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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고양이가 정말 힘을 내고 있습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용a
작성일 2025.03.20 15:50
970 조회
33 추천

본문

https://damoang.net/free/3378097

어제 아침 글을 남기고 사무실에서 계속 훌쩍거리며 울음을 참고 있었습니다. 제 주변 분들은 얼마나 눈치가 보였을지...

저희 고양이 초코는 그제 낮 급성 신부전으로 입원을 했고

난생 처음 겪는 고양이의 입원과 생각보다 훨씬 많이 들 것 같은 병원비에 힘들어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낫기만 하면 내가 조금 더 열심히 다른 일을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 때 들은 예상 병원비는 대략 100에서 150만원 정도였어요.

애초에 급성 신부전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아픈가보다 신장에 문제가 생겼나보다 하고... 수치가 높아서 수액 맞으면서 수치를 떨어뜨리는 조치를 하고 하룻밤을 보냈죠...

그렇게 하루가 지난 아침 이곳에 글을 올렸습니다. 사실 어떤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위기에 처하면 평소에 찾지 않는 온갖 신을 찾는 것 처럼 저도 제가 그나마 찾고 있는 이 커뮤니티의 그나마 선한 분들의 응원을 받게 되면 그 기운이 우리 초코한테도 전해져서 조금이나마 힘을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많은 댓글이 달리고 응원해주시는 걸 보고 '아, 세상이 아직 이정도로는 아름답구나' 라고 느끼던 찰나 너무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변을 생성해내지 못해서 투석을 진행해야될 것 같다는 연락이었어요.

너무 무서웠습니다. 알아보니 투석 가능한 병원으로 일단 옮겨야 하고, 입원 후 각종 검사에 첫 투석까지 드는 비용이 450.. 이후 소변 나올때까지 하루 평균 350정도... 일이 조금 틀어지면 1~2천 정도 쓰는건 우습게 생각해야 할 것 같더라구요.


솔직히 무서웠습니다.

초코는 결혼 전부터 저와 함께 외로운 시절을 함께한 가족이고, 자식이고, 친구고, 동생같은 존재였습니다.

지금 저는 결혼도 했고, 인간 자식도 있고, 고양이는 세마리나 되고, 초코와 함께 태어난 아이도 그리 건강한 편은 아닙니다.(너무 걱정이 되어 그 아이도 검사만 받아봤는데, 다행히 아무 이상 없이 너무 건강하다고 합니다. 초코가 갑자기 사라져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그쪽 수치만 좋지 않다고 하네요...)

초코한테 수천을 써서라도 살리려는 시도를 하느냐

슬프지만 이쯤에서 포기하고 다른 아이들, 와이프 생활에 지장 없게 하느냐


수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분들도 많겠지만 저에겐 저런 선택의 기로였습니다.


그때 너무 겁이 나서 다모앙에 다시 접속해 추가 글을 남겼습니다. 많은 분들의 응원 정말 감사하지만 더이상 희망을 꿈꾸고 싶지 않아 더이상 글을 보지 않겠다고. 


그리고 저는 반 오열을 하며 어제 오후를 보냈습니다. 이미 마음속에서는 집으로 데려와 형제 마지막으로 한번 보여주고 보내준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초코를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힘든 오후를 보내고 다섯시 반, 퇴근 시간이 되어 무겁고 미안한 마음으로 십분정도 일어나지 못하다 결국 퇴근을 해서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대충 한시간 반쯤 걸리는 거리였죠.

지하철을 타고

그렇게 가고 있는데


와이프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초코 쉬 했대 ㅜㅜ'


다른 감정보다, 초코한테 너무 미안함이 몰려왔습니다. 다모앙 여러분들의 '힘내' 한 마디들이 모여 정말로 초코가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차후 어떤식으로든 보답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렇게 복잡다난한 어제를 보내고 오늘, 초코는 계속 회복중입니다. 아직 안정기라고 할만한 수치는 아니지만, 

이틀만에 287 -> 129 라는 놀라운 회복을 하고 있습니다.(사실 저 수치가 뭘 의미하는지 자세히는 모르긴 합니다. 아무튼 낮아지는게 좋다고 하네요.)


저 수치가 60정도로 떨어져 다시 우리 가족 함께 할 수 있도록 계속 기도중입니다. 


