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과전체 (221.♡.140.101)
2026년 3월 8일 PM 03:53
나름 조제약 아닌 일반의약품 판매를 많이 담당하고 있는 약국을 운영 중입니다.
이들 중에는 가장 큰 비중이 감기약일 것입니다.
제가 운영하는 약국은 이런 일반의약품 가격이 저렴하다고 소문이 난 부분도 있고,
유동인구도 비교적 많은 곳에 위치하여, 많은 30~50대 소비자(환자)분들이 방문을 하다보니
여러 에피소드가 많습니다.
문제는 감기약을 일반의약품으로 구매할 때 제일 많이 벌어지는데요.
광고로 많이 알려진 대부분의 감기약은, 타이레놀 성분(아세트아미노펜)이 주 성분이라는 겁니다.
예를들어 차 처럼 타먹고, 효과가 좋다고 알려진 '테라플루'... 그중에서도 테라플루 데이타임을 보면
성분1) 아세트아미노펜 - 650mg(타이레놀 성분)
성분2) 페닐에프린 - 10mg (콧물약) - 작년에 FDA에서 효과없다고 판명남.
두번째 성분은 좀 전문적인 얘기긴 하지만 교감신경 흥분제인데, 위로 들어가면 위산에 의해 다 깨져서 효과없다고 판명났죠. 이걸 미국 약사 한명이 지속적으로 FDA에 고발(?)해서 알게된건데, 한 2년전 이야기인것 같아요.
그러니까 테라플루 데이를 먹으면 그냥 타이레놀을 갈아서 설탕과 함께 마시는 것과 같은 거죠.
근데 어떤 중년 여성분이 오셔서, 타이레놀을 1000mg을 달라는 겁니다. 타이레놀은 1000mg같은 고함량이 안나옵니다.(최고함량이 650mg) 그래서 왜, 무엇때문에 드시는지 물어봅니다. 20대정도되는 딸이 열이 심하게 나서 1시간전에 테라플루를 먹었는데 열이 안떨어진다. 그래서 타이레놀을 먹이겠다는 겁니다.
이제 뭐가 문제인지 아시겠죠? 테라플루는 타이레놀에 설탕감미료를 섞은 95% 타이레놀 가루입니다. 심지어 알약 타이레놀보다 더 고함량입니다. 그런데 이거 먹은지 1시간도 채 안되었는데, 타이레놀 정제를 사서 더 먹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거죠.
제가 안물어봤으면, 하루종일 타이레놀 설탕물(테라플루)와, 정제 타이레놀만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먹으면 먹게 되는 아세트아미노펜 양은 테라플루에 있는 650mg + 타이레놀 2알(500mg x 2)
이렇게 해서 한꺼번에 1650mg이라는 상한치를 초과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을 먹게 되는거죠.
보통 타이레놀 계열이 안들으면 NSAID계열(친숙한 이름으로 부루펜 계열)을 교차 복용합니다. 사실 열이 심할 땐 소염기능이 있는 NSAID계열을 먹는게 더 맞긴 하죠.
제발 자체판단하지 마시고 앞에 앉아있는 약사가 꿔다논 보릿자루 아닙니다. 한마디만 물어보세요.
제가 되물어보지 않았으면 저렇게 먹을 뻔 했죠. 근데 매번 타이레놀 구매하러 오는 분에게 왜 먹는지 물어보지는 않습니다. 편의점에서도 파는 마당이기도 하고, 되물어보면 싫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위 일화는 아주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일반 약을 구매하러 약국에 오실 때는 꼭 한번씩 물어봐주세요. 이상한 약국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정보를 알려줄 겁니다.
이런 오남용에는 감기약 광고가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감기엔 판콜~, 감기엔 판피린..'
이게 뭐가 문제냐면, 감기도 발열, 콧물, 기침, 오한 증상이 다 다른데, 사람들이 세뇌되어서 약국에 오셔가지고
'감기약 어떤게 좋아요?' 묻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경우 정답이 없죠. 감기증상별로 약이 다 다른데...
