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새벽, (남편이 아닌) 아들에게
딴길

Lv.1 딴길 (121.♡.3.138)

2026년 1월 22일 AM 08:44 · 수정됨(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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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저녁,

중학교를 막 졸업한 아이가 방학 동안 다니는 학원에서 본 수학 시험에..

충격적인 낮은 점수를 받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하길래.

나름 수학에서는 자신만만하던 아이가 시무룩해서는

밤잠도 설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참,

벌써 시작이구나.. 싶어 짠하고 마음도 아프고 해서,

출근한 김에 카톡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지난 선거시즌에 4찍 성향으로 저를 놀래킨 후 쓰고는 두번째네요. ㅎㅎ


우리 아들만 그런건 아닐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은 걱정이 많네요.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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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 안녕? 엄마는 며칠간 이른 출근, 야근, 오늘은 꼭두새벽에 출근했단다.

 

우리 아들이 요즘 중학교 졸업하고 고딩가느라 마음이 힘든 시기겠다 싶어. 엄마는 그 즈음, 중 2때 전학을 가서 공부도 안 하고 맨날 뒷자리에서 엎어져 자고, 고등학교 진학한 후에는 야자도 안 하고 돌아 댕기다 성적이 떨어져서 겨우 대학에 붙었더랬지.

 

성실하지 못했던 것 같아. 그래서 대학교도 중간에 그만두게 되었을지 모르지. 엄마의 10대와 20대는 좀 그랬어. 가정환경 탓을 하기에, 나 스스로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지 못했던 것 같아. 엄마에 비하면 우리 아들은 어휴.. 내 아들 아닌 것 같아. 아빠 아들이라 그런가? ^^

 

나라(태명)가 엄마 아빠를 위해서 명품 선물 사줄 생각을 하고, 앞으로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느라 고민하는걸 보니 참 대견하면서도.. 빨리 철이 드는 것 같아 슬프기도 하고 그렇네. 그래도 고마워.

 

성적과 대학이 우리에게 행복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엄마 아빠는 이미 잘 알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노력과 책임지고자 하는 의지와 마음이 진짜고 그것이 인생을 살아가게 만든다는 것도 잘 알고. 그래서, 지금의 나라가 점수가 낮은 '결과'로 힘들어하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고통을 견디는 ‘과정’을 응원하고 싶다.

 

인생은, 엄마가 그렇고 아빠가 그렇듯이, 견뎌야 할 것이 많고... 결국 이겨내야 하니까. 그러다 보면 우리 가족의 행복이 좀 더 소중하게 생각되고, 친구들과의 우정도 더 가치 있게 여겨진단다.

 

힘든 것도, 좋은 것도, 다 지나가는 거야, 나라야. 빛나는 10대를 힘든 것만으로 다 묻지 말고, 네가 정말 좋아하고 행복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지나가길 바란다. 엄마는 그걸 못 했어. 그래서 평생 지금의 네 나이 때를 떠올리면, 아프고 미련이 남고.. 그런 것 같네.

 

최선을 다 하되, 최선을 다 해도 미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련과 후회를 갖지 않도록.. 그렇게 '적당히' 해. 알았지?

 

엄마는, 늘 너와 너의 생각을 존중하고 언제나 사랑해. 우리 아들, 오늘도 힘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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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빠도 힘내고, 아이들도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잼통시대, 좋은 날 오겠지요. ^^

댓글 (11)

  • 이루리라

    이루리라 Lv.1

    01.22 · 119.♡.236.226

    나라 화이팅입니다!!💙
  • 딴길

    딴길 Lv.1 → 이루리라 작성자

    01.22 · 121.♡.3.138

    감사합니다 ㅎㅎ 성격도 유전이라더니.. 아빠 닮았네요
  • 채리새우 Lv.1

    01.22 · 61.♡.78.215

    진심 어린 글을 통해 아드님께도 그 마음이 전해질 겁니다^^
    저 역시 용기 얻고 갑니다.
  • 딴길

    딴길 Lv.1 → 채리새우 작성자

    01.22 · 121.♡.3.138

    네 보기보다 생각도 깊고.. 간혹 상담(회사 상사 문제로 힘들 때 아들이 상담해준...) 도 잘 해줘서, 글과 대화의 수준을 확 높였습니다. ㅎㅎ
  • B

    bachelor Lv.1

    01.22 · 121.♡.72.54

    어머님이 참 다정하신 분이네요...아마 나라도 잘 성장하겠지요...ㅎ
  • 딴길

    딴길 Lv.1 → bachelor 작성자

    01.22 · 121.♡.3.138

    다정이라니요 ㅠㅠ 아들이 깜놀할 발언이신데... 아들을 제 수준으로 대등하게는 생각합니다
  • 시레비펜

    시레비펜 Lv.1

    01.22 · 175.♡.8.103

    부군 지못미 ㅠ
  • 딴길

    딴길 Lv.1 → 시레비펜 작성자

    01.22 · 121.♡.3.138

    저도 남편이에게 연서를 쓰고 싶으나... 극극극 대문자 T인 남편은 아마도... 읽씹하거나 안읽씹하거나 할거 같다는 ㅋㅋ
  • 아스라희

    아스라희 Lv.1

    01.22 · 112.♡.50.253

    대단하시네요. 사랑받는 아들일텐데.....지금은 알 수 없겠죠..... 잘 이겨낼 것입니다. 화이팅!
  • 딴길

    딴길 Lv.1 → 아스라희 작성자

    01.22 · 121.♡.3.138

    네 언제든 제 아들이 이 사랑을 느끼고 난로처럼 껴안고 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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