그리고 다시 이곳에 퇴원 소식까지 올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사진은 힘든 초코, 힘낸 초코 라는 이름을 붙여보았습니다. 다른 한 아이는 초코의 자매 고양이, 나나라고 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저희 초코를 살렸습니다.


33추천인 목록보기
댓글 20 / 1 페이지

순후추님의 댓글

작성자 순후추
작성일 03.20 15:52
힘내라 초코야아아아아아

kita님의 댓글

작성자 kita
작성일 03.20 15:52
초코 잘 이겨내고 있군요.
건강하게 얼른 돌아오길 빕니다.

Exhaust님의 댓글

작성자 Exhaust
작성일 03.20 15:53
다행입니다

Javascript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Javascript
작성일 03.20 15:53
잘 이겨낼겁니다!!

Rider_man님의 댓글

작성자 Rider_man
작성일 03.20 15:54
지금 비슷한 심정입니다. 저도 초코의 앞날을 기원합니다. 혹시 줄기세포라는 것도 함 알아보세욥..
광고가 아니라 오늘 제가 저희 집 고양이 때문에 글을 올렸거든요. ㅜㅜ

용a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용a
작성일 03.20 16:06
@Rider_man님에게 답글 세상에... 저도 응원하고 기원하겠습니다 ㅜㅜ

Rider_man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Rider_man
작성일 03.20 16:36
@용a님에게 답글 저도 그렇지만. 용a님도 그리고 와이프님도 아이들도 모두 모두 힘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물론 초코도요!!!

6미리님의 댓글

작성자 6미리
작성일 03.20 15:56
지금 츄르랑 캔이 공중분해 되고 있다고!!! 얼렁 퇴원해서 병원비 대신 츄르값을 지불 할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솔고래님의 댓글

작성자 솔고래
작성일 03.20 15:57
초코야 석열이 탄핵봐야지!
얼릉 힘내거라

Soyaa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Soyaa
작성일 03.20 16:00
제 동생 고양이도 2018년, 10살에 요로결석으로 인한 급성신부전으로 인공요로 수술받고서 회복했습니다. 정성을 다해 관리하여 신장 이상 없이- 지난 2024년 6월에, 16살까지 행복하게 살다가 암으로 고양이 별로 돌아갔습니다. 관리만 잘하면 크게 문제 없을테니 너무 걱정마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다인달래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다인달래맘
작성일 03.20 16:04
건강해져서 곧 퇴원할거예요!!!

존슨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존슨
작성일 03.20 16:09
19세 노묘 집사로서 저도 남일 같지가 않네요. 초코 힘내서 반드시 건강해 질거라 믿습니다. 힘내라 초코야

바이어스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바이어스
작성일 03.20 16:09
초코 다행입니다~ 초코야 건강해야해!

yangs0228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yangs0228
작성일 03.20 16:09
초코에게 기적이 일어나기를 덧글 달았는데 천만 다행이에요
'초코 쉬했대 '소식 듣고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떠나보낸 강아지 생각에 눈물이 왈칵 납니다
초코가 얼른 회복해서 집으로 올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션871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션871
작성일 03.20 16:10
작년 10월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지금은 쾌차하여 다시 똥꼬발랄해졌지만...정말 끔찍한 경험이었어요 ㅠㅠ 초코야 힘내~ 이겨내~

삼냥이님의 댓글

작성자 삼냥이
작성일 03.20 16:26
초코 얼른 집에가자 ~

저희 고양인 파보로 죽을 뻔 했는데요
다행히 이겨내주더라구요
초코가 힘내줘서 참 다행입니다
집사님도 조금만 더 힘내셔요

오렌지스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오렌지스콘
작성일 03.20 16:41
다행이네요 ㅠㅠ 좀만 더 놀다가자 초코야 ㅜㅜ

모두의얼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모두의얼굴
작성일 03.20 16:47
초코도 집사님도 힘내세요!!!

노래쟁이s님의 댓글

작성자 노래쟁이s
작성일 03.20 16:48
초코도 집사님의 노력과 마음을 알고 있었나봐요.
"우리 초코 너무 고생이 많아. 잘 이겨내자! 고마워, 그리고 힘내♡"

호호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호호바
작성일 어제 00:41
초코초코촉! 힘내라 초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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