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기 옆에서 깃발을 들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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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동안 앙기 옆에서 성 게오르기 기사단 깃발을 들고 다닌 FV4030입니다. 이제 더 깃발을 들 일이 없을 거 같아서, 그간의 소회를 나누려고 합니다.
제가 깃발을 들 결심을 한 것은, 1월 12일 공수처의 멧돼지 체포가 계속 실패하는 걸 봤을 때였습니다. 발광하는 용산 이무기라는 김용태 신부님 강론에 착안해서, 용 잘 잡는 게오르기우스 성인이 들어간 깃발을 제작했습니다 웃기게도 이게 배송된 날, 멧돼지는 체포되었습니다. 좋은 일이니깐 와인 한잔 했습니다. 그런데 지귀연은 기껏 잡아온 멧돼지를 왜 풀어줬냔 말이죠. 하....
암튼 그 주 토욜부터 깃발을 들었습니다. 앙기와 냉동실발굴단 기를 든 앙님을 따라다니면서 깃발을 흔들었지요.
이렇게 흔들다 보니... 음.. 컨셉을 아예 잡으려는 생각에 위 그림처럼 프랑스 혁명군의 모자도 쓰게 되었고, 음 간발의 차로 알리 배송이 늦어지다 보니, 프랑스 혁명 때의 옷은 입을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ㅎㅎㅎㅎ.
아.. 뱃지까지 만들었네요. 밤중에 뻘짓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ㅋㅋㅋㅋㅋ
이렇게 깃발을 들고 다니니, 점점 집회에 동참하시는 분들도 늘고, 앙기가 증식하고 기수분들도 늘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집회 오시는 분들과 유대의식이 강해지는 것을 느꼈어요. 정말로 희노애락을 같이하는 동지였습니다.
무서운 체력의 샤일리엔님, 무서운 열정의 자바님, 베테랑 그 자체인 냉동실발굴단 theS님, jessi님, 이루리라님, 보노보노님, 보급행정관 역할을 담당하신 오호라님, 절 놀리기 좋아하신 queen님 ㅋㅋㅋㅋ, 대장님, 제 부족한 기억력으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으신 광장의 여러 앙님들 덕에, 그 긴 시간 외롭지 않고 잘 버티고 기수 역할도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어제 멧돼지는 최종적으로 파면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 여러분들의 덕입니다. 이 역사의 순간, 미력한 손이지만 거들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기사단은 해산되고, 저는 프라모델을 만드는 방구석 모델러가 되겠습니다만... 아마도 이 춥고도 그러나 식지 않는 광장의 전투들은 결코 평생 잊지 못할 거 같아요.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다뫙 그리고 앙님들. 늘 화이팅입니다!
샤일리엔님의 댓글

곁에서 깃발들던 그 시간들이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저도 토요일인 오늘부터는 좀 자유로워져볼까 합니다ㅎㅎ
어쩌다 길가다 마주치면, 꼭 인사합시다~
고생많으셨습니다!! ㅎㅎ
다시머리에꽃을님의 댓글

힘든일로 모이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만 한편으로는 그리워질거 같습니다
FV4030님의 댓글의 댓글
FV4030님의 댓글의 댓글
아기고양이님의 댓글

fallrain님의 댓글


미스테리알파님의 댓글

순간순간 힘이 되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멋진 뱃지도 꼭 기억하겠습니다
덕분입니다

이루리라님의 댓글

저는 늦가을부터 집회에 참석했지만 내앙인 호소인이라 앙기를 든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혼자 조용히 집회 참석하고 행진하고 돌아오는 게 주말의 루틴이 되어 버렸지요 ㅎㅎ앙님들이 아니었다면 아마 저는 꾸준히 못 나갔을 겁니다. 집회후기마다 응원을 보내주셨던 앙님들…서로 으쌰하며 큰 힘이 되어주셨던 Jessie님을 비롯한 기수님들…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었네요 ㅠㅠ
우리가 광장에서 토해냈던 분노 잊지 않겠습니다. 우리가 함께했던 그 용기있는 행동도 잊지 않겠습니다.
FV4030님! 정말 감사했고 함께여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 어디에서든 항상 건투하십쇼!
마놀린A님의 댓글

민주노총은 계엄 이전부터 탄핵을 구호로 집회를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계엄이 일어난 12월 3일 주말인 12월 7일이 3차 탄핵 집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존의 집회 현장에는 노동조합, 진보정당, 시민단체의 깃발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계엄 이후 집회는 회차가 더해 갈수록 각양각색의 깃발들이 합류하였습니다. 행진 막바지 음악에 맞춰 수백 수천 개의 깃발이 응원봉의 물결과 함께 흔들릴 때의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길을 열었을 때보다 깃발들의 군무가 비교할 수 없는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탄핵이 인용되어 정국이 안정될 테고, 철야집회도 주말집회도 한동안 없어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 깃발동지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아쉽습니다. 당분간은 광화문 근처도 가기 싫고 광화문 사진도 보기 싫은데 깃발 동지들과 응원봉 동지들의 모습은 벌써 아련한 향수입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FV님을 비롯한 다모앙기수님들께 다가가 인사드리고 싶었지만 I성향에 스몰토크도 형편없는 사람이라 차마 인사를 못 드렸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멀리서 다모앙기를 보며 기뻐했습니다. 성 게오르그 기사단과 냉동실 발굴단도요. 집회현장 사이에서 엄마와 아이의 손에 들려있는 다모앙 응원봉을 볼 때도 옛 친구를 만난 듯이 기뻤습니다. 이제 더 만날 수 없어 향수병이 깊어질 듯합니다. 정말 수고 많으셨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Awacs님의 댓글
감사하구요.
오늘은 함께 축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