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불교는 노동을 통한 수행과 자급자족을 강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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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의 불교는 인도나 동남아시아와 뚜렷한 차이가 있는데 바로 노동을 통한 수행과 자급자족을 강조합니다.
원래 불교는 탁발과 시주, 그리고 교단 자체의 돈으로 운영했고 승려들은 수행하거나 학문을 연구하는 게 보통인데 이는 지금의 자이나교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동아시아로 오면서 단순히 종교용품이나 사찰 유지를 위한 노동을 넘어 전문적인 화가, 요리사, 건축사, 조각사 같은 기술자나 농사를 짓는 농부, 장례식 등을 집전하는 장의사, 절간을 빌려주는 숙박업자,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물건을 파는 상인의 역할까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업 역시 수행의 일종으로 간주하였고, 그렇게 번 돈으로 신도들의 시주 없이도 자급자족이 가능하게 했는데 왜 그럴까요?
인도나 동남아시아 쪽은 경제활동으로서의 노동을 금지해도 인구도 비교적 적고 기후가 따뜻하고 상공업이 발달해 잉여생산물이 많으므로 시주나 탁발로 충분히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아시아는 인구가 밀집해 있는데다가 기후도 나빠 동아시아의 현지화된 불교 종파인 선종에선 자급자족으로 먹고사는 걸 택했습니다.
물론 인도 전통을 따라 시주나 탁발에 의존하는 종파도 있었으나 삼무일종의 법난으로 중국 불교의 주 후원자던 지배층이 불교 파괴자로 돌변하자 자급자족을 추구하던 선종과 정토종을 제외하곤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게 되죠.
거기에 한국도 조선의 숭유억불 정책, 일본도 남북조시대와 전국시대의 내전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노동을 통한 수행과 자급자족으로 방침이 바뀐 것입니다.
lioncats님의 댓글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불교에 지식이 많으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