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희귀병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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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많이 쓰지는 않지만 항상 다모앙에서 위로 받고 기운 받고 있어서 최근에 있었던 일을 씁니다.
고등학교 때 짝이었던 친구가 한 일년이나 되었을까 발목에 탁구공처럼 물혹 같은 것이 생겼었습니다.
말이 고등학교 동창이지 같은 동네 친구들끼리 다니는 학교는 아니었어서 고등학교 3학년을 통틀어
학교 친구 집에 가 본 것은 그 친구도 우리집 뿐 저도 그 친구 집 뿐이었던 사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학교도 좋은 곳에 가고 저는 왠지 모를 자격지심에 또 여러가지 이유로 고등학교 기억들을
아마 인위적으로 지우고 살았는지 기억이 잘 없었습니다.
몇 년 전 그 친구 형제 한 명이 고독사를 하고 그러면서 얼굴 보게되고 저 물혹이 생기고 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 내가 그런 자격지심에 기억들을 잊고 살았구나 했고요.
가끔 만나는데 최근에 온몸에 희귀병으로 알려진 병으로 마땅한 혹은 확실한 치료제도 없고
염증이 모든 장기와 서혜부까지 퍼져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참 인생이 무엇인가... 그 친구는 대학생 때 연인과 대차게 헤어지고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고
지금 오히려 그것이 나은것인가 어떤것인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러면서 한 편으론 제가 너의 부모님이 너를 대하고 길렀던 것처럼 네 몸을 아끼고 대하라고 했는데
정작 본인 엄마는 교회에 빠져 자신을 챙겨준 일이 잘 없다고 해서
사람은 또 한 자신만 아는 세계에 평생 갇혀 사는구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너무 똑똑해서 날 선 친구이고 가끔은 대화하다보면 제 폐부까지 저를 아는것처럼 말이 정확해
상처가 되기도 할 정도로 똑똑한 친구인데 이제 그 쓰라림도 날카로움도 그립고 앞으로
이 친구가 잘 헤쳐나가고 희귀병이 자연스럽게라도 사라져 주기를 기도합니다.
며칠 전 점심사주러 친구 회사 근처에서 밥도 함께 먹고 커피도 함께 마시고 앞으로 얼굴 자주 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후회가 되지 않게요.
다모앙 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고 지금 이 순간 소중한 시간임을 잊지 마시기 바래봅니다.
someshine님의 댓글의 댓글
someshine님의 댓글의 댓글
12시님의 댓글
매몰차게 들리겠지만 가족이 없는 편이 오히려 마음은 더 편하실 듯 하네요.
가끔씩 만나 먹고 싶었던 거 앞에 두고 비교적 최근 얘기들로 입맛도 기억도 잃지 않게 해 주세요.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다 보면 입맛과 기억부터 흐려지게 되거든요
YBman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