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대의 이직, 다운 쉬프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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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2024.11.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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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잘다니던 이사 승진을 눈앞에 둔 한 외국계 회사가 본사의 결정으로 조직이 해체가 되었습니다.  그때가 18년도 였는데  사십대 중반이었습니다.   


운좋게도 서울 한복판 중심의 건물에 제 방까지 있던 곳이었는데. 제 의사결정이 아닌채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니 그리고 나가는 과정에서 꽤나 시달렸다 보니 한동안 다시 같은 일을 하는 직장을 다니기가 저어 되더군요.  


연봉도 상당했었고 회사에 주제넘게 제 방도 있었으니 한없이 눈높이가 올라가 있었구요.   


이미 사십대 중반의 나이에 비슷한 조건의 직장을 찾는건 쉽지 않았습니다. 


음식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고 이참에 나도 식당을 할까 했었습니다.  당연히 주위는 다 말렸었구요. 그들을 설득하기위해 지인이 하는 음식점을 도와 주었습니다.   규모는 작은편이 아니었는데 관리는 부실했었기에  저렴한 erp 를 도입하고 발주 시스템을 체계화 하고 노무 관리도 안정적으로 운영될수 있도록 한동안 시스템화 했는데..  진상의 손님들보다 내부의 직원 문제가 어마 했고 옆에서 그걸 지켜 보니  아무나 음식점을 할수 있는게 아니구나 하고 GG 쳤습니다.  


그러며 돈은 계속 까먹고 있었고 회사에서 뒷받힘해주던 여러 복지들을 혼자 부담하려니 까먹는 속도는 더욱 가속되었구요.  


그러면 이번엔 정년을 도모하자며 한 정부 산하의 공직 유관 단체에 또 운좋게 들어갔습니다.  겉보기에는 번드르르 한곳이었지만 정말 적은 급여와 국정감사 대응 또 정부 주무부서의 갑질을 겪는 가운데 코로나가 터졌지요.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는데.  새로 꾸려진 국회 상임위의 한 초선의원이 어떻게든 코투리를 잡으려고 했고 (가령 10년치 팀장 출퇴근기록부를 제출하라는 둥)  그런거에 2년정도 시달리다  또다시 GG 를 쳤습니다.  반토막이 난 급여로 생활은 당연히 안되었고 정년만 보기에도 미래가 너무 암담했었구요.  그러다 또 운좋게 다른 정년이 보장된 공익법인에서 2년 정도 근무 했지만 결론은 회사는 월급이 전부구나 라는 걸 깨닫고 다시 영리 법인으로 왔습니다.  대신 지방에 있는 외국계 회사로. 


오십 너머 회사 아파트에서 기숙하며 주말 부부를 하니 가족관계는 애틋해지고 더욱 좋아지더군요.   한동안 퇴근후 개인 자유시간이 넘쳐나서 어쩔줄을 몰라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지내다 보니 다시 넘쳐나는 건 외로움입니다.  


지방에 와보니 서울과 달리 사람이 없습니다.  일자리는 서울보다는 많은데 말이죠.  그리고 단기 일자리는 정말 넘쳐 나더군요.   근데  사람이 없어 소멸하는 것도 눈에 보입니다.  불꺼진 빌라, 짓다만 아파트.  운영을 멈춘 산업단지 공장.  서울과 가까운 대표적인 산업 도시임에도 이런데 말지요. 


다운쉬프트의 삶은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을 하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구요.   


댓글 25 / 1 페이지

눈팅이취미님의 댓글

작성자 눈팅이취미 (182.♡.218.38)
작성일 08:52
공감합니다. 일을 하고 있음에 감사…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09:24
@눈팅이취미님에게 답글 젊은분들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면  할수 있을때까지 일을 해야 할거 같아요

코쿠님의 댓글

작성자 코쿠 (218.♡.149.118)
작성일 08:58
어제 제가 쓴 글에 대한 답변같은 느깜이네요.. 응원합니다!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09:26
@코쿠님에게 답글 님 글 보면서 다시 되돌아 가서 선택을 하게 된다면 싶어서 쓴 글이기도 합니다.  찾아보면 비슷한 수준의 일자리를 얻으실거에요.. 저처럼 쉽게 포기하지 않으셔도.

메카니컬데미지님의 댓글

작성자 메카니컬데미지 (211.♡.138.253)
작성일 09:03
비슷한 연배이신거 같은데 저도 같은 고민 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다닌 회사에 중간에 그만 뒀다가 오너 호출로 재입사하고 지금은 임원까지 달았습니다만 운이 안좋은지 사업부가 계속해서 내리막길로 가다 급기야 사업분야를 접었습니다.  마무리 중이라 참 별의 별 꼴을 다 보고, 겪고 있는데 회사에선 당장 그만두라고 하진 않아도 제 스스로 이 자리에서 미래가 안보이더군요.  사업 접고 새로운 걸 하자고 하지만 제 전문 분야를 벗어나 경영진의 요구를 만족 시킬 자신도 없어지네요.
임금도 월급쟁이 인생에 나름 피크를 찍었는데 이젠 강제로 다운시프트 해야 할 상황이 돼버렸어요.  저 역시 받던 급여에 생활이 다 맞춰져 있던거 바꿀 거 생각하면 엄두가 안나네요.  아이들이 대학교, 고등학생이라 돈 엄청 들어갈 때라...
얼마 전 와이프한테도 얘기했습니다.  지금 하는 일 나이 먹어서도 더 하기는 힘들고 전혀 다른 일이라도 60 넘어서도, 적게 벌어도 부부가 둘이 같이 할 수 있는 찾아보자고요. 
비슷한 고민 하시는 분 만나 반갑기도? 해서 저도 넋두리 좀 써 봤습니다.  하시는 일 잘 풀리시길 바래요.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09:31
@메카니컬데미지님에게 답글 지출규모를 줄이는게 정말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 돈을 좀 덜벌더라도 나이들어서도 할수 있는 것을 찾아보았지만. 그런일들은 이미 이삼십때부터 하신 분들이 차지하고 있구요. 쉽게 진입도 어렵고 .  하시고 계신일을  저처럼 쉽게 포기 하지 않으심이.

