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175.♡.54.201)
2024년 10월 31일 PM 04:25 · 수정됨(11. 01. 15:16)
공판장은 기본적으로 완전 경쟁시장에 가깝습니다.
경매장은 거기에 7%정도 이윤을 때어가는 정도이고,
수많은 공급자( 공급자가 힘이 쌘 경우도 있음)
수많은 수요자(중도매인, 기본적으로 더 힘이 쌤)
이 공판장에 수수료를 내면서 거래하는 시장이죠, 물론 모든 돈은 공급자의 물건 가격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그렇다보니, 엄청난 품질의 작물들은 좋은 가치를 가지기도 하고, 낮은 품질을 낮은 가격을 받기도 합니다.
수요자는 각자 유통업차를 가지거나 계약을 가지고 있어서 무조건 일정량 이상을 물건을 공급해야 된다는 제약조건
공급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물건의 가치가 떨어지기에 어떻게든 물건을 풀어야 된다는 제약조건이 있습니다.
근데 공급자가 수요자보다 최소 1000배는 많다보니, 공급은 절대 자유경쟁이고
수요자는 국가가 공인하는 자격을 득한 사람들만 들어올수 있어 서로 유대관계가 굉장히 끈끈하죠
그래서 이러한 수요자와 공급자의 힘의 격차가 생기고 한명한명 힘이쎄고 의견을 모으기 쉬운 중도매인들이 장기적으로 이기는 싸움을 하게 됩니다. 물론 공급자가 살아있을때 이야기지만요. 최근은 너무나도 공급자인 농민들이 죽어가니 오히려 공급자에게 유통보조금을 경매장 차원에서 주거나 중도매인들이 전체적으로 가격을 펌핑시켜서 참여자를 늘려야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공급자들이 죽어가는 일방적인 시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 시스템에서 살아남은 공급자들은 정말 물건의 품질이 좋습니다. 상위 10%의 물건들은 일반 마트에서 보기 힘든 수준이지요.
제가 여태까지 판 물건들이 상위 5%안에 들어가는 물건 품질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존에 없던 품질이 아닌데, 사람들이 직거래로 사먹어보고 많이들 놀라는 거라는 생각이듭니다.
문제는 직거래는 기본적으로 더 경쟁시장인데, 가격을 본인이 메길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을 낮추지 않고, 비싸게 판다는 점입니다. 무조건 비싸게 판다는걸 비판하는게 아니라... 자기 물건이 시장에 풀렸을때 실제 소비자가 + 소비자가 직접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여러가지 비용들을 감안하지 않고 가격을 메기고 판매하게 됩니다. 이럴 경우 가격만 비싸고, 차라리 마트에서 사먹는게 싸겠네~하는 인식이 들고 그러면서 샤인 머스켓과 같은 몰락이 시작되는게 많은 것 같습니다.
결국 자기 농산물이 실시간으로 어느정도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공판장 가격 소비자 가격 그사이 어딘가에 잘 메겨서 들어가면 사람들이 사먹는거라 생각하고 판매를 해야 되는데, 그러한 기본적인 원리를 파악해서 합당한 가격을 책정하고 거기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고, 홍보를 하면 직거래가 되는것 같습니다.
저도 올해 부터는 제가 먹어보고 이정도 가격이 되겠다 하는 가격으로 팔고, 동네에도 좋은 농산물들을 적당한 가격에 가지고 와서 경매장- 중도매인 수수료- 유통비- 소매점 수수료 를 합친 금액보다 저렴한 가치로 가격을 만들어서 판매를 해볼까 싶습니다.
이게 장기적으로 잘된다면 저도 다양한 농장을 전체적으로 매입하고 직접생산해서 좋은 가격에 좋은 물건을 직접 유통을 해나갈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경쟁이 없으면 도테되는것은 맞고, 이게 같은 선상에서 이뤄지면 더 성장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기존에 수많은 보조금을 깔고 있는 분들에게 비용상 경쟁이 안되는 시장이긴 하지만, 그래도 신규 농업인들은 자신의 가격을 정확하게 판단해서 판매하는 노력을 하면서, 필요한 것들을 정부의 보조금의 형태로 도와달라고 하면서 농업을 접근하면 조금 더 다양하게 생각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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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라카토아
24.10.31 · 203.♡.8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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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농부
→ 크라카토아 작성자
24.10.31 · 175.♡.54.201
자신의 물건을 평가하는건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해야지요...
