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신은 다른별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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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ugenestyle 203.♡.218.34
작성일 2024.11.0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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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학기동안 학교문제로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학폭문제를 조사하다보니 혼자 이일을 해결하고자 이리저리 뛰어다는 흔적이 보여 마음이 더 아프더군요

교육청으로 넘겨서 일은 마무리 되어갑니다

어차피 이제 곧 졸업이기도 하구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사춘기가 오며 날새우며 대립하던 엄마와 딸은 외계인침공에 똘똘뭉쳤고

다시 예전과 같은 엄마와 딸로 돌아갔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왜그렇게 예민했는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두손 두발 다 걷어올리고 자신을 위해 맨앞에 나서서 자신을 보호해주고 싸워주는 부모를 봤습니다

첫째가 다시 말이 많아지고 거실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기타를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네식구가 기타교습소 가서 기타도 사고 첫 강습도 같이 봤죠

아이가 자신은 다른별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하더군요

엄마 아빠랑 박물관에 가고 전시회를 다녀오고 공연도 보고 도서관 가서 차마시며 책 읽는게 좋은데

음악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싶은데

대중문화라고는 롤정도밖에 모르고 그나마 야구좋아하는 정도 입니다.

소위 여자아이들의 문화라고 하는 걸그룹 굿즈 사 모으고 춤추고 노래방가고 마라탕먹고 화장하고 이런거 

잘 모르는 아이입니다.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된답니다

그래서 여자아이들은 배척하고 놀리고 남자아이들은 말이 안통한다고 합니다..

어제 밤에 아이가 이야기 하더군요 조금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답니다.

분명 세상에는 자신과 같은 별에서 온 친구들이 있을거라고 그런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다합니다.

그래서 이사를 고민중입니다. 좀더 넓은 곳으로 가볼까 하구요...

경상도 와서 타지생활 8년째인데.. 이번 일로 정나미가 다 떨어지네요

12월에는 학교를 보내지 않고 캐나다에 있는 사촌동생 집으로 보내볼까 합니다. 그녀석 워홀로가서

엄청 고생하다 이제 8년만에 영주권따고 자리잡았다고 한번 놀라오라는데

저는 가기 힘들고 예뻐하던 조카 일을 이야기하니 거기 와서 며칠 고모랑 같이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라이온킹 공연도 보고 스미소니언 박물관도 가보고 메트로폴리탄미술관도 가보자고 하더군요..

아이에게 이야기 하니 고민하더랍니다. 왜냐 물어모니 고모는 분명 나를 엄청 사랑하니까 내 모든것을 

맞춰줄것 이라.. 자기 고향별 친구를 만날 기회가 있을까? 라고 하더군요

그럼 혼자 가보라 했습니다. 한국에서 캐나다까지.. 고모가 일주일짜리 현지 캠프도 보내주려고 하더라고

거기서 한번 도전해보라고

어제 가지고 있던 몇년을 모은 마일리지를 다 털었네요...

언젠가 아내와 12년전 못간 신혼여행을 가려고 열심히 모았는데

가는것 오는것 7만 마일이던데.. 하필이면 돌아오는 비행기가 한자리뿐이고 프레스티지밖에 없더군요..

2만 마일 더 줬습니다.. 정말 탈탈 털어서 4000마일 남았습니다 ㅋ

엄마아빠도 아직 못타봤는데 ㅋㅋㅋ 딸에겐 이야기 하지 않을겁니다.. 무슨 자리라고 ㅋㅋㅋ

신혼여행은 지금 하는 일을 봐서는 황혼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르죠..이사를 해야 할것 같으니..정말 타지역으로 가게되면 이 병원 그만 두는데

그때 혹시나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 갈 기회가 생길지.. 그건 이제 제돈으로 가야합니다 ㅠㅠ

이게 일을 추진하면서 내가 무슨 미친짓을 하는건가...싶긴 한데....

한 15년 정말 앞만보고 저기 저 밑 시궁창에서 박박 기어 올라왔는데 여전히 인생은 하드코어레벨이군요

저만 잘 하면 될줄 알았는데 앞으로도 두 딸이 행복하고 더 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칭한 그 한마디가 계속 마음속을 맴돌아서 마음한켠이 묵직해집니다.

살아가고 눈치보며 생존하는것에만 집중한 부모가 참 미안하더군요

댓글 31 / 1 페이지

HowRU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HowRU (106.♡.2.172)
작성일 11.09 08:56
짠하고 찡하고 응원합니다.

달짝지근님의 댓글

작성자 달짝지근 (125.♡.218.23)
작성일 11.09 08:59
마음 고생이 심하시네요
아이는 지나가는 성장통으로 일찍 철들고 감수성이 풍부해서 분명 남다른 아이가 될거에요

레드현님의 댓글

작성자 레드현 (1.♡.232.98)
작성일 11.09 09:05
아이는 찾아 낼 겁니다. 남들 보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보는 시각도 다르니 분명 건강한 어른이 될겁니다. 같은 부모로써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하실지 가늠조차 되지 않지만 힘내시라 말해드리고 싶습니다.

