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에게 폭언과 차별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찝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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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용건이 있어 대형 가구매장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매장안에서 한 아주머니가 3-4세정도로 보이는 아동을 세워두고 매우 나무라고 있더군요.
주변에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애 키우다 보면 화도 나고 아이가 버릇없이 굴면 혼 내는게 맞죠.
하지만 좀 신경이 쓰여 가만히 바라보며 들어봤는데,
내용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뭔가를 나무라는 것이었습니다.
뭐 때문에 나무라는지는 알아들을수 없었고요.
그러나 그강도가 과하다 싶어 그 쪽으로 이동하여 가까이서 들어보려 했는데
제가 가까이 가는 때 꾸지람을 마쳤습니다.
아이가 차렷 자세로 미동도 하지 않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던데 참 안쓰러웠습니다.
꾸지람 마치고 다시 이동하면서도 너때문에 지겨워 지긋지긋해! 하더군요.
보니 뒤에 다른 아이도 있더군요. 한두 살 더 들어 보였습니다.
대체 뭣때문에 그렇게까지 열을 냈던 걸까요?
저는 같은 매장에 있었고 사람도 거의 없어
아이가 징징댔거나 버릇없이 행동했다면 저도 그걸 느꼈을텐데, 그런 사실은 없었습니다.
"저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텐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이내 잊었습니다.
그런데, 매장 말미 카페 앞에서 그들을 또 마주친 겁니다.
이번엔 좀 더 면밀히 살펴 봤습니다.
보니 아까 꾸지람 듣던 아이는 깡마르고 얼굴에도 살이 하나도 없어요.
엄마와 닮은 얼굴이 아닙니다. 전혀 달랐습니다.
말도 없습니다. 재잘대지도 않고요. 표정은 어둡고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아주 좋지 못했습니다.
저도 아이가 둘 있는데, 저렇게 애가 마른다는 것은
제 아이들과 아이들 친구들, 어린이집(원아 수백 명 수준의 대형 어린이집)
어디서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습니다.
반면에 다른 아이는 엄마~ 엄마~ 하며 재잘대는 평범한 모습이었습니다.
얼굴도 포동포동하고요. 생긴것도 엄마와 똑 닮았습니다.
엄마가 뭔가 사려고 주문을 하고 있고, 저는 그 뒤를 지나쳤습니다.
내 자식도 아니고, 두들겨 패는 것도 아니니 안타깝지만 그들의 인생이구나 했죠. 뭐 어쩌겠어요.
그렇게 저는 다시 제 갈길을 갔죠.
그러다 주차장 가는 길에서 또 마주쳤습니다.
꾸지람 받던 깡마른 아이는 여전히 주눅이 들어 있고,
다른 아이와 아주머니는 둘이서만 아이스크림을 맛나게 먹고 있더군요.
맙소사.
사실 이 전까지는 단지 기분만 좋지 않았지만
그 둘이 즐겁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그 모습을 보니 상당한 짜증이 올라 오더군요.
적어도 제 세계관에선 이것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일련의 특이한 상황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정도로 아동 학대라 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그 강도가 더 강했다면 나는 어떻게 했어야 하는가?
우리 사회의 법률과 경찰의 대응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되어 있을까?
만약 의심 신고를 하게 된다면 경찰은 어떤 대응을 할 까?
관계 기관에 내용 통고가 되고, 절차(가 있다면)에 따라 사회복지사 등 관련 공무원이 가정에 방문하여 실태조사를 하는 등의 정교화 된 체계가 있을까?
만약 있다면 그대로 집행은 할 까?
유구한 경험에 따르면 경찰은 별달리 의미 있는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 거의 명확하지만
혹시 이제는 다르지 않을까?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면 일갈하였겠으나 그럴 처지도 아니고
귀가한 현재까지도 기분이 영 좋지 않습니다.
부디 그 아이와 가정이 정상이고 별일이 아닌 해프닝이었기를 바랍니다
또가입입니다님의 댓글
서서히 정신적인 죽임을 당하고 있는거죠. 제가 직접 봤다면 돌아버렸을 것 같네요.
별멍님의 댓글의 댓글
거기서 분명 카드로 결제 했을테니 법률 요건을 갖춘다면 특정할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인식과 경찰,행정에서 과연 이것을 조사할 일이라고 여길 것이냐?
저는 매우 부정적으로 봅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 주눅든 아이는 너무 살이 없더라고요.
대체 왜 그렇게 말랐을까요?
외모도 엄마(로 추정)와 전혀 안 닮았습니다.
뭔가 여러 면에서 그들의 모습은 기괴했습니다.
애니시다님의 댓글의 댓글
현장의 경찰을 어떤지 확인을 못해서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아동학대 수업에선 그렇다고 나오긴해요.
각 지자체 교육 프로그램 사이트에 아동학대 관련 자료가 있어요.
모르는 아이에 대한 신고는 잘 안나오긴 하네요.
법이 보강 되어 신고자 신상보호 강화,
신고의무자가 신고를 안해도 천만원 벌금내야하는 걸로 바뀌고요.
112로 통합 되었고 112로 전화하거나
관할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 방문신고 가능으로 나오네요.
마음이 계속 쓰이신다면 문의라고 해보시는게 어떨까요.
별멍님의 댓글의 댓글
아마 아닐테지만 판단은 공권력이 하는게 맞겠죠. 고맙습니다.
Runatic님의 댓글
보통의 경우라면 한아이가 혼나는 경우라면 다른 아이도 분위기상 적어도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조잘거리며 먹지는 못하겠죠..
아이를 조금 심하게 꾸짖는 경우만 보더라도 안타깝고 한데 학대의심 현장을 목격하셨으면 진짜 기분이 꿉꿉하셨겠어요..ㅠㅠ
별멍님의 댓글의 댓글
참 세상은 넓고 별의 별 일이 다 있습니다.
그 아이 뿐 아니라 엄마를 위해서도 기도 해야겠네요.
우스캉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