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직거래가 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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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장은 기본적으로 완전 경쟁시장에 가깝습니다.
경매장은 거기에 7%정도 이윤을 때어가는 정도이고,
수많은 공급자( 공급자가 힘이 쌘 경우도 있음)
수많은 수요자(중도매인, 기본적으로 더 힘이 쌤)
이 공판장에 수수료를 내면서 거래하는 시장이죠, 물론 모든 돈은 공급자의 물건 가격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렇다보니, 엄청난 품질의 작물들은 좋은 가치를 가지기도 하고, 낮은 품질을 낮은 가격을 받기도 합니다.
수요자는 각자 유통업차를 가지거나 계약을 가지고 있어서 무조건 일정량 이상을 물건을 공급해야 된다는 제약조건
공급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물건의 가치가 떨어지기에 어떻게든 물건을 풀어야 된다는 제약조건이 있습니다.
근데 공급자가 수요자보다 최소 1000배는 많다보니, 공급은 절대 자유경쟁이고
수요자는 국가가 공인하는 자격을 득한 사람들만 들어올수 있어 서로 유대관계가 굉장히 끈끈하죠
그래서 이러한 수요자와 공급자의 힘의 격차가 생기고 한명한명 힘이쎄고 의견을 모으기 쉬운 중도매인들이 장기적으로 이기는 싸움을 하게 됩니다. 물론 공급자가 살아있을때 이야기지만요. 최근은 너무나도 공급자인 농민들이 죽어가니 오히려 공급자에게 유통보조금을 경매장 차원에서 주거나 중도매인들이 전체적으로 가격을 펌핑시켜서 참여자를 늘려야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공급자들이 죽어가는 일방적인 시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 시스템에서 살아남은 공급자들은 정말 물건의 품질이 좋습니다. 상위 10%의 물건들은 일반 마트에서 보기 힘든 수준이지요.
제가 여태까지 판 물건들이 상위 5%안에 들어가는 물건 품질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존에 없던 품질이 아닌데, 사람들이 직거래로 사먹어보고 많이들 놀라는 거라는 생각이듭니다.
문제는 직거래는 기본적으로 더 경쟁시장인데, 가격을 본인이 메길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을 낮추지 않고, 비싸게 판다는 점입니다. 무조건 비싸게 판다는걸 비판하는게 아니라... 자기 물건이 시장에 풀렸을때 실제 소비자가 +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여러가지 비용들을 감안하지 않고 가격을 메기고 판매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가격만 비싸고, 차라리 마트에서 사먹는게 싸겠네~하는 인식이 들고 그러면서 샤인 머스켓과 같은 몰락이 시작되는게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자기 농산물이 실시간으로 어느정도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공판장 가격 소비자 가격 그사이 어딘가에 잘 메겨서 들어가면 사람들이 사먹는거라 생각하고 판매를 해야 되는데, 그러한 기본적인 원리를 파악해서 합당한 가격을 책정하고 거기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고, 홍보를 하면 직거래가 되는것 같습니다.
저도 올해 부터는 제가 먹어보고 이정도 가격이 되겠다 하는 가격으로 팔고, 동네에도 좋은 농산물들을 적당한 가격에 가지고 와서 경매장- 중도매인 수수료- 유통비- 소매점 수수료 를 합친 금액보다 저렴한 가치로 가격을 만들어서 판매를 해볼까 싶습니다.
이게 장기적으로 잘된다면 저도 다양한 농장을 전체적으로 매입하고 직접생산해서 좋은 가격에 좋은 물건을 직접 유통을 해나갈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경쟁이 없으면 도테되는것은 맞고, 이게 같은 선상에서 이뤄지면 더 성장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기존에 수많은 보조금을 깔고 있는 분들에게 비용상 경쟁이 안되는 시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신규 농업인들은 자신의 가격을 정확하게 판단해서 판매하는 노력을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정부의 보조금의 형태로 도와달라고 하면서 농업을 접근하면 조금 더 다양하게 생각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농부님의 댓글의 댓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해야지요...
저는 그래서 종종 공판장에 가고 먹어보고(농민들끼리 경매장 물건 한두개 서로 먹어보고 그럽니다)
포장상태 품질 전체적으로 확인하고
그게 얼마에 도매로 나갔고 얼마에 소매로 실제로 팔리고 어느정도 수량이 나가는지 판단합니다.
제물건 낼때도 그렇고요. 그래서 항상 마트가격 - 공판장 가격 사이로 책정을 하고요.
그래서 욕도 많이 먹어요 너무 싸게 판다, 너무 비싸게 판다 등등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장사의 기본 원리를 지키고
농부의 기본원리인 농사를 제대로 짓고 제대로 물건 낸다를 지켜야 오래갈거라 생각합니다.
진서기님의 댓글
차마 그 가격에 물건도 안 보고 살 수는 없어서 공판장 가서 사먹었네요.
농부님의 댓글의 댓글
자유 경쟁이란 시장을 정확히 알아서 제대로 판매하는 전략으로 한국의 택배시스템을 잘 이용하면
기존 농민들도 기회의 창이긴 합니다.
