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성장의 허구성, GDP 지표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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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lache 218.♡.103.95
작성일 2024.10.01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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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슨 히켈의 <격차(Divide)>는 2017년에 출간된 서적으로, 국내 번역본은 2024년 7월에 출간됐습니다.

아마 주류경제학에서 벗어난 탓에 번역이 늦은 것이 아닌가 싶네요. 덕분에(?) 이제야 국내에서 논의되기 시작하는

주류경제학 비판에 대한 내용들이 그리 낯설지는 않습니다.


한마디로 이 책을 보고 느낀 감상은 이재명이 이야기하는 <대동세상>의 글로벌 버젼쯤이 아닐까 싶네요.

전세계가 다 같이 잘먹고 잘사는 방법에 대한 고찰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문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자본주의 시스템이 굴러가는 패러다임은 지구라는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지속가능하기가 불가능하지 않나 싶어요. 인류는 지구를 벗어날 수 있는 과학/기술적 진보를 이룩하거나 아니면 지구 내에서 조화롭게 사는 법을 배우거나, 그도 아니면 매드맥스적인 디스토피아의 미래를 맞이하거나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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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내용 중에 일부 발췌)



[동물학자] 데이비트 애튼버러의 말을 빌리면, "유한한 지구에서 무한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거나 경제학자일 것"이다.


현재의 소비가 지구의 생태 용량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하급수적 성장이라는 요소를 더해보면 어떻게 될까? 가까운 미래조차 전망이 암울하다. 과학자들은 2050년이면 성숙한 열대 삼림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생물종 다양성은 10%가 추가로 감소할 것이다. 현재 우리가 채취하고 있는 해산물은 1950년 수준에 비해 평균 90% 이상 급감할 것이다. 금, 구리, 은, 아연 등 주요 금속 대부분도 매장량이 고갈될 것이다.

납, 인듐, 안티몬 등 재생 에너지 기술에 사용되는 핵심 금속들도 그렇다. 일론 머스크 같은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은 달이나 또 다른 행성에서 이러한 금속들을 찾을 수 있으리라고 말하지만, 우주에서 자원을 추출한다 해도 우리의 삼림이나 어류 위기에 대응하는 데 그리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토양 위기도 마찬가지다. 현재의 표토 고갈 속도대로라면 전 세계 농경지의 포툐는 2050년이면 거의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고 2075년이면 아예 사라질 것이다.



 이러한 명백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에선지 우리는 GDP 성장을 인간의 진보와 동일한 것으로 등치시키곤 한다. GDP가 올라가면 우리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고 가정한다. GDP가 올라가면 소득을 올려줄 일자리가 창출되고 학교와 병원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인구가 비교적 적었고 지구의 풍성함에 비해 인간의 생태 발자국도 비교적 작았던 과거에는 그랬을지 모르지만 불행히도 더 이상은 그렇지 않다.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에서 GDP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소득 중앙값은 정체 상태였고 빈곤율은 높아졌으며 불평등도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 이래 전 세계 실질 GDP는 3배 가까이 늘었지만 하루 5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은 11억 명이 늘었다.

왜 그럴까? 어느 정도 지점을 넘어서면 GDP 성장은 부보다 '병폐'를 더 많이 만들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을 더 많이 생성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토지에 울타리를 치고 토양을 고갈시키고 물을 오염시키고 인간을 착취하고 기후를 변화시켜서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서도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변경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GDP 성장이 빈곤을 없애기는커녕 만들어내고 있는 지점에 도달했다.


전 세계의 주요 정치 주체들이 GDP 성장이라는 목적에 경도되어 있으면 인간과 자연의 시스템은 막대한 압력을 받게 된다.

이 압력이 인도에서는 가령 토지 탈취의 형태로 나타나고, 영국에서는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라는 형태로 나타나며, 브라질에서는 아마존의 삼림 파괴로 나타나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타르샌드와 수압 파쇄 공법(셰일가스와 샌드오일과 같은 최근 기술발전으로 인해 가능해진 화석연료 자원을 의미, 그로 인한 수자원 감소 및 환경파괴를 의미함)으로 나타날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이것은 더 긴 노동 시간, 더 비싼 주거 비용, 고갈되는 토양, 오염되는 도시, 버려지는 대양, 그리고 무엇보다 기후 변화를 의미한다.

이것이 다 GDP 성장을 위해 벌어지는 일이다. 이러한 파괴적인 경로를 밀어붙이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정부의 무관심에 무력감을 느낀다. 정부가 무관심한 이유는, 그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진보의 척도에 따르면 파괴가 좋은 것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들은 그 모든 비용에도 불구하고 파괴적인 경로를 지속해야 한다. 이것은 인간이 내재적으로 파괴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우리가 파괴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촉진하는 규칙을 만들었기 대문이다.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언급했듯이 "우리가 무엇을 측정하는가는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지침을 준다. 엉뚱한 것을 측정한다면 우리는 엉뚱한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댓글 3 / 1 페이지

자유혼님의 댓글

작성자 자유혼 (211.♡.122.5)
작성일 19:30
지금 읽고 있는 책이네요. 2000년대 초반 무척 많이 나왔던 신자유주의, 워싱턴 컨센서스 비판서들의 요약정리판 같아요. 한동안 잊고 있던 것들인데 1999년 시애틀 전투 이후 나폴리에서 정점에 달했던 반세계화 운동의 기억이 떠올라 반가왔습니다. 사실 제가 모른척 지냈을뿐 상황은 그때나 이제나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으니까요. 중간까지 읽어서 전체는 모르겠으나, 아직까진 트럼프 이후 보호주의 득세에 대한 내용이 없어 좀 아쉽습니다.

lach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lache (218.♡.103.95)
작성일 19:38
@자유혼님에게 답글 원서는 2017년에 출간했기 때문에 트럼프(2017년부터 재임) 이후에 대한 내용은 거의 다뤄지지 않습니다. 트럼프 이름 정도나 언급되는 정도죠.

마군자님의 댓글

작성자 마군자 (223.♡.56.251)
작성일 19:59
지속성장 및 인플레 좋죠.
그런데 개인적으론 어렸을때 100원에 사먹은 자두, 지금도 백원에 사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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