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로 「아고라」(2009)를 봤는뎅 괜찮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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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도포도왕포도 208.♡.104.184
작성일 2024.10.03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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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읽는당에 주로 서식합니당. 책읽는당에서는 매달 한 권에 책을 지정하고 읽는 독서회가 진행됩니당. 팔월엔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가 펴낸 과학 교양서 『코스모스』를 읽었졍. 이 책에서 칼 세이건은 종교적 극단주의에 희생된 고대의 지성으로서 철학자 히파티아에 관해 두 장에 걸쳐 언급합니당. 그래서 히파티아에 대해 관심이 갖게 되었고, 동명의 책과 히파티아를 주인공으로 「아고라」 DVD를 구해 봤습니당. 그리고 방금 「아고라」를 다 봤는뎅,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당.

2009년 작 「아고라」는 로마 제국 말기 기원 후 4세기 후반과 5세기 초반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한 신플라톤주의 철학자인 히파티아를 주인공으로 하는 시대극입니당. 이 작품은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이 연출했고, 레이첼 와이즈가 작품의 주인공 히파티아로 분했습니당.

제목인 아고라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희랍어 중 하나일 겁니당. 시장 또는 광장의 의미를 가지고 있졍. 아고라 하면 떠오를 만한 대표적인 인물은 고대 희랍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일 겁니당. 소크라테스는 제자들과 함께 아고라를 거닐며 철학을 논했다고 하졍. 이러한 소크라테스의 행적 때문에 아고라는 자유로운 사상 교류의 장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당. 제가 방금 본 「아고라」도 그런 의미를 가집니다만, 작품 속에서 아고라의 요원한 공간입니당. 작중 시간대 알렉산드리아에서는 그러한 자유로운 교류가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당. 

서방 제국과 동방 제국으로 분할되었던 로마 제국의 말기, 마지막으로 분할된 두 제국 영토 공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테오도시우스 1세는 와병을 계기로 기독교로 개종했습니당. 이어 380년 테살로니카 칙령으로 발표해 기독교, 정확히 말하자면 삼위일체에 따르는 보편 교회만을 제국 국교로서 규정하였습니당. 그리고 391년에는 로마와 이집트에서 이교 숭배를 불법으로 규정하였졍.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알렉산드리아에서는 기독교도와 비기독교도 사이의 충돌이 반복됩니당. 작중에서 알렉산드리아의 아고라는 기독교도와 비기독교도가 충돌의 벌이는 공간으로 그려지졍. 린치와 학살의 장소로 말이졍. 

「아고라」는 자유 시장인 아고라가 기능하지 않게 된 시대의 알렉산드리아를 배경으로 히파티아의 삶을 그리는 작품입니당. 훗날 로마 제국의 유력자가 되는 제자들에게 수학과 천문학을 가르치며 천체의 운행에 관해 논하고 연구하는 히파티아, 알렉산드리아에서 벌어지는 종교의 갈등, 종교적 극단주의에 의한 폭력, 그 결과 사라지는 고대의 관용과 지식과 함께 사라지는 히파티아가 그려지졍.

영화만 따지고 본다면, 평범한 작품입니당. 배우의 연기나 감독의 연출은 나쁘진 않습니만, 서사에 약간 문제가 있거든영. 줄거리가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친절하지 않습니당. 그래도 서양 시대극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시작 죽이기 용이라도 볼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당. 로마 제국 말기 보편 교회 공인 이후 혼란상을 괜찮게 그렸고, 극화를 위해 포함된 허구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나름 히파티아라는 철학자의 삶을 잘 그린 편이거든영. 

시청 방법에도 좀 문제가 있습니당. 한국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중에는 「아고라」를 제공하는 곳이 없거든영. 그래서 저도 올해 오월에 발매된 DVD를 사서 보게 되었습니당. 만약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도서관에서 이 작품의 DVD를 대여해 보시는 편이 좋을 것 같네영.

여하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당. 즐거운 시월되세영.

댓글 3 / 1 페이지

피키대디님의 댓글

작성자 피키대디 (211.♡.169.67)
작성일 10.03 02:13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당
그런데 말투가 왜 이렇게 귀여우신 건가영? ㅎㅎㅎㅎ

포도포도왕포도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포도포도왕포도 (208.♡.104.184)
작성일 10.03 12:55
@피키대디님에게 답글 제가 이런 말투를 쓰는 이유는 게으르기 때문이졍... 다모앙에선 가볍고 친근한 문체로 글을 쓰려고 하는뎅. 그러려면 단어나 문장 구조나 고려할 게 많잖아영. 그래서 대신에 문장 끝에 ㅇ을 넣은 거졍. 흠흠... 다모앙에서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문장이나 제 머리가 가벼워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 같더라구영. 여하튼 댓글 감사합니당. 즐거운 시월되세영.

피키대디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피키대디 (211.♡.169.67)
작성일 10.03 15:33
@포도포도왕포도님에게 답글 ㅎㅎㅎ 재밌습니다. 또 좋은 글 올려주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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