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선택..

투약 후의 변화는 예상을 넘어선 것이었다.

그녀의 생명이 조금씩 돌아오는 기적을 목격하면서,

나는 의심과 안도 사이에서 헤맸다.

매 순간이 불안과 희망의 교차로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나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기괴한 변화로 점점 빛을 잃어갔다.

첫째 날,

온몸이 간지러웠다.

가려움은 손끝으로, 발끝으로,

심지어 혀끝까지 스며들어,

견딜 수 없는 고통의 강도가 되어 나를 압도했다.

그래도 나는 버텼다.

그녀의 눈이 조금씩 빛을 되찾는 것을 보며,

그 고통이 의미 있는 희생이라 생각했다.

둘째 날,

이상하게도 피부 곳곳에서 거친 털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투약의 부작용일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그 털은 점점 길어졌고,

마치 내 몸이 유인원으로 퇴화하고 있는 듯한 끔찍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나는 거울 앞에 섰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니었다.

뺨을 덮은 털은 손으로 뽑을 수도, 가릴 수도 없는 자연스러운 굴복의 상징이었다.

손톱은 점점 길어지고 뭉툭해졌으며,

내 목소리는 목구멍 깊은 곳에서 나오는 짐승의 울음소리로 변질되었다.

그녀가 침대에 누워 있던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나는 고통과 애정을 동시에 느꼈다.

내가 견뎌야 했던 모든 것이 그녀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를 보며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의 반응은 내 몸에서 일어난 변화를 각인시키는 최종적 선언이었다.

내가 누구인지,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설명하려 했지만,

내 말은 온전히 짐승의 울음소리로 들렸다.

그 순간, 나의 존재는 그녀의 삶에서 공포로 바뀌었음을 깨달았다.

나는 서재로 돌아왔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가득 찬 책들 사이에서 나 자신을 웅크렸다.

이 책들은 과거의 나를 증명하는 흔적이었다.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지식, 분석, 글쓰기의 흔적들.

하지만 지금 나는 그 책들의 제목조차 읽을 수 없었다.

눈은 흐릿했고, 머리는 점점 비어가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내가 철저히 탐구했던 철학과 과학의 원리들이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있었다.

잃어가는 기억의 조각들은 손으로 잡으려 해도 이미 흩어진 먼지 같았다.

내가 선택한 길이었다.

그녀를 살리기 위해 내가 인간으로서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결심했을 때,

나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하지만 과연 이 선택이 옳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생명을 되찾아준 것이 내 존재 자체를 무너뜨리는 대가라면,

그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나는 이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짐승이 되어갔다.

손톱이 나무를 긁으며 짧고 거친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웃는 모습을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 웃음이 내게 향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내 안의 마지막 인간적 부분이 산산이 부서졌다.

나는 이제 유인원일 뿐이었다.

그녀는 결국 회복했다.

그녀는 걷고, 말하고, 웃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세상에 설 자리를 잃었다.

나는 이제 집 뒤편 숲에서 살아간다.

밤마다 나무 위에 올라가 그녀의 방을 바라본다.

불빛이 새어나오는 창문 너머에서 그녀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그 안에서의 웃음과 대화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어떤 위안을 얻는다.

그녀를 위해 포기한 나의 모든 것이 헛되지 않았다는 확신은 없다.

그러나 나는 그녀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그녀의 그림자로 남을 수 있다는 사실로 만족하려 한다.

나의 털과 발톱, 나의 울음소리는 이제 그녀의 삶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내가 잃은 모든 것은 그녀의 웃음 속에서 간신히 용서를 구한다.

서재는 여전히 조용하다.

책들은 먼지 속에 잠겨 있고,

내 손톱은 이제 그 먼지 위를 느릿하게 긁는다.

나는 더 이상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지만,

내 몸 안 어딘가에서 여전히 그녀를 향한 사랑을 느낀다.

그것이 나의 마지막 남은 인간성이며,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간직할 유일한 불꽃이다.

* 위의 글은 앞에 걸어 놓은 그림을 보고

  글 내용을 정리한 후, chatGPT에게 글을 맡겨 봤습니다.

  쓰여진 내용을 조금 다듬어 올려봅니다.

// 그냥 책 사진

https://damoang.net/free/2772999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