생각보다 도매가 소비자가 평균 가격 차이가 거의 2배가 넘습니다.
유통 마진은 무시 못해요... 경주라는 작은 시에서 아주 영세한 중도매인 매출이 50억 넘고, 가락시장은 500억 아래가 잘없는데 거기에서 20%정도 순이익 나온다고 압니다. 그 마진부분까지 노력해서 직접 팔아서 가지고 오는 전략을 제대로 쓸려면 농가들도 노력해야 됩니다. 유통업자들의 자본력 만큼 노력해야죠 ㅎ
푸르른날엔님의 댓글
직거래면 분명 마트나 백화점 판매보다 가격에서 소비자가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접점이 있어야 경쟁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유통 구조 자체가 소비자나 생산자에게 너무 불리하고 중간유통업자만 돈을 버는 구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직거래 상품들을 구입해보면 소비자 입장에선 딱히 매리트를 느끼기 어렵더군요.
농부님의 댓글의 댓글
직거래를 하면서 그 이득을 내가 다 먹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망치는거죠...
중간 선을 잘 지키는게 중요한것 같습니다. 도매가에서 10~20%정도 더 받는정도로 저는 항상 생각합니다.
겜돌이님의 댓글
농부님의 댓글의 댓글
겜돌이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저희 동네 과일가게 4~5천원짜리 7천원에 팔더라구요.
Bursar님의 댓글
대량의 농산물을 커다란 트럭에 실어서 야간에 배송하는 것과는 운송비가 다를 수 밖에 없겠죠.
농부님의 댓글의 댓글
하지만 가락시장에 올리면 1500원 받고, 그걸 내리는 하역비 200원 정도 받고, 그걸 중도매인들이 소형 중도매인에게 그정도 받고 넘겨주고, 하면 운임비가 오히려 도매가 한 훨씬 비쌉니다.
소매는 한방에 가고 한국의 저렴한 택배로 인해 도매보다 운임비도 저렴하게 보내게 됩니다. ㅎ
농부님의 댓글의 댓글
생각보다 그 유통비용이 높습니다.(경매 7% 운임비 1000원, 그리고 선별 포장비용, 하역비 200원) 심지어 경매장에 일하는 하역팀 월급이랑 팁까지 농가가 주는 구조이긴 합니다.
농가들은 힘이 없으니 힘이 없는 쪽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것이지요.
그래서 직거래가 의미있는거겠죠 미국기준 반경 400km안은 로컬인데 로컬에서 로컬로 직거래로 배달하는게 가장 저렴한게 한국이니까요...
택배도 물량이 늘어나면(하루 200건 이상) 2100원까지 내려갑니다. 그럼 실제 운임비는 별 차이가 없어지죠.
농가도 어떻게 전략을 짜서 어떻게 접근하는지... 내 농산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전체적인 방향이 결정되는것 같습니다.
수푸군님의 댓글
결국 대형 온라인몰이나 마트로 다시 회귀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걸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농민들에게도 이득이 간다고 생각하고 산다는 생각을 하는데 결국엔 이게 뭐하는 짓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농부님의 댓글의 댓글
야나기님의 댓글
.. 정말 공감하는게 최상급 제품은 같은 물건이라고 생각이 안될정도입니다.
배를 먹었는데 축배사이다를 먹은듯 달았던 기억에 너무 놀랐던 기억과 맛이 선명할 정도라..
.. 이걸 말해줘도 사람들은 안믿습니다..
농가 - 소비자의 직거래 보다는 하나의 유통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는 봅니다.
문제는 지금은 그 유통 과정이 너무 많다는거고..
시세 조절과 품질선별 및 상품화 (브랜딩)과 관련된건 확실히 기존의 유통업자들이 하는 것이 좀더 괜찮아 보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도 그 편이 좀더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할거 같아요
농부님의 댓글의 댓글
야나기님의 댓글의 댓글
.. 엄청 부자셨던 기억이납니다!
에피네프린님의 댓글
그렇더라구요 결국 좋은 품질괴 적당한 가격이 있으면 잘 되는거같아요
에피네프린님의 댓글의 댓글
네로우24님의 댓글
1. 말씀하신대로, 퀄대비 가격이 비쌉니다. 이가격이면 걍 검증된 마트꺼 사먹자가 되죠.
2. 퀄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저번 사먹었을때 너무 맛있었는데, 이번에 또 샀더니 맛이 없어요.. 세번째는 고민하게 되죠. 뭐 완벽히 똑같을순 없지만, 마트는 환불이라도 되니깐요.
농부님의 댓글의 댓글
2. 개인농가의.경우 오히려 마트보다 같은 퀄을.더 일장하게.낼순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날씨가.안좋으면 어쩔수 없더라도요
수푸군님의 댓글
더 비싸도 결국 마트나 백화점보다 좋다면 그 이상의 돈을 지불할 사람은 많은데 정말 그 순간의 이익을 보는건지 아쉬운 직거래 분들이 많습니다.
크라카토아님의 댓글
공판장을 통해 마트로 가면 하품이라 80원 받을 것도, 직거래로는 평균 가격인 100원을 받으니까
소비자가 직거래를 불신하게 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