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지능 판정을 받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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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님, 얼마 전에 딸이 경계선 지능 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음...... 이번에 검사를 받은 건가요?"
"네"
"그전에는 그런 검사를 받은 적이 없으세요?"
"네"
"그러면, 그전에 경계선 지능 장애에 대한 징후도 없었나요?"
"그냥 학업 성적이 오르지 않아서 공부에 관심이 없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음....."
"모든 것이 다 제 책임인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 키운 것 같기도 하고....."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습니다."
"그럴까요?"
"네,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여러 심리적 불안과 우울감이 딸에게는 큰 충격으로 다가갔을 겁니다."
"혹시, 저희 딸처럼 학교폭력 피해를 입고나서 경계선 지능 장애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으신가요?"
"네, 있습니다."
"그 학생도 학교폭력의 피해가 컸나요?"
"그 학생은 우연히 자신의 형이 일진의 무리들에게 폭행 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무리에 들어가 말렸었는데 오히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자신의 형과 함께 가해 학생으로 선도 조치를 받았었습니다. 그 이후, 무기력과 우울증이 심해지더니 결국 경계선 지능 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 그런 일도 있었군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중요한 것은 딸의 심리적 안정이고, 어머님과의 관계가 지금 보다 더 좋아진다면 치유될 수 있을 겁니다. 딸과의 대화 방식과 표현 방식을 이렇게 바꾸어보세요......."
"네, 소장님 말씀대로 노력해 보겠습니다."
반복되는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중학생인 딸이 대인기피와 무기력, 우울증이 심해졌는데, 생각지도 못한 경계선 지능 장애 판정을 받았습니다. 보통, 지적 장애는 유전적인 요인에 큰 영향을 받고, 경계선 지능 장애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 동해시 경계선 지능인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했을 때, 외부의 트라우마로 경계선 지능 장애로 판정 받을 수 있는지 전문가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분들도 일시적으로 발생될 수 있다고 의견을 주셨습니다.
학교폭력의 트라우마는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당연한 겁니다. 인간의 기억은 절대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주변의 사람들은 잊으라고만 이야기합니다. 절대 잊혀 질 수 없는데 말입니다.
상처의 트라우마를 치유하지 못한 채, 성장하면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만큼 우울감과 무기력에 빠집니다. 실제 성인이 되고 나서도 밤마다 상처의 트라우마에 몸부림치고 울며 하소연했던 사람들을 숱하게 보아왔고 그들과 상담을 했습니다.
상처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좋은 기억들의 용량을 더 크게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부모와의 유대 관계가 좋아져야 합니다.
부모가 나를 믿어 준다는 신뢰감을 심어 주어야 하고,
부모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애정을 끊임없이 표현해야 하고,
부모와 함께 소소하고 즐거운 추억들을 하나둘씩 쌓아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처의 기억 보다 좋은 기억들이 자녀의 뇌리에 더 깊게, 더 크게 남을 것입니다.
결국, 자녀의 상처가 오래 지속되고 있다면 이는 부모와의 유대 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자녀의 상처 때문에 망연자실해 있기 보다 자녀와의 유대 관계를 어떻게 더 개선할 것인지 고민해야 하고,
그동안 자녀들과 쌓아왔던 즐거운 기억들이 얼마나 축적되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상처는 절대 잊혀지지 않습니다, 다만 무디어질 뿐입니다.
자녀들과 일상에서의 소소하고 즐거운 기억들을 많이 만드세요.
그러한 즐거운 기억들은 향후 자녀가 인생의 위기를 마주했을 때,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바다사이님의 댓글의 댓글
오호라님의 댓글의 댓글
바다사이님의 댓글의 댓글
MERCEDES님의 댓글
지금 경우가 딱 그래보이네요 ㅠㅠㅠㅠ
오호라님의 댓글
지금까지 경험을 기반으로..
성악설 or 성선설 or 성무선악설 중 어디에 한표 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