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고양이가 정말 힘을 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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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글을 남기고 사무실에서 계속 훌쩍거리며 울음을 참고 있었습니다. 제 주변 분들은 얼마나 눈치가 보였을지...
저희 고양이 초코는 그제 낮 급성 신부전으로 입원을 했고
난생 처음 겪는 고양이의 입원과 생각보다 훨씬 많이 들 것 같은 병원비에 힘들어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낫기만 하면 내가 조금 더 열심히 다른 일을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 때 들은 예상 병원비는 대략 100에서 150만원 정도였어요.
애초에 급성 신부전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아픈가보다 신장에 문제가 생겼나보다 하고... 수치가 높아서 수액 맞으면서 수치를 떨어뜨리는 조치를 하고 하룻밤을 보냈죠...
그렇게 하루가 지난 아침 이곳에 글을 올렸습니다. 사실 어떤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위기에 처하면 평소에 찾지 않는 온갖 신을 찾는 것 처럼 저도 제가 그나마 찾고 있는 이 커뮤니티의 그나마 선한 분들의 응원을 받게 되면 그 기운이 우리 초코한테도 전해져서 조금이나마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많은 댓글이 달리고 응원해주시는 걸 보고 '아, 세상이 아직 이정도로는 아름답구나' 라고 느끼던 찰나 너무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변을 생성해내지 못해서 투석을 진행해야될 것 같다는 연락이었어요.
너무 무서웠습니다. 알아보니 투석 가능한 병원으로 일단 옮겨야 하고, 입원 후 각종 검사에 첫 투석까지 드는 비용이 450.. 이후 소변 나올때까지 하루 평균 350정도... 일이 조금 틀어지면 1~2천 정도 쓰는건 우습게 생각해야 할 것 같더라구요.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초코는 결혼 전부터 저와 함께 외로운 시절을 함께한 가족이고, 자식이고, 친구고, 동생같은 존재였습니다.
지금 저는 결혼도 했고, 인간 자식도 있고, 고양이는 세마리나 되고, 초코와 함께 태어난 아이도 그리 건강한 편은 아닙니다.(너무 걱정이 되어 그 아이도 검사만 받아봤는데, 다행히 아무 이상 없이 너무 건강하다고 합니다. 초코가 갑자기 사라져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그쪽 수치만 좋지 않다고 하네요...)
초코한테 수천을 써서라도 살리려는 시도를 하느냐
슬프지만 이쯤에서 포기하고 다른 아이들, 와이프 생활에 지장 없게 하느냐
수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분들도 많겠지만 저에겐 저런 선택의 기로였습니다.
그때 너무 겁이 나서 다모앙에 다시 접속해 추가 글을 남겼습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 정말 감사하지만 더이상 희망을 꿈꾸고 싶지 않아 더이상 글을 보지 않겠다고.
그리고 저는 반 오열을 하며 어제 오후를 보냈습니다. 이미 마음속에서는 집으로 데려와 형제 마지막으로 한번 보여주고 보내준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초코를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힘든 오후를 보내고 다섯시 반, 퇴근 시간이 되어 무겁고 미안한 마음으로 십분정도 일어나지 못하다 결국 퇴근을 해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대충 한시간 반쯤 걸리는 거리였죠.
지하철을 타고
그렇게 가고 있는데
와이프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초코 쉬 했대 ㅜㅜ'
다른 감정보다, 초코한테 너무 미안함이 몰려왔습니다. 다모앙 여러분들의 '힘내' 한 마디들이 모여 정말로 초코가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차후 어떤식으로든 보답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렇게 복잡다난한 어제를 보내고 오늘, 초코는 계속 회복중입니다. 아직 안정기라고 할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이틀만에 287 -> 129 라는 놀라운 회복을 하고 있습니다.(사실 저 수치가 뭘 의미하는지 자세히는 모르긴 합니다. 아무튼 낮아지는게 좋다고 하네요.)
저 수치가 60정도로 떨어져 다시 우리 가족 함께 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중입니다.
그리고 다시 이곳에 퇴원 소식까지 올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사진은 힘든 초코, 힘낸 초코 라는 이름을 붙여보았습니다. 다른 한 아이는 초코의 자매 고양이, 나나라고 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저희 초코를 살렸습니다.
Rider_man님의 댓글

광고가 아니라 오늘 제가 저희 집 고양이 때문에 글을 올렸거든요. ㅜㅜ
Rider_man님의 댓글의 댓글
Soyaa님의 댓글

yangs0228님의 댓글

'초코 쉬했대 '소식 듣고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떠나보낸 강아지 생각에 눈물이 왈칵 납니다
초코가 얼른 회복해서 집으로 올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션871님의 댓글

삼냥이님의 댓글

저희 고양인 파보로 죽을 뻔 했는데요
다행히 이겨내주더라구요
초코가 힘내줘서 참 다행입니다
집사님도 조금만 더 힘내셔요
노래쟁이s님의 댓글

"우리 초코 너무 고생이 많아. 잘 이겨내자! 고마워, 그리고 힘내♡"
순후추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