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들기름 줄줄 쏟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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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있었던 일을 이제야 멘붕을 해결하고 글로 남깁니다.
가족이 직접 기르고 볶아 짠 들기름과 참기름을 받았는데,
참기름을 참 좋아하셔서 믿을만한 곳에서 참기름 사고싶어하시는
러버가 한분 계셔서, 추석선물로 한병 드리면 좋겠다 싶어 생각해 두었다가
어제 출근길에 핸드백에 담아들고 출발했지요.
사용하고 있는 기름은 뚜껑이 달라서 (이케아 기름뚜껑 완전 추천합니다 아 이게 아니라..)
미사용 보관중인(라고생각했던) 병을 출근길 나가는 길에휘리릭 핸드백에 집어넣었지요.
평소면 액체가 담긴 것을 핸드백에 담을때는 꼭 지퍼백에 이중으로 넣어 가지고 가는 저인데
어제 따라 너무 귀찮더라구요.
평소면 분명 가방에 넣기 전에 불안해서
뚜껑한번 열어서 개봉된건지 확인도 했었을텐데
출근길에 왠지 귀찮아서 휙 넣었죠.
사고가 나려면 역시 삼박자가 딱딱 맞아야 납니다.-_-
버스에 타서 앉아서 한참 갈 때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가
끙끙대고 내리다가 핸드백이 버스 손잡이에 퉁 하고 부딪쳤어요.
꺠지는 소리는 아니고 툭 하고 부딪힌 소리라 다행이라 생각하며
버스카드를 찍으려 하는순간 뒤에계신분께서 저를 두드리시며
'핸드백좀 보셔야할것 같아요' 라고 하여 핸드백을 보는 순간
핸드백에서 들기름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핸드백이 약간 망사 재질 같은 거여서
그 틈사이로 고르게 비내리듯 쏟아지고 있더군요
...................................
아악 하면서 버스문 열리자마자
핸드백을 들어올리며 빠르게 내렸습니다
핸드백을 열어보니
그 들기름이 (이것도 웃긴게... 참기름인줄 알고 꺼내왔는데 들기름이더군요...)
차광하려고 신문지에 싸 놨었는데... 누군가가 개봉된게 있는줄 모르고
그 병을 또 개봉했던 거죠.
전 개봉한 들기름을 미개봉 참기름인줄 알고 핸드백에
아무 포장없이 들고 왔던 것이었습니다...
버스정류장에 서계시던 분들이
제 모습을 보고 홍해 갈라지듯이 갈라지시고
다행히 핸드백에 티슈가 있어서 급하게 닦아보는데
이미 들기름병은 반이나 쏟아졌고
제 손이며 핸드백이며 기름범벅...
급하게 닦아내고 쓰레기통에 휴지 버리고
약 20분간 걸어서 출근하는데
어이가 없고 평소면 혹시나 하는생각에 대비를 하는데
그조차 안해서 범벅이 된 저를 보니 화도 나고...
회사에서 엘베 타는데 타신분들이
'어디서 참기름 냄새 나지 않아?
(들기름이거든요?)
하는 소리를 듣고 뒤돌아 저를 보시고...ㅠㅠ
핸드백은 다행히 세척이 되는 재질이라 급하게
주방세제로 가벼운 세탁을 하고 집에 가져갔는데
아직까지도 제몸에서 들기름향이 나는것 같습니다. ㅠㅠ
밭에서 직접 길러 내리신 들기름이라 돈으로도 못사는건데 ㅠㅠ
아깝고 속상하고 챙피하고 어제 진짜 멘붕오더라구요.
결론: 여러분... 기름병 이동시에는 꼭 이중 패킹하고 가지고 다니셔야합니다
(아니 이게 결론이 아니잖아!!!)
추신: 의도치 않게 버스에 기름흘리고 가서 죄송합니다 기사님 ㅠㅠ
내리는 순간 멘붕이 와서 기사님께 말씀도 못드리고 차가 출발해버렸습니다 ㅠㅠ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댓글 감사합니다~
은비령님의 댓글
일이 안될땐 그럴때가 있더라고요.
평소에 야무지게 잘 하던것도 뭐에 씌었는지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큰 사고를 칠때가 있어요. ㅠㅠ
저도 올해 직접 짠 들기름을 한병 선물받아서 얼마전까지 들기름 막국수를 신나게 해먹었거든요.
정말 시중에서 파는것과는 맛과 신선도가 차원이 다르죠.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이과정을 보고 나니까 너무 속도상하고
바보짓을 한것 같아서 챙피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ㅠㅠ ㅋㅋ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elasticheart님의 댓글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제 핸드백도 촉촉해졌을겁니다(...?)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이루리라님의 댓글
기름 넘 아깝네요 ㅠㅠ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들깨 얻으려고 씨뿌려 심어서 솎아서 키워서 걷어서 말려서 털어서 씻어서 볶아서...ㅠㅠ
롭순님의 댓글
날개달기님의 댓글
아침부터 진짜 고생하셨어요. 들기름 아까워어째요.
믿고 먹을만한 거 찾는 게 정말 힘든데 말이죠…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아침에 비내리는 핸드백을 보며 몸서리를 ㅠㅠ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쿠콘과시큐아이주주님의 댓글
글 읽기 쉽고 재밌게 잘쓰시는데 이 부분은 무슨뜻인지 모르겠어요 ㅎㅎ 그냥 궁금해서요
Simlady님의 댓글의 댓글
신문지가 아니었음 사용한거라는걸 빨리 알았을건데 알지 못했고..
미개봉병 2개가 있었는데, 이전에 먹던거 다 먹고 저와 남편이 서로 새로운병을 다 개봉한거죠 ㅋㅋ
그래서 개봉병이 2개였던것...ㅠㅠ
미스터쩌비님의 댓글
하루종일 고소한 향기를 품고 다니셨겠네요.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