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되새겨야 할, <한국이 지금 평화 시위를 할 수 있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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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평화적이고 재밌는 시위문화에 대한 글들에, 폭력적인 저항을 통해 배운 경험이라거나 (폭압적으로 대응할)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는 등의 좋은 얘기도 있지만 그 중에는 폭력은 나쁜 것이라는 단순 흑백논리나 우리가 평화를 사랑해서라는 말도 안 되는 의견들도 있어 이 참에 우리가 지금 이렇게 평화적이고 신나는 시위를 할 수 있게 된 까닭을 한번 되짚어 보고자 합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그 까닭을 딱 하나로 집어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만, 여러 까닭 가운데 가장 크고 중요한 것은 역시, 그나마 평화적으로 시위를 해도 폭압적으로 진압 당하지 않게 지켜주고 또 시위의 목소리를 들어줄 의회 권력을 조금이나마 확보해 둔 덕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매체가 발달하면서 기존 권력에 치우친 주류 언론에 대항해서 비주류 언론을 키워 둔 덕도 꽤 되는 것 같고, 그 다음으로 SNS의 발달이 힘을 받쳐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옛 모습을 좀 돌이켜 보자면, 어떤 사회적 주장을 해도 그 규모가 적으면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했고 기존 주류 언론을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 주장이 거칠어 질 수 밖에 없었고, 또 규모가 커지면 으레히 탄압이 들어오거나 혹은 이념적인 색깔을 덧씌우거나 사소한 것을 앞세워 변질시키기가 일쑤였습니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사회적 주장을 지지해 줄 권력-그 가운데 그나마 가장 키우기 쉬웠던 것이 의회 권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과 언론 매체가 절실히 필요했다고 봅니다.
그렇게 일부는 몸소 의회 권력으로 진출하고 또 한편으로는 의회 권력을 키워 민주적 목소리를 지켜 줄 세력을 키웠습니다.
기성 주류 언론에 대항하는 일부 대안 언론을 세우기도 했으나 그 일부는 자본주의라는 큰 틀에서 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자본에 조금씩 물들어 가기도 했다고 봅니다.
물론 그 가운데 정부 권력을 통해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새로운 민주적인 권력을 세우려고 시도를 하였고 일부 매우 큰 발전을 이루었지만, 이것은 쭉 이어지기가 어려웠습니다.
여튼 이런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민주적인 목소리를 지지해 주고 또 지켜줄 의회 권력이 있고, 이를 알려줄 대안 언론이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지금 우리가 평화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금이라도 우리 목소리를 지켜주고 들어줄 의회 권력이 없고, 우리 목소리를 알려줄 대안 언론이 없다면 우리는 어쩌면 지금 물대포를 맞으며, 경찰 곤봉을 맞으며, 최루탄을 뒤집어 쓰고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리고 저처럼 쫄보는 그 폭압이 겁이 나서 무너져 가는 우리 민주주의를 보고 분노하면서도 차마 길거리에 나서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평화적이고 재밌게 시위를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앞서 목숨을 바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 주었던 윗 세대들과 이번 반란에서도 제 역할을 다 해주고 있는 의회 의원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여전히 반란에 동조하면서 위헌적인 짓거리를 일삼고 있는 '정당'이라고 하기도 창피한 무리들과 의원은 당연히 제외입니다.)
덧붙여 이 자리를 빌어, 계엄 초기에 의회를 지키기 위해 몸소 나서고 군인을 몸으로 막아준 용기있는 분들과, 역사에서 얻은 교훈으로 반란에 소극적으로라도 저항했던 군인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Java님의 댓글
다만, 백마디 말보다 한번의 더 행동이 값진 것 아닐까요?
저도 쫄보입니다.
하지만 행동합니다. 자주 못 나가서 미안할 따름입니다.
사자바람연꽃님의 댓글
노무현
문재인
이 있어 가능했죠.
앞으로는 이재명, 조국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또다른 그들이 나올 겁니다.
우리들이 그들을 잘 알아보고 투표만 잘한다면 문제 없습니다.
아니 눈부신 대한민국을 맞이하게 될겁니다.
채리새우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