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프락치가 과격 투쟁을 유도한다는 말이 많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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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젊을 때 대학 연합 집회하면서 너무 과격한 행동을 하거나 과격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진짜 그렇게 과격한 사람도 물론 있었지만, 어떤 경우에는 너무 심하다 싶을 때도 있었죠.
그럴 때는 가끔 저희 내부에서 일부러 저러는 거 아냐? 쟤 프락치로 진압을 유도하는 거 아냐? 이런 말이 돌기도 했죠.
물론 예전 학생운동을 장악한 민족해방파(NL)가 민중민주파(PD) 보고 프락치라고 했지만 그런 마타도어랑 조금 다른 얘기입니다.
학생운동에서는 프락치를 잡으려 노력을 많이 했었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유시민 선생도 이런 프락치 잡다가 문제가 생기기도 했구요. 보통 경찰이 심어 정보를 캐는 사람을 찾았지만, 운동 지도부에 프락치들이 있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 중 타협을 거부하고 강경 투쟁을 주장하곤 했는데 프락치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도 그런 사람 있었습니다. 제가 감옥갈 때 보니까 유명한 운동조직 상층부에도 있었던 게 확실하구요.
프락치 역할이라는 게 단순히 정보만 캐는 건 아니죠. 과격투쟁을 일으켜 운동의 주도권을 갖고(목소리 큰 사람이 존경받는 게 운동권이라), 때로는 탄압의 빌미를 만드는 거죠.
제가 감옥 갈 때 경찰에서 프락치 하라고 꼬시더라구요. 저한테만 그랬겠어요? 그때 이렇게 징역형을 놓고 코를 꿰서 프락치로 만드는구나 싶었어요. 저 같은 경우 삼촌이 정보과 형사로 근무하던 때라 제안한 다른 형사에게 노발대발했었습니다. 왜 우리 조카를 망치려 하느냐? 당신 조카라면 프락치 시키겠냐. 그냥 감옥 보내라. 그래서 감옥에 갔죠^^
아무튼 이번 서부법원 폭도들을 보면서 그 과격성에 치를 떨며 저기 주도하는 자들 중에 오히려 극우에 빅엿을 먹을려고 일부러 저러는 거 아냐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너무 지나치니까. 그들 내부의 프락치라고나 할까요.
설마 그런 사람이 있을까마는, 이런 과격투쟁은 결국 세력의 종말을 가져올 뿐입니다. 트럼프가 재기에 성공하니 우리나라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은 착각입니다. 올리버샘 말대로 생각보다 무식한 미국이니까 가능한 일이지, 우리나라같이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토대가 단단한 나라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목숨 걸고 싸워서 민주화를 쟁취했습니다.
일본 전공투 투쟁의 끝이 정치적 무기력을 가져왔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폭도들 덕분에 극우의 무력화가 어느 순간 올 겁니다.
마법사님의 댓글
저랑 같이 있었던 사람이 나중에 뉴라이트 핵심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던 기억이 있네요. ㅠㅠ
이흰둥님의 댓글
자기 주장을 펼치는건 자유죠(물론 조롱은 받지만)
하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야하는 법이죠.
그리고 존경하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