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에도 모래 먹는 나한이 있다는 속담의 유래
페이지 정보
본문
나한에도 모래 먹는 나한이 있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의미는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어도 고생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란 뜻인데 불교에서 유래한 속담입니다.
나한은 아라한, 즉 깨달음을 얻어 능히 다른 사람들에게 공경받을 분이란 뜻입니다.
수행 끝에 번뇌가 소멸되어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 경지에 도달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찬집백연경에 나오는 리군지 비구의 경우 그런 경지에 올랐음에도 매우 비참한 신세였습니다.
리군지 비구는 출가 전부터 배부름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갓난아기 때부터 어머니와 유모들이 젖을 물리면 젖이 헐어버려 제대로 젖을 먹지 못했고 커서도 단 한번도 배가 불러 본 적이 없었죠.
그러다 출가하여 부지런히 수행하여 아라한이 되었으나, 탑을 청소하여 공덕을 쌓았을 때를 제외하면 제대로 탁발을 받지 못하고 다른 승려들이 그를 위해 음식을 얻어도 온갖 사건사고가 터져 못 먹게 됩니다.
심지어 보다못한 부처의 수제자격인 사리불 존자가 가까스로 음식을 구해서 온갖 사건사고를 피해 눈 앞에 가져다주니 입이 안 열리는 병이 나서 못 먹고 결국 리군지 비구는 부끄러움을 못 이겨 모래에 물을 섞어 마시고 자결합니다.
이에 대해 석가모니께서 전생에 지은 업을 설명하기를, 리군지 비구는 전생에 불교를 후원하던 어머니를 굶겨 죽인 폐륜아기에 그 대가로 이 불행을 겪는다고 합니다.
불교에서 아라한은 윤회를 벗어난 성자로서 존경받지만 그러한 아라한도 전생에 쌓은 공덕의 양에서 오는 대가는 아라한 본인의 신통력으로도 어쩔 수 없다는 거죠.
이렇듯 착한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신에서 찾은 게 아닌 바로 윤회와 업보로 설명한다는 점에서 참 독특하다고 할 수 있죠.
RanomA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