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작가, 타들어오는 불면의 밤도 나를 다 먹어치울 순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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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5.01.0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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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시집을 읽다가
현재 우리를 묘사한 듯한 시가 있어서 올립니다.
휠체어 같은 세상에서도 우리는 응원봉을 들고 춤을 추고 있죠
휠체어 댄스
눈물은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게
나를 다 삼키진 않았죠
악몽도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가닥가닥 온몸의 혈관으로
타들어오는 불면의 밤도
나를 다 먹어치울 순 없어요
보세요
나는 춤을 춘답니다
타오르는 휠체어 위에서
어깨를 혼들어요
오, 격렬히
어떤 마술도
비법도 없어요
단지 어떤 것도 날
다 파괴하지 못한 것뿐
어떤 지옥도
욕설과
무덤
저 더럽게 차가운
진눈깨비도, 칼날 같은
우박 조각들도
최후의 나를 짓부수지 못한 것뿐
보세요
나는 노래한답니다
오, 격렬히
불을 뽑는 휠체어
휠체어 댄스
댓글 7
/ 1 페이지
freeking님의 댓글의 댓글
@설중매님에게 답글
네 현실이 불합리적이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요. 그래도 우리는 춤을 춰야죠. 그것도 다 함께^^
행시주육님의 댓글
표현력이 처절하네요. 가닥가닥 온 몸의 혈관으로 타들어 오는 불면의 밤...바로 잠 못이루는 밤의 답답함이 그냥..오우...
freeking님의 댓글의 댓글
@WestWorld님에게 답글
그렇지요? 13년에 출간된 책이니 아마 저 시는 그 이전에 쓰어졌을 겁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광주부터 지금까지 시대를 관통하는 시가 아닌가 합니다
WestWorld님의 댓글의 댓글
@freeking님에게 답글
안그래도 한강작가님 노벨상 수상 기념해서 이 시집을 구매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제 영혼을 마구 뒤흔드는 느낌입니다 ^_ㅠ
설중매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