ㅡIUㅡ님의 댓글

작성자 ㅡIUㅡ (223.♡.74.124)
작성일 09:10
글 잘보았습니다.
저는 지방출신으로 실버개발자인데
사람이없다는 말씀에
어차피 서울에도 이많은 사람중에
내가 만날 사람은 몇 없는데…라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아마 서울로 다시 오신다 해도
가족 지인 말고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요

서울이 활동적인 느낌인 반면에
너무 빠르게 흘러가서 현기증이납니다.
언제든지 고향인 부산으로 가거나
재택을 하고싶은 맘만 가득하네요

힘내시죠.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09:33
@ㅡIUㅡ님에게 답글 부산은 지방이 아니죠 ^^.    저 역시 응원 드립니다.  !

Rioja님의 댓글

작성자 Rioja (106.♡.10.214)
작성일 09:25
평생 직장인으로 살아온 분들은 절대 자영업 하면 안됩니다.
지인 음식점에서 일을 해보신게 정말 신의 한 수였네요.
외로움도 외로움이지만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09:35
@Rioja님에게 답글 공감합니다.  자영업을 너무 쉽게 생각했었습니다.    님도 건강하세요 !

맥대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맥대디 (38.♡.98.213)
작성일 10:22
40대 캐나다 와서 직딩으로 살고 있는데, 차근히 공부하고 자영업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인 대기업 임원 출신 형님 여기서 식당 하시는데, 한국에서라면 어림 없지만, 여기서는 안정적으로 몇년째 잘 하고 계시네요, 레시피도  특별한건 없고, 인테리어도 직접해서 투자금이 정말 미미 합니다, 한국이 정말 먹고 사는데 극한 상항 입니다.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14:51
@맥대디님에게 답글 제 주변에 이민을 가신 두분이 계신데 한분은 미국, 한분은 캐나다 입니다.  근데 두분데 개척자 정신이 어마 하시더라구요.  이민을 실행하신 하나만으로도 어디든 성공하실거라 생각됩니다.  한국은 말씀처럼 너무 치열해요

BANDI님의 댓글

작성자 BANDI (211.♡.122.2)
작성일 10:47
뭐랄까 많은 부분을 공감했습니다. 전 30대 후반에 일반 사기업을 그만두고 공공으로 넘어왔는데요 결국 직장인은 월급이 전부라는게 맞는 말 같습니다. 다행히 저는 기술자라 호봉을 다 인정받고 왔으니 견뎠지(그럼에도 반토막) 그렇지 않으면 정말 견디기 힘들었을거 같아요... 주말부부.. 가족사이에 애틋해지는 것은 맞는데 그것도 잠시이고 이게 또 생활이 되면 대면대면해지는 거 한순간인거 같아요.. 조금 더 고민하셔서 가족들과 함께 사는 방법을 빨리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14:52
@BANDI님에게 답글 조만간 가족과 함께 할것 같습니다. 저도  호봉인정받는거  .  제 경력이 거의 반토막나서 인정받으려니. 암담하더라구요 ㅎ

바다땅하늘님의 댓글

작성자 바다땅하늘 (106.♡.236.122)
작성일 11:20
저도 비슷한 상황에 도움이 많이 되는 원글과 댓글입니다.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14:52
@바다땅하늘님에게 답글 고맙습니다.

그대로멈춰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그대로멈춰라 (106.♡.10.107)
작성일 11:27
남의 일같지가 않네요. 오랜기간 직장생활하면 나왔을 때 두려움이 대단하죠.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을까하는 두려움.

인생선배님 말씀 구구절절 공감갑니다.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59.♡.181.69)
작성일 14:53
@그대로멈춰라님에게 답글 나와도 길은 있지만 굳이 모험을 즐기는 성향이 아니라면 최대한 늦추는게 맞는 듯 합니다.

제이슨본죽님의 댓글

작성자 제이슨본죽 (211.♡.203.194)
작성일 12:26
응원 합니다.  저도 40대 초반에 완전 새로운 데로 아직 해서 정신 차리는데 꽤 오래 걸렸습니다. ㅜㅜ 이회사도 언제까지 다닐진 모르겠지만요

화성밧데리님의 댓글

작성자 화성밧데리 (106.♡.66.87)
작성일 12:28
저도 고민중인 내용 들 이네요.
취업만 된다면 해외로도 눈을 돌려봐야겠어요.

BLe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BLee (14.♡.91.183)
작성일 12:47
귀한 경험를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든 분들이 남은 날 따뜻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 입니다.

muzon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muzone (218.♡.144.114)
작성일 14:23
45 전에 이직하고 이제 50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남일 같지 않네요. 이젠 여기서 그만두면 다른 곳으로의 이직은 불가능할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면접관으로도 들어가보고 돌아가는 분위기 봐도 나이가 너무 많으면 채용시 꺼리는 것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고 있으니...

날씨는어때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날씨는어때 (95.♡.77.176)
작성일 14:39
지금 계신 지방이 어디인가요?

코지73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코지73 (122.♡.208.197)
작성일 17:51
@날씨는어때님에게 답글 평택에 있습니다.

ninja7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ninja7 (175.♡.49.163)
작성일 18:42
저도 회사에 위기가 있어서 뒤숭숭한데… 제 미래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찌될지 모르지만 아무튼 우리 함께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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