개굴개굴이님의 댓글

작성자 개굴개굴이 (175.♡.30.9)
작성일 11.09 09:05
아이가 부모의 사랑을 기억할거예요!! 고생하셨어요. 아이도 많이 많이 더 행복해질겁니다!

고약상자님의 댓글

작성자 고약상자 (192.♡.86.243)
작성일 11.09 09:07
사실 저도 학창 시절에 이런 저런 일들 겪으면서 좌절도 많이 하고, 많이 울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시간들이 지나고 어른이 되고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돌이켜보면, 그렇게 아팠지만 그게 또 성장의 계기가 되고, 경험도 되고 그랬더라구요. 아픈 상처를 잘 싸매고 오랜 시간이 흐르다가 보면, 흉터는 남겠지만 그게 따님의 인생에 또 다른 경험이 되고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잘 이겨낼 것이며, 멋진 인생이 될 것입니다. 응원드립니다.

PANG님의 댓글

작성자 PANG (180.♡.246.218)
작성일 11.09 09:07
아이가 행복하길 바랍니다.
모든 아이들은 행복해야 하지요.

감정노동자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감정노동자 (116.♡.18.168)
작성일 11.09 09:11
마음이 아프고 찡하네요 참 좋은 부모님을 만나 그나마 다행입니다 모든 아이들이 자기 세상을 만나 즐겁고 뿌듯하고 행복한 경험을 많이 하며 살기를 기원합니다

채리새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채리새우 (61.♡.207.155)
작성일 11.09 09:22
응원 합니다.
멋진 부모이십니다.

저는 그렇지 못해 제 자신에게 화가 나네요..

Eugenestyl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Eugenestyle (203.♡.218.34)
작성일 11.09 10:40
@채리새우님에게 답글 세상 모든 부모는 멋진 부모입니다. 스스로에게 화내지 마세요 생각을 공유하고 공감하는것만으로 채리새우님도 충분히 멋지고 좋은 부모님입니다.

주원아빠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주원아빠 (175.♡.171.250)
작성일 11.09 10:29
응원합니다. 좋은 부모님이시네요. 따님도 분명 알고 있고 감사할 것 같습니다.

놀고픈v망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놀고픈v망곰 (119.♡.142.67)
작성일 11.09 11:24
좋은 일이 있을거에요.  힘내세요

농부님의 댓글

작성자 농부 (118.♡.80.180)
작성일 11.09 11:28
어이고 지역에 정나미 떨어질만 합니다....

해와별님의 댓글

작성자 해와별 (112.♡.116.46)
작성일 11.09 11:46
음.. 제가 그 나름 다른별 외계인인데요ㅎㅎ
아이의 환경이 달라지면 괜찮아질 겁니다. 그게.. 사실 학군지니 뭐니 나누고 싶지는 않은데요.. 먹고 살기 바쁜지역에 아이들은 걸그룹 보이그룹 대중가요 드라마 등이 삶의 전부고 취미 여가생활, 문화생활이 거의 없다시피 한 거 같아요. 다 같은 걸 하지 않으면 괴롭히고, 체육시간에는 앉아서 수다떨고만 싶어하고 등등..
저는 분당쪽으로 옮기면서 여자인데 농구나 축구도 하는 애들, 미드랑 해외문학 보며 외고 준비하는 애들, 승마나 사격, 악기하는 애들 등등 다양한 걸 인정해주고 스스로 삶을 진취적으로 사느라 바쁜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해결됐습니다. 다양함을 인정하고 성취를 좋아하는 분위기인 곳으로 옮겨가셔요. 아이가 스스로를 꽤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며 컸으면 좋겠어요.

도무지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도무지 (180.♡.10.157)
작성일 11.09 12:07
해피엔딩으로 이야기가 흐르는 것 같아 읽다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행복한 가정이 되시길...

둠칫두둠칫님의 댓글

작성자 둠칫두둠칫 (117.♡.12.140)
작성일 11.09 12:36
아이는 이런 좋은 부모님을 둬서 무척 행복할 겁니다. 힘내세요.

PEPSIMAN님의 댓글

작성자 PEPSIMAN (211.♡.147.9)
작성일 11.09 12:41
아이가 잘 이겨내길 바라겠습니다

마놀린A님의 댓글

작성자 마놀린A (106.♡.196.12)
작성일 11.09 12:47
이런 부모님이 뒤에 있으니 따님은 분명히 좋은 고향별 친구를 만날 겁니다. 글 읽으면서 부모로서 배움을 얻고 갑니다.