저는 그래서 종종 공판장에 가고 먹어보고(농민들끼리 경매장 물건 한두개 서로 먹어보고 그럽니다)
포장상태 품질 전체적으로 확인하고
그게 얼마에 도매로 나갔고 얼마에 소매로 실제로 팔리고 어느정도 수량이 나가는지 판단합니다.
제물건 낼때도 그렇고요. 그래서 항상 마트가격 - 공판장 가격 사이로 책정을 하고요.
그래서 욕도 많이 먹어요 너무 싸게 판다, 너무 비싸게 판다 등등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장사의 기본 원리를 지키고
농부의 기본원리인 농사를 제대로 짓고 제대로 물건 낸다를 지켜야 오래갈거라 생각합니다. -
진진서기
24.10.31 · 211.♡.30.237
농민이 직접 판다는 과일들을 보면 직거래인데 왜 이렇게 비싼가 하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차마 그 가격에 물건도 안 보고 살 수는 없어서 공판장 가서 사먹었네요. -
농농부
→ 진서기 작성자
24.10.31 · 175.♡.54.201
자기 객관화를 잘해야 되긴 하죠...
자유 경쟁이란 시장을 정확히 알아서 제대로 판매하는 전략으로 한국의 택배시스템을 잘 이용하면
기존 농민들도 기회의 창이긴 합니다.
생각보다 도매가 소비자가 평균 가격 차이가 거의 2배가 넘습니다.
유통 마진은 무시 못해요... 경주라는 작은 시에서 아주 영세한 중도매인 매출이 50억 넘고, 가락시장은 500억 아래가 잘없는데 거기에서 20%정도 순이익 나온다고 압니다. 그 마진부분까지 노력해서 직접 팔아서 가지고 오는 전략을 제대로 쓸려면 농가들도 노력해야 됩니다. 유통업자들의 자본력 만큼 노력해야죠 ㅎ -
푸푸르른날엔
24.10.31 · 2001:e60:9071:ac19:d8b:1ae4:7bf7:4108
말씀하신 비즈니스모델에 공감합니다.
직거래면 분명 마트나 백화점 판매보다 가격에서 소비자가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접점이 있어야 경쟁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유통 구조 자체가 소비자나 생산자에게 너무 불리하고 중간유통업자만 돈을 버는 구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직거래 상품들을 구입해보면 소비자 입장에선 딱히 매리트를 느끼기 어렵더군요. -
농농부
→ 푸르른날엔 작성자
24.10.31 · 175.♡.54.201
중도매인들이 이득보는거야 하루이틀이 아닌데,
직거래를 하면서 그 이득을 내가 다 먹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망치는거죠...
중간 선을 잘 지키는게 중요한것 같습니다. 도매가에서 10~20%정도 더 받는정도로 저는 항상 생각합니다. -
겜겜돌이
24.10.31 · 2001:2d8:2099:29d4:c01:d1d2:6768:a58e
예시로 드신 샤인이 최고 경매가 1만원대 수준인데 여전히 온라인 직거래는 3만원대죠. 그런면에서 당일 경매장에서 가져와서 박리다매하는 핫한 동네 과일가게가 요즘엔 좋다고 봅니다. 맘카덕에 환불도 잘 받아주고… -
농농부
→ 겜돌이 작성자
24.10.31 · 175.♡.54.201
2키로에 4000원정도 합니다. 실제 온라인 가격으로 1.5만우너 정도면 택배 포함해서 딱 적당할거 같긴한데 그렇게 잘 안파시죠... -
겜겜돌이
→ 농부
24.10.31 · 220.♡.200.33
뭐 철 지난 지금 시세가 그렇긴한데, 한참 피크때 얘기였습니다. 올해 2키로 2만원 받은곳 찾기 힘들정도였죠.
요즘 저희 동네 과일가게 4~5천원짜리 7천원에 팔더라구요. -
BBursar
24.10.31 · 2001:2d8:ee6d:9f36:54d8:3357:fb30:cf35
운송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대량의 농산물을 커다란 트럭에 실어서 야간에 배송하는 것과는 운송비가 다를 수 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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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장을 통해 마트로 가면 하품이라 80원 받을 것도, 직거래로는 평균 가격인 100원을 받으니까
소비자가 직거래를 불신하게 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