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의 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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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겨울 휴가차 모로코에 다녀왔습니다.
재작년에 이집트에서 사막 갔다가 구름 때문에 별이 가득찬 하늘을 못 본 게 한이 되어 이번에는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모로코는 작은 미국이라 해도 될 정도로 미국 서부에 있는 대부분의 지형이 축소판으로 있습니다.
로키 산맥에 해당하는 아틀라스 산맥이 있고, 이 아틀라스 산맥 근처에는 메사 지형이 많아 미국 서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토드라 협곡 주변은 미니 그랜드 캐년 느낌을 주고요.
카사블랑카에서 마라케시로 가는 길목에는 드넓은 평지가 펼쳐져 있어 지평선이 보일 정도라 캘리포니아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열정 넘치는 붉은 도시 마라케시, 미로 같은 옛 수도 페즈, 푸른 빛의 셰프사우엔, 대서양에 맞서는 벽화 마을 아실라 등 도시마다 독특한 색감이 있다 보니 관광하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사하라를 끼고 있는 나라답게 사막에서 하루 보낼 수 있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이집트 사하라와 달리 모로코의 사하라는 겨울밤에 나가기에는 좀 많이 추웠습니다.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닌데 뭔가 뼛속 깊이 파고드는 추위가 있더군요. 기온은 분명히 영상 1~3도 사이였는데 이상하게 추웠습니다.
그래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하늘 가득히 별이 쏟아질 듯 했습니다. 12월은 은하수를 뚜렷하게 볼 수 없는 시기라 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지평선에서 하늘을 향해 흐릿하게 올라오는 은하수도 일부 보였습니다. (사진 자세히 보시면 우하단에서 좌상단으로 가로지르는 은하수가 보이실 겁니다.)
춥지만 않았어도 밤새 모래 위에 앉아 보고 싶은 풍경이었습니다.
가는데 비행 시간만 20시간 가까운 먼 곳이라 좀 힘들기는 했어도 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을 본 터라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사하라 사막에 또 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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