원더와이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원더와이즈 (58.♡.3.124)
작성일 11.09 12:53
아이와 부모님 모두 상처를 잘 이겨내시기 바랄게요!
아이가 행복한 길로 고민하고 이끌어주시는 부모님 멋지세요!

오일팡행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오일팡행주 (61.♡.112.206)
작성일 11.09 12:58
글을 읽으면서 아이에 대한 사랑하는 감정이 느껴지네요.
아이도 이제 그걸 이제 알겠지요
사랑하고 사랑하면서 행복해지시길 빕니다

FV4030님의 댓글

작성자 FV4030 (106.♡.11.78)
작성일 11.09 13:05
너무 또래와 격리되는 것도 안 좋다.. 오은영 박사가 그러더군요. 인간 관계 참 어려운 겁니다. 어른이 되도 힘들고...

인생은경주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인생은경주 (58.♡.24.41)
작성일 11.09 13:30
이 모든것을 평생 기억하며 살아갈 아이들...

빵빵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빵빵곰 (172.♡.94.2)
작성일 11.09 13:44
정말 오랫동안 보아온 유진님. 화이팅입니다.

왼손에파님의 댓글

작성자 왼손에파 (110.♡.197.87)
작성일 11.09 13:50
외계인이 아니라 우주이고 따님과 어울리는 우주를 만나리라 응원합니다.

레베카미니님의 댓글

작성자 레베카미니 (106.♡.33.239)
작성일 11.09 13:58
글을 읽다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가족 모두를 응원합니다~

Rania님의 댓글

작성자 Rania (211.♡.180.174)
작성일 11.09 14:00
전에 고민하실 때도 댓글을 쓰다 지웠었어요.
저희 아이가 따님과 비슷한 성향, 이유로 중학교 1학년 때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요.
오타쿠(?) 성향을 가진 아이가 마침 재능도 있어서 한애고 입학했고 그곳에서 착하고 비슷한 아이들끼리 지내면서 지금은 드리워진 그늘 다 걷어내고 본인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시선을 맞추고 아이의 외침에 귀 기울여준 부모님의 모습에서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을 얻었을 겁니다.
따님 어린 나이지만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라 분명 본인만의 아우라를 가지고 자기의 길을 갈거에요.

얼룩덜룩기린님의 댓글

작성자 얼룩덜룩기린 (146.♡.136.236)
작성일 11.09 14:09
멋진 아버지이십니다. 부모님이 큰 바위처럼 따님 옆에 계셔주시니 별 탈 없이 잘 이겨내리라 믿습니다. 저도 그런 단단한 엄마가 되고 싶은데 현실은.. 오늘도 아이에게 대못을 박은거 같아서 슬프네요 ㅠ

파란단추님의 댓글

작성자 파란단추 (125.♡.183.165)
작성일 11.09 14:13
저희 아이가..초등학교때 좀 힘들어했어요...
물건을 뺏기기도 하고 맞기도 하고...
나중에 저한테 이야기하는데...자기가 쓰래기통같다고 하더라구요...
정말....마음이 미아진다는 표현밖에는...
진짜 밤새 울었어요
그런 녀석이 고딩이 되서 같이 윤석열 욕하고있어요.

지금은 마음이 너무 아리시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도 글쓰신 앙님도 평안해지시길 바랍니다.
특히나 부모님이 내 편이라는 느낌은 아이가 앞으로 살면서 가장 큰힘이 되어줄꺼라 생각해요.

아이가 고향별의 친구를 만나길 고대하며 믿습니다.

WinterIsComing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WinterIsComing (124.♡.1.247)
작성일 11.10 11:43
우리 모두......각각의 개인들이 서로 다른 별에서 지구라는 곳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이죠.

레고레고님의 댓글

작성자 레고레고 (118.♡.27.83)
작성일 11.11 12:33
나와 다른 모습, 다른 언어, 다른 생각,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을 내가 아니기에 타인이라고 부르나봅니다.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사와 아이들을 보면서 고민이 많이 되네요.
사실 저도 제 아들도 학폭 피해를 입었지만 오히려 가해자를 보호하는 학교를 보면서...
공교육 현실의 쓴 맛과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래봅니다.

Beambob님의 댓글

작성자 Beambob (128.♡.120.235)
작성일 어제 10:15
저는 어차피 저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는거라 생각하고 주욱 자라왔어요

나중에 MBTI를 해보고
아 그냥 내 성향이 그런거구나를 꺠닳고
나랑 비슷한 사람들도 많구나 라는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정의할수 없었던 나에 대한 힌트를 얻고나니
나를 인정하는데 도움이 많이되었어요

Beambob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Beambob (128.♡.120.235)
작성일 어제 10:15
@Beambob님에게 답글 참고로 INFP랍니다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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