 특징이
단벌신사 라는 말이 어울리듯 매일 같은 색의 정장을 말끔히 차려 입고 오셨습니다.
말투가 반존대가 섞여 있는데. 굉장히 나긋나긋하게 말씀을 하십니다.
항상 "미안한데" 로 말을 시작하셨습니다.
고문이 되시더니
각 부서 사람들을 한명씩 불러서 티타임을 갖자고 하시더니
한주, 한달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이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같이 입에 불만을 담던 직원이 불만을 말하지 않고
밑에 애들 괴롭히던 팀장이 갑자기 회식을 하자고 하더니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지 않나.
회사 탕비실에 간식들이 넣어지지를 않나
새로운 팀이 생기거나, 인원들 부서 이동이 생기질 않나.
그런데 모든 변화들이 굉장히 긍정적인 결과만 만들어 냈습니다.
연말에 사장님이 올해는 종무식을 특별한 곳에서 한다고 호텔 회의장을 잡아서
부페음식을 깔아 놓고는 이 모든 준비를 고문님이 하셨다고 할때
모든 직원들의 박수 갈채를 받으셨습니다.
알고 보니 이 분이 대기업 인사팀에 계셨었고.
사정상 영업관리를 하다가 회사 내부를 본인이 보더니 이건 문제가 심각하다 판단하셔서
사장님께 이야기 해서
인사 구조, 사내 문화 등을 전반적으로 고쳐보겠다고 했답니다.
당시에 이분께 왜 회사가 직원들에게 복지를 제공해야 하는지
그걸 제공함으로 회사가 얻는 이익과 직원들이 가질 수 있는 소속감은 어떤 것이 있는 지 배웠습니다.
그분이랑 티타임을 가진 직원들은 하나같이 내 마음을 어루 만져주는 마음의 아버지 같다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간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1년 동안 많은 복지와 사내 문화를 확립 하시고
고문님께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떠나셨습니다.
듣기로는 이민을 가시게 되었다고 했는데.
그분이 가신 뒤
다시 도루묵이 되어 원래의 회사로 돌아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응??)
은비령님의 댓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죠.
근데...역시 헬피엔딩이었군요. ㅠㅠ
Gesserit님의 댓글
심이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 저희 회사에 ERP 돈 들여서 했다가 일만 늘어나서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Gesserit님의 댓글의 댓글
심이님의 댓글의 댓글
대부분 시스템에 맞춰야 하는 수준을 내버리는 비싼돈 주고 맞춰서 하다가
개선한다고 또 돈들이고
그러다가 새 임원이 와서 다시 새 시스템 도입하고.. ㅋㅋㅋㅋㅋ
심이님의 댓글
- 부서간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경어체 사용.
- 한달에 한번 문화의 날을 지정. 오후 반차 사용 또는 피자, 치킨 선택.
- 파견 인원들을 위한 차량 제공. (짐 나를 때 택시타는 일이 많아 스타렉스급으로 한대 구입)
- 종무식 호텔급에서 진행.
- 명절 선물은 10만원 이상으로 선택지 제공.
- 매달 팀별 회식비 제공.
- 술 안먹고 점심 회식 가능 (1인당 2만원 지원)
- 개인 상담센터 운영 (고문님의 방으로)
- 분기별 사내 복지 건의안을 받아 운영.
지금 생각하면 저게 왜? 라고 보이는 것들이 있었지만.
10년 전 100인 안 되는 중소기업에서 저걸 하자고 해서 1년 안에 다 되게 한게 당시엔 놀라웠습니다.
경천동지라는 말을 이때 쓰는구나 싶었죠.
6K2KNI님의 댓글
내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어놔도 상급자의 한 마디로 바사삭해버려요.
조직문화가 엉망인 회사는 그 회사의 우두머리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미피키티님의 댓글
그래서 리더의 능력이 중요합니다.
(주)대한민국은 망하고 있죠...
아찌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