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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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5년전 이야기를 올렸었습니다.
오늘 그 식당에 다녀왔고 후기를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 후기 올려봅니다.
혹시 앞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어제 글을 읽어보시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원글: https://damoang.net/free/1778896
어제 그 식당을 찾아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떨렸나 봅니다. 새벽까지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25년전 방황하던 그 시절이 떠올라 괜시리 아련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밤새 뒤척이다 아침이 되어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일으켰습니다.
안계실 수도 있고, 다른 가게일 수도 있어 실망하지않기 위해 마음을 비웠습니다.
200km정도 거리였지만, 연휴기간이라 그런지 원주쯤 차가 많이 막혔습니다. 아이들이 있어 휴게소도 들리고 쉬엄 쉬엄 가다보니 서너시간이걸렸습니다.
드디어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오래전 왔었던 그 식당이 맞습니다. 옛날 그 모습 그대로의 식당을 보니 괜시리 마음이 뭉클합니다.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갔습니다. 가게 곳곳에 여전히 아름다운 그림들이 걸려있었습니다.
직원에게 음식을 주문하고 잠시 그림을 감상합니다.
음식이 나오기전 준비한 작은 선물을 들고 화가 부부를 찾아봅니다.
제 이야기를 듣고 음식을 준비하시던 화가 부인(사장님)께서 주방에서 나오십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25년이 지나 많이 변하셨으리라 생각했는데, 정말 많이 변하지 않으셨습니다.
25년전 이야기를 말씀드리고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정처없이 떠돌던 나그네에게 댓가도 없이 선뜻 내어주셨던 그 묵밥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만감이 교차하며 눈물이 왈칵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화가분은 어디 계신지 조심히 여쭤봤습니다.
화가분은 그 이후 중국 대학교의 교수가 되셔서 지금은 중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다고 합니다. 방학을 하면 한국으로 돌아오신다고 합니다,
사모님께 제 연락처를 알려드리고, 한국 속초에 오시면 꼭 연락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땐 제가 묵밥을 얻어먹었으니 속초에 오시면 회한접시 꼭 대접해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사모님도 활짝 웃으시며 속초에 가게되면 꼭 연락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돌아와 묵밥을 먹었습니다.
오래전 방황하던 마음을 채워주던 바로 그 맛입니다.
자꾸 눈물이 나오려했지만, 가슴 한 켠은 정말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앙님들 모두 행복한 추석 보내시길 바라겠습니다.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시답잖은 글을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Leslie님의 댓글
어제 오늘 꽂이질때 님 글 덕분에 마음이 따뜻합니다 :)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래비티님의 댓글
겨울방학 때 찾아 뵙는 것도 좋을 듯 한데요? ^^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사실 겨울에 살짝 소리소문없이 가보려고 합니다. 계시면 좋고, 안계셔도 추억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을 것 같습니다 ^^
달콤한딸기쨈님의 댓글
언젠가 꼭 속초에서 다들 만나셔서 회 한접시 하시길 바래봅니다.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눈물이 나오려다 안구건조증이 있어서 눈물이...
하양이님의 댓글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 그 당시엔 몰랐지만 감사한 일이 참 많았습니다. 척박한 땅에도 꽃이 피듯, 지친 우리 삶에도 감사한 인연들이 있으니 삶은 살아볼만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GreenDay님의 댓글
25년전에 딱 한번 뵌 분들이잖아요.
그런데 다시 만나서 얼굴을 보고 바로 알아보실 정도니깐요.
물론 길거리에서 우연히 본게 아니고 일부러 거기까지 찾아가서 본거니깐 좀 더 기억에 대한 보정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옛 기억이 강렬하게 남았으니 알아보셨겠죠.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꽂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운복이님의 댓글
글쓴이분이나 가게 내외분이나 모두 사람내음이 가득하시니 너무 아름답습니다.
25년이나 그 곳을 지켜주신 분이나 그곳을 다시 찾아가신 분이나 너무 멋지십니다.
행복한 추석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처음 글을 쓸 때는 괜한 글을 쓰는 것은 아닐지 고민했는데, 앙님들이 따뜻하게 읽어주시니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아름다운 댓글 감사합니다.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믹스다모앙님의 댓글
어려울때 마음을 나누어 주신분이나 시간이
지났지만 답례를 하신분이나 우리 사회가 잠시
어렵고 혼탁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향하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그저 가슴속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살포시 꺼냈는데, 역시 앙님들은 공감을 잘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하게 변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고 믿고 있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
네버유니님의 댓글
35년전 고등학생 시절, 무작정 떠났던 여행에서 돈이 다 떨어져 집으로 어떻게 갈지 걱정중에 사정을 듣고 기차표를 끊어주셨던 역무원 아저씨 생각이 나네요.
두 글 모두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위안이 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삶도 견디고 이겨내시죠. 더한 세월도 견디고 이겨내서 여기까지 왔으니....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유니님의 글 덕분에 오래전 읽었던 젊은 날의 초상이 다시 읽고 싶어져, 방금 책을 주문했습니다.
각자의 젊은 날의 초상과 기억이란 말씀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유니님의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도 다모앙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 마음이 갈 때 글 한 편 부탁드립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또한걸음님의 댓글
아직 세상의 따스함이 남아 있음을 느끼네요.
좋은 명절되세요~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그래도 아직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 ^^
은과현님의 댓글
다시 연을 이어나갈 기회를 남겨두었으니 한편으로는 더 나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멀지 않은 시간에 교수님과 꼭 만나시길 빕니다.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인연이란 씨실과 날실로 짜여진 인생에 한 가닥 실이 더 놓이게 되어 행복합니다 ^^
포크리스님의 댓글
오늘글도 읽다가 울컥 했어요.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하고, 그 부부께서 무탈하시고 잘 지내신다니 반갑네요.
그런데 닉네임 ‘꽂이질때’가 무슨 뜻인가요?
아참 그리고 저 식당은 앙지도에 올라가면 좋겠는데 제가 올리는 방법을 잘 모르겠네요;;
곡마단곰탱이님의 댓글의 댓글
묵마을, 충북 제천시 봉양읍 주포로 3
카카오맵에는 “꽃이 질때”님의 글도 있네요.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카카오맵 글은 제가 쓴 것은 아닙니다.
저는 아직 카카오맵에 글을 쓰지 않았지만, 아마 우리 앙님들이 써주신 글 같습니다 ^^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꽂이질때는 노안으로 인한 오타입니다 ^^;;;
이제야 오타를 확인하고 꽂을 꽃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식당을 앙지도에도 올려보겠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
백두산21님의 댓글
몽글몽글 마음으로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이런게 사람다움 아닐까요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사람다움이 참 좋습니다 ^^
농약벌컥벌컥님의 댓글
25년전뭐했나 생각해보니 군대제대했을때였군요. 포천안가는이유! ㅋㅋ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25년이 지났다니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몽몽이님의 댓글
추억하고 싶은 것을 찾아볼때, 그 자리에 남아 있는건 얼마나 운이 좋은 걸까요. 부럽습니다.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꽃이질때님의 댓글의 댓글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
눈팅이취미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