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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안락사를 고민 중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징짱채고
작성일 2025.03.28 14:19
1,812 조회
32 추천

본문

16년을 같이 산 개가 있습니다


원래는 부모님이 키우시던 개인데

나이가 들면서 눈도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리는데

이걸 같이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께서 봐주시기엔 한계가 명확해서


7 년 전 독립한 제가 데려왔습니다


그렇게 벌써 3년을 같이 살았는데


이제는 뒷다리에 힘이 없어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일으켜 세워도 잘 걷지도 못하고 다시 넘어지기를 반복합니다



속병이 있는 건 아니라 밥도 잘 먹고 배변활동도 열심히 하는데

일어나지를 못하니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할 거 없이

일어나고 싶으면 낑낑거리고 짖습니다



그럼 제가 자다말고 일어나서 용변 보게 하거나 물 마시게 하고

돌아다니는거 보다가 개가 다시 누워야 저도 눕습니다


몇 달 째 이 짓을 하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지치고 힘이 드네요


근데 문제는 이게 끝이 보이지 않는 일이라는 것과

집에 이제 태어난지 3개월 된 아이가 있다는 겁니다



애가 자든 말든 자기 일어나고 싶으면 짖고 으르렁거리니

(사실 안 보이고 안 들리니 애가 있는지도 모를 겁니다)

애가 자다가 깨서 울고 그러면 저는 개 보러 가고

아내는 애보러 가고



이게 사람 사는 건가 싶습니다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집니다

평일이고 주말이고 깨지 않고 제대로 자본게 대체 언제가 마지막인지 모르겠습니다



한동안 한방병원도 다니고 이거저거 하면서 조금 좋아지는가 싶더니

최근 다시 주저앉고 못일어나는걸 보니



이렇게 살아가는게 맞나

주인 손길 없이는 이젠 용변도 못 보는 처지가 됐는데

주인인 저나 아내는 낮에는 일 나가거나 애 보느라

밤에는 애 보랴 자랴, 저는 야간 투잡 뛰러 나가랴

개를 돌봐줄 시간이 없습니다



없는 시간 쪼개가며 자는데 그 잠마저도 제대로 못 자고

하루 평균 4~5시간 자니 미칠 노릇입니다



다시 부모님 집에 보내자니

아버지는 야간일 하시느라 주간에 주무셔야 하고

주간엔 어머니도 일 나가십니다



그리고 그 집에는 지금 제가 봐주는 개가 낳은 새끼가 하나 있는데

이 새끼도 벌써 13살이고 질투가 심해서인지

지 엄마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입니다



그 집에 보내면 지금 이 개는 아마 몇 달 안에 말라죽겠죠



정말 딱 하나

지금 이 개를 전담해서 봐줄 사람이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그게 없습니다



이렇게 몇 달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안락사를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고 있습니다

인간의 욕심이고 이기적이라는 거

그런데 저도 제 가정이 생기고 제 새끼가 태어났는데

새벽마다 개 때문에 깨서 잠도 못자고 온가족이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가장으로서 너무 많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요양원 비슷한 것도 알아봤는데

비용도 비용이지만 일단 이 정도 늙고 병든 개는 안 봐주더군요



사람도 동물도 늙고 병들면 서럽긴 매한가지네요



오늘도 전 출근해있고 아내는 집에서 애와 개를 보는데

넘어진 개 일으켜주다가 개한테 또 물렸답니다



이 개가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영 안 좋았는데

이거 때문에 더 밉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어떻게든 끌고 가고 싶어도

자기를 위해 안마도 해주고 휠체어도 태워주고

약도 먹이는 주인을 맨날 물어재끼니....



답이 없네요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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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 / 1 페이지

불나방님의 댓글

작성자 불나방
작성일 03.28 14:23
개든 사람이든. 주어진 수명을 다하면 가는게 순리아닐까요.

현대 의학으로 주어진 수명이상을 사니 문제점들이 나오는것같습니다.

함께한 추억과 가족같은 반려견이기에 어려운결정이지만, 놔주고 아름답게 기억해도 좋을것같습니다

희어늬님의 댓글

작성자 희어늬
작성일 03.28 14:25
생명이란게 참 어렵네요.
모쪼록 좋은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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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Lee1120님의 댓글

작성자 HJLee1120
작성일 03.28 14:26
에구 치매견인가봐요ㅜㅜ 고생많으십니다. 만성수면부족 넘 힘들죠ㅜㅜ

dh22님의 댓글

작성자 dh22
작성일 03.28 14:27
어쩔수 없죠....
그래서 한번 보낸 경험이 있으면,다시는 잘 들이시지 않는것 같아요.

Junppa님의 댓글

작성자 Junppa
작성일 03.28 14:27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MrBread님의 댓글

작성자 MrBread
작성일 03.28 14:28
동물병원에 데리고 면담 먼저 해보고 결정하세요
저도 노견을 키우고 있어서 상황이 이해는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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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랑님의 댓글

작성자 윤서랑
작성일 03.28 14:33
저도 개 키우고 있는 입장이지만 몇달 먼저 보내준다고 큰 차이 있을까 싶습니다. 사람이 우선이지요.

