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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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탄핵이 부결되고 또다시 시도하면 된다 될때까지 우리는 한다 그 마음을 가지고 담담히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내는 분에 차있어 보였지만 별 말이 없었습니다. 집회에 들고갔던 가방을 정리하고 추위에 떨었던 몸을 녹였습니다.
일요일 아침이 되었고 오후 3시에 국회 앞에서 또 다시 촛불문화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나갈까 하다가 너무 피곤하여 쉬기로 했습니다. 유튜브에서 반짝이는 야광 응원봉을 든 젊은이들이 국회 앞을 가득 메우고 윤석열 탄핵과 내란 공범들을 체포하라고 외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형형색색의 응원봉이 참 예뻤습니다. 이렇게 젊은 사람들까지 나섰구나. 게엄이라고는 교과서에서나 보았지 짧은 그들의 인생에 겪어보지도 아니 겪어서도 안되는 일이었는데 이렇게 추운 날 길바닥에 앉아 계엄을 거부하고 내란수괴를 처벌하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마음도 피곤하여 좀 가볍게 지내고 싶었는데 눈은 계속 집회 소식과 탄핵소식을 찾았습니다. 탄핵표결 전 국회에서 릴레이 연설을 하는 강유정의원의 연설을 보았습니다. 국회에서 대기 중에 아침식사 장소를 알리는 메시지에 구내식당에서 먹을까 다른걸 먹을까 생각했답니다. 그러다가 따뜻한 밥 한끼먹는 평범한 일을 계엄군에 빼앗겼을지 모른다, 낮도 밤도 모를 어디론가 끌려가 조사받고 감금 당했을지도 모른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답니다. 우리가 지금 무엇때문에 탄핵을 원하는가, 무엇때문에 저 시민들이 찬바닥에 앉아 국회를 지키고 있는가, 윤석열이란 자가 우리에게서 밥 한끼 먹을 평범한 하루를 빼앗아가려 한다, 나의 일상을 되찾기 위해 우리는 일어서지 않을 수 없다는 연설을 들었습니다.
강유정의원의 연설을 듣던 아내가 웁니다. 분노와 실망감과 상처를 꾹꾹 우겨넣고 하루를 견디다 이제 끅끅 웁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내가 지내온만큼의 평범한 일상을, 먹고싶은걸 먹고, 아침 출근길에 갈아탈 차가 바로 앞에 도착하여 기다리지도 않고 탈 수 있다는 소소한 기쁨을, 퇴근 길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평소 먹고싶다했던 치킨을 사들고 가서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생각에 흐뭇해지는 그 작은 뿌듯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우리는 찬바닥을 마다않고 거리로 나섭니다. 올바르게 살라고 말하지 못하게 난든 조작 범죄자들, 부역자들 때문에, 내 하루를 뺏고 아이들에게 미래의 인생의 기쁨을 빼앗으려는 자들에게 안된다 말하기 위해 핫팩을 챙기고 촛불을 찾아들고 거리로 나섭니다.
나쁜 정치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를 수호하거나 헌법정신을 수호하거나 하는 거창한 말은 잘 모릅니다. 다만 작은 내 일상을 뺏고 아이들의 기쁨을 뺏는 자들이 나쁜 정치가들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윤석열과 그 일당, 국짐당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나같은 한사람 한사람의 소시민적인 삶을 계속해갈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내일도 거리에 앉아 내 옆의 또 다른 시민, 일상을 지키기 위해 나선 그들을 기대어 소리지를겁니다. 아내의 눈물을 더 이상 보지 않도록 더 큰 소리로 외칠 것입니다.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 내란정당 국짐당은 해산하라!
queensryche님의 댓글
lioncats님의 댓글
kikki님의 댓글
그 국민은 모지리를 끌어내리기 위해
다시 촛불을 듭니다
puhuru님의 댓글
곰팅님의 댓글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hoya21i님의 댓글
소시민은 고단해도 촛불들고 외치러갑니다
저도 분해서 눈물이 자꾸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