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한번에 바뀔거라 생각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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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혁명만 해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은 프랑스 혁명으로 바스티유 감옥 습격과 루이 16세 단두대 처형까지만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 프랑스는 스스로 왕을 처형시킨 국민이 투표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을 황제로 세우고 루이 18세, 샤를 10세 등 부르봉 왕조가 부활해 반동정치를 펼쳤습니다.
그렇게 잘못되가던 찰나 다시 7월 혁명으로 입헌군주제로, 2월 혁명으로 공화제를 세워 놨더니 나폴레옹 3세가 대통령이 되어 친위쿠데타로 또 황제에 오르지 않나...
나폴레옹 3세가 보불전쟁으로 패하고 파리 코뮌이 세워져 다시 민중의 나라를 만들려 하는 것도 좌절되고...
이렇게 사실만 나열하면 프랑스는 한국보다도 더 실패적인 민주화 과정을 겪는 느낌이 들 겁니다.
원래 혁명이 일어나면 반동도 크고, 역사도 진보와 후퇴를 반복합니다.
프랑스도 결국 이 과정을 거치면서 귀족, 왕당파, 종교세력은 서서히 밀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적폐들이 일으킨 최후의 발악이 드뤼피스 사건이었고, 거기서 패배한 극소수는 비시 프랑스에서 부역하다가 소멸했죠.
그만큼 기존의 잔존세력, 적폐는 끈질기고 반격이 거세고 그들이 이겨서 후퇴도 여럿 했습니다.
즉 프랑스 혁명은 단기적으로 보면 1789년에 시작해 1815년 끝난 거 같지만 드뤼피스 사건의 끝은 1905년, 비시 프랑스가 멸망한 게 1944년입니다.
즉 프랑스 혁명과 민주화가 완전히 끝난 건 100년 하고도 16~55년이 더 걸렸습니다. 한국의 민주화 운동은 언제 시작했는지 생각해 봅시다.
4.19 혁명이 1960년이며, 6월 항쟁이 1987년입니다.
이런 역행하는 세상이 올 거라는 각오는 해야 했고, 할 일은 거기에 맞서는 것이죠.
참고로 프랑스에서도 이렇게 혁명이 후퇴할 때마다 클리앙이나 다모앙의 일부처럼 패배주의에 빠져 역시 프랑스인들은 미개하고 썩었다고 비하하는 사람이 넘쳐났습니다.
에밀 졸라 같은 양심적인 지식인들이 악마화되고 추방되고 억울한 죽음을 맞기도 했죠.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 박애를 악마화하고 비하하는 찌라시와 헛소문도 넘쳐났습니다.
거기에 속는 사람도 많았고 폭동이 일어나기도 여러번입니다.
하지만 결국 프랑스는 해냈는데 그건 개가 짖어도 바람이 불어도 앞으로 나가는 사람들 덕이었죠.
프랑스도 그랬듯 한국도 그리 될 겁니다.
역사는 단기적으로 보면 진보하다가 후퇴하기도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내일은 나아지는 방향으로 갑니다.
저런 말 해도 패배주의에 빠지고 근시안적으로만 바라보는 분들은 별 수 없지만 전 좀 더 멀리 보려고 합니다.
어차피 내가 살아서 유토피아가 펼쳐질 거란 기대를 버리고, 그저 조금이라도 미래에 나아진 세상을 남긴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게 바람직합니다.
흑감ㅈr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빛님의 댓글
6미리님의 댓글
짧게 잡아도 혁명적인 사건들이고 급진적이라 생각하는게 사실은 한세대는 걸러 이루어진것이죠.
박정희 죽고 이제 40년 좀 더 지났습니다. 87년에서는 이제 30년 좀 넘어가는 중이고요.
사실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해야할것들은 프랑스때와 비교해서 말도 안되게 많고요.
어쩌면 답답해 보이지만 어쩌면 우린 가장 혁명적인 방식으로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어요.
우린 잘 하고 있는것 같아요.
youngs님의 댓글
우리도 이제 80년 다되어가는 과정중이네요.
지치지 맙시다.
It덕님의 댓글
concept님의 댓글
미스란디르님의 댓글
여담이지만... 기후위기로 인해 앞으로 남은 시간은 별로 없을것이고, 대립은 더욱 격화될겁니다. 다수가 살아남는 법은 언제나 협력뿐임을 잊어선 안됩니다.
섬지기님의 댓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3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의 반복이라 생각합니다.
결국은 다시 전진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시기에 필요한 글이네요.
군밤군님의 댓글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하지만 눈떠보니 선진국이던 시절이 눈에 선하니 너뮤 속상하네요. ㅠㅠ
whocares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