Realtime님의 댓글

작성자 Realtime
작성일 03.28 14:34
16살이면 오래 잘 돌보셨네요.
58 랜덤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하바니님의 댓글

작성자 하바니
작성일 03.28 14:35
저도 3마리 키우다가 18년,17년 된 두아이 먼저 무지개 다리 건너고, 16년 되었던 한아이가 주저앉고 배변도 다 묻히고..그러다 쇼크가 오고 자꾸 냉장고 뒤에 숨고 하울링만 계속하다가 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었어요. 최대한 보내주기 싫어서 수액도 맞추고 할거 다했는데..의사 쌤께서 조심스럽게 하시는 말씀이 이렇게 데리고 있는다고 꼭 좋은건 아니라며 그걸 권해도 되겠냐고 하셨어요. 저는 너무 죄책감도 들고 마음도 아파서 쉽게 결정하지 못했었는데..힘없이 축 쳐져있는 아이를 보면서 어쩌면 내 욕심에 얘를 더 힘들게 하는걸수도 있다고 생각들어 그렇게 보내줬습니다..다시 그때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미안하지만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해요. 나보단 더 힘들 아이를 먼저 생각하셔도 될거에요. 힘내세요 ㅠㅠ

꿜리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꿜리
작성일 03.28 14:40
참 어렵네요...그래도 수의사님과 상담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빵빵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빵빵곰
작성일 03.28 14:42
위로말씀 드립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네요…

트릴로님의 댓글

작성자 트릴로
작성일 03.28 14:45
어릴때 부터 개 키워왔고 지금 개 고양이 두녀석과
살고 있습니다.

안락사 시켜 주십쇼
같이한 식구인데 그게 쉽겠습니까 만..
이미 그 정도 잘 살고 사랑받은 아이가
사실상 치매로 매일을 고통받고 살고 있는겁니다

오히려 그 개를 살려 두고 있는게
애석한 마음으로 연을 놓지 못하는
주인의 이기심은 아닐지요

전 강아지가 노견이 된후
어느정도 이상으로 아프게 되면
편하게 보내주는 결정을 해주는것이
진정한 주인의 의무라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하나 더 말씀드리면
글쓰신 분은 최선을 다하셨겠지만
사람인 이상..

개를 보살피고 피곤한 만큼

아이와 아내에게 소홀하고
직장에 쏟을 에너지를 다른데 쓰고 있었을 겁니다

가족에게 짜증 한번이라고 더 냈을겁니다.

이건 스스로 합리화시키고 있었을 뿐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빠른 결정하셔서
편하게 보내주시고
가정과 직장을 돌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산책시켜주고 밥챙겨주는 의무 만큼
편하게 보내주는 것도 주인의 의무 입니다.

nuovo님의 댓글

작성자 nuovo
작성일 03.28 14:45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할만큼 하신거 같아요. 어떤 결정을 하시더라도 마음의 짐을 무겁게 가지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ruler님의 댓글

작성자 ruler
작성일 03.28 14:49
본의 아니게 여러가지 과정으로 냥이들을 무지개다리를 보낸 경험이 있는데...
가장 후회되고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은 일이 안락사로 보낸 녀석이었어요..

헌데 결과적으로, 지나고 나니 안락사의 기억만으로 드는 생각인거지,
돌이켜보면 거기까지 온 과정에서 와이프가 엄청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글쓴님처럼 몸도 못가누고, 배변 시켜주고, 강급시켜주고...
안락사를 하게된 것도 조금 더 살려보겠다고 병원갔다가 수의사가 더 이상은 힘들거 같다고 해서 힘들게 결정한거 였으니..
당시에는 힘들지만 무엇이 더 이 녀석이 편해지는 걸까 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결정했어요..

지금도 19살 먹은 냥이를 밤낮없이 케어하며 피폐해지기도 하지만..
이녀석은 아직 먹고 걷고 싸고 다 본인힘으로 하기 때문에 케어하는거지..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면 다른 생각을 해봤을지도 모릅니다..

합리화 일지도 모르지만, 녀석은 어떤게 더 편할까 고민해보시면 결정이 좀 더 쉽지 않을까 싶어, 주저리 써봅니다.