'어떤 증상이 있으시냐 ?'되물으면 대답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이미 맘속에 정해놓으셔서
'판콜이 낫냐' '판피린이 낫냐' 이런 질문으로 가는 경우도... 휴...(둘다 성분 99% 같은 타이레놀 계열 감기약)
또 가장 잘못 먹는 감기약이 '콜대원' 시리즈인 거 같네요.
빨강(종합), 파랑(목감기), 초록(코감기) 이런 식으로 나오는데.. 저희 약국이 시중보다 좀 저렴한지
대량으로 막 구매해 가십니다. 시리즈별로 3개, 4개씩 막 사가요.
3가지 모두 타이레놀이 주 성분입니다. 특히 파랑색 콜대원에 크게 '기침감기약'이라고 써 있지만
막상 기침약 비중이 높지 않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 325mg(타이레놀)이 주 성분이고, 기침약은 그리 강하게 들어 있지 않는데, 기침 심하다고 '자기가 스스로 판단해서' 이것만 일주일째 복용하시는분도..
콜대원 코프처럼 시럽으로 된 기침약을 정 원하신다면 유한양행 '코푸시럽'이 훨씬 더 전문적인 기침약입니다.
어떤분은 기침하고 콧물있으이 콜대원 코프(파란색)하고 콜대원 노즈(초록색) 같이 먹어야지! 하는 분도 계십니다. 안돼요.. 타이레놀 중복 과다 복용 하게 됩니다!
자기가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구매 전에 한번 쯤은 약사님에게 물어보세요. 1초도 안걸리잖아요?
일반약을 무슨 '소비재'처럼 생각해서 유행따라 대량으로 구매하거나 오남용하는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요즘 광고+SNS 등의 영향으로 약물 오남용이 심해지는 것 같아서 TMI(too much information)해봤습니다.
댓글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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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순후추
03.08 · 220.♡.111.111
약사님짱 -
부부분과전체
→ 순후추 작성자
03.08 · 221.♡.140.101
헤헤, 쿠크는 소파에서 오침 중이시네요. -
렉렉투스
03.08 · 220.♡.64.161
이 글은 1면으로 보내야합니다~ -
Mmetalkid
03.08 · 125.♡.232.199
콜대원 시리즈도 공감합니다.
아. 코푸시럽은 12세 미만 복용금지 되나요?
그리고 이런 내용 시리즈로 자주 써 주세요. 따봉따봉 드립니다. -
부부분과전체
→ metalkid 작성자
03.08 · 221.♡.140.101
약국용 코푸시럽S는 12세미만 복용 가능합니다. 보통 초등생 경우는 2/3 정도 먹이시면 안전합니다. 제품 뒷면에 나이대별로 복용량이 상세히 나와있습니다. -
Mmetalkid
→ 부분과전체
03.08 · 125.♡.232.199
도움말씀 감사합니다.👍 -
약약속
03.08 · 121.♡.81.223
이런 정보를 널리 알리면 좋겠습니다. -
마마을이
03.08 · 106.♡.82.136
어차피 같은 성분이라고
테라플루를 살 필요가 없다고
와이프에게 이야기해봤지만
경험상 더 잘 듣는 것 같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테라플루를 쟁여 둡니다. -_-;; -
부부분과전체
→ 마을이 작성자
03.08 · 221.♡.140.101
ㅎㅎ. 삼사십대 여성분들, 맘카페 영향인지 테라플루 참 좋아해요. 그냥 물에 타먹는 단맛나는 타이레놀인데, 저도 샘플로 나온거 열나서 먹어본적 있습니다. 흡수 빠른 해열제 치곤 알약 타이레놀보다 너무 비싸서 비추입니다 -
66미리
→ 부분과전체
03.08 · 218.♡.67.124
근데 테라플루 맛있잖아요 ㅎㅎㅎㅎ 따듯한 물에 타 먹으면 뭔가 기분도 좋고 -0-;;; ㅋㅋㅋㅋ
그 기분을 위해 지출하는 금액이 꽤 상당합니다만, 가끔 감기 걸렸을때 마십니다. 아.. 물론 성분은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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