가랑비님의 댓글

작성자 가랑비
작성일 03.28 14:52
저는 제 아이들에게,
내가 (나름) 유머있는 말이나 표정을 못하게 되면,
그만 떠날때가 된 신호라고 이야기 합니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 다를겁니다.
그냥, 제 기준은 저렇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면서도,
내가 더 돌보는 것이 이제 힘들구나
저 반려동물에게 남은 생의 즐거움이 있을까..를
충분히 고민하셨다면,
마음 움직이는 방향을 믿고 죄책감 없어도
된다고 봅니다.
각자 생각이 많이 다른 주제여서
내 생각에 믿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굥의제국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굥의제국
작성일 03.28 14:52
평소에 데리고 다니던 동물병원에 상담 요청 해 보세요. 병원에서 무조건 안락사 시켜 주지 않습니다. 수의사가 직접 진단 해 보고 반려견을 보내 주는 게 삶을 유지하는 것보다 덜 고통스럽다고 판단이 서면 안락사 추천 해 주십니다. 저도 2년 전에 그렇게 떠나 보냈습니다. 생명을 떠나 보내는 것은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가 남는 법이에요…

마니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마니
작성일 03.28 14:52
애 엄마를 물었어요?? 
제 생각엔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합니다.

민탱굴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민탱굴
작성일 03.28 14:54
쓰신 내용을보니 답은 이미 결정 하신것 같습니다. 선택에 후회 없으시길 바랍니다.
18 랜덤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ASTERISK님의 댓글

작성자 ASTERISK
작성일 03.28 14:58
그 정도 해주셨으면 보내주셔도 됩니다.
사실 수의사 분과 상의해보라는 말도 저는 별로 공감하지 않는게..
결국 그 노견 돌보는데 1도 같이 함께 하지 않은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그저 자기 맘 편하자고 하는 얘기들이 대부분일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이든 개든 떠날때가 되면 아쉬움이 남아도 헤어질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경우엔 견주가 되겠죠.
어떤 결정을 내리든 본인이 평생 안고 가는 결정이고 그정도 돌보셨으면 누구도 뭐라 할 권리가 없습니다.

참고로 저도 개인적으로 몇년전에 한마리 안락사로 보냈는데 지금 후회되는거는 안락사 자체가 아니라 조금 더 빨리 보내줄걸 입니다.  아무리 가족이니 책임감이니 해도 개는 개고 사람이 먼저입니다.

귀찮아서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귀찮아서
작성일 03.28 14:59
위에 길게 댓글써주신 분들이 좋은 말씀 해주셨고 저는 반려동물 안 키워봐서 잘 모르지만요,  댁에 갓난 아가가 있고, 아가만 키우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이에요.
좋은 주인 만나서 충분히 사랑받았던 반려 동물에게도 조금은 편안한 마지막이 되도록 해주시는 것도 좋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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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99님의 댓글

작성자 tb99
작성일 03.28 15:04
한 시라도 편한때 편하게 보내 주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오면 가는 때가 있는 것이 순리 아니겠습니까

telluride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telluride
작성일 03.28 15:04
저도 생후 2개월에 대려와 16년 같이 지낸 아이를 작년에 보냈습니다. 암이 너무 커진 걸 늦게 발견했습니다. 숨쉬기도 어려워 하는 걸
차마 보낼 수 없어서 끝까지 붙들고 있었는데,
그래도 보내고 나서 일찍 보내줄 걸 하고 후회되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보내주셔도 괜찮으실겁니다..

또종이님의 댓글

작성자 또종이
작성일 03.28 15:05
할 만큼 하셨네요. 스스로 배변활동을 하지 못하면 인간이고 동물이고 주어진 수명 만큼 충분히 살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 저라면 미련 없이 안락사시킬 겁니다. 지금은 태어난 아이에게 집중해아할 시기라고 봅니다.
44 랜덤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국수나냉면님의 댓글

작성자 국수나냉면
작성일 03.28 15:09
에고 근육만 풀린 게 아니고 치매가 온거같아요. 배변까지 힘들면 결심하셔도 될 듯합니다. 울 강아지랑 잘 지냈던 누님네는 치매까지 오니 결국 안락사 선택하시더군요. 걷지 못해도 해맑게 기어올려고 용쓰던 녀석이라 오래 됐는데도 그 표정이 아직도 선합니다.
58 랜덤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redseok0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redseok0
작성일 03.28 15:27
일단 사람이 먼저 살고 봐야지 않겠습니까.... 저도 키우던 강아지 잘해주진 못했었는데 떠나보내니 참 슬프고 힘들어 다시는 못키우겠더라고요.
80 랜덤 럭키포인트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다온별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다온별님
작성일 03.28 15:45
18년동안 함께한 강아지가 죽기 전 3년정도는 거동을 잘 못해서 밥먹을때와, 배변판만 이동했고,
6개월 정도는 아예 움직일 수 없어서 누워서  대/소변을 해결했기 때문에 뒷다리가 너무 더러워져서 힘들었습니다.

이정도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가 키우던 강아지는 낯선 사람을 봐도 좋다고 꼬리 흔들던 강아지라
짖음/하울링이 전혀 없었습니다. 세상 순둥이었지요.

그래서 거동을 못해도, 누워서 대/소변을 해결해도 크게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는데요..

만약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정도로 짖거나 한다면.. 너무 아쉽고 슬프지만 보내주는게 맞을 수 있겠네요.

그게 양쪽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고, 보호자분께서는 지금까지 너무 훌륭한 보호자분이셨을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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