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꼬북 (1.♡.181.78)
2026년 4월 6일 PM 03:06
오전에 미국 석유 관련 글이 단순화 시킨 내용이 있어 정리해보았습니다.
1920년대 베네수엘라 등 남미에서 대규모 유전이 발견되자, 스탠더드 오일에서 분할된 엑슨, 모빌, 셰브론(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 회사명 기재) 등 미국의 거대 석유 자본은 현지 독재 정권의 부패를 틈타 원유 채굴권을 헐값에 독점했습니다. 이들은 채굴부터 운송, 항만 시설까지 장악해 남미를 단순한 원유 공급 기지로 전락시켰고, 채굴된 원유는 미국 멕시코만 연안에 구축된 정제 시설로 옮겨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가공되었습니다.
멕시코만의 정유시설은 처음 구축될 때부터 미국 석유 제국주의의 상징이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평등한 구조 속에서 막대한 부가 미국으로 유출되자 남미에 자원 민족주의가 일어났고, 193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1970년대 베네수엘라 등에서 대대적인 석유 산업 국유화가 실시되었습니다.
이에 위기를 맞은 정유사들은 1980년대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원유 수입망을 구축하고 정유 시설을 중질유 중심으로 고도화했습니다.
참고로 원유는 비중에 따라 중질유와 경질유로 나뉘는데, 이는 용도의 차이일 뿐 고급이나 저품질을 나누는 공식은 없습니다. 불순물 정제 비용이 늘어날 순 있어도 중질유에서는 디젤, 벙커C유, 윤활유, 아스팔트가 주로 생산되고, 경질유에서는 액화석유가스와 나프타가 주로 나옵니다. 나프타에서 가솔린을 얻기 위해서 추가 공정과 비용이 들어가므로 중질유가 나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후 2010년대 셰일 혁명으로 미국 원유 생산량이 급증했지만, 셰일 오일은 초경질유라서 디젤이나 항공유 비중이 극히 적습니다. 미국의 산업은 디젤과 가솔린 중심인데, 과거 스탠더드 오일 시절처럼 시장을 장악한 오일 메이저들은 이 구조를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수익성을 위해 자국산 경질유는 수출하거나 희석용으로 쓰고, 마진이 높은 디젤 생산을 위해 여전히 캐나다나 남미에서 값싼 중질유를 대량 수입하는 것을 유지시키죠.
더불어 미국은 영토가 넓어 석유 가공 제품의 대부분을 육상 파이프라인으로 이송합니다. 존스법 때문에 해상 물류비가 비싸 가솔린이나 디젤 등 완제품을 수입하는 지역도 일부 있으나 극소량이며, 미국은 압도적인 가솔린/디젤의 순수출국입니다. 존스법의 악영향이 석유 물류 전체에 큰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미국 석유 제품이 국제 유가에 연동되는 것은 여전히 원유 수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며, 이는 오일 메이저의 철저한 수익성 극대화가 근본 원인입니다.
댓글 (4)
-
하하늘걷기
04.06 · 211.♡.97.42
-
서서울꼬북
→ 하늘걷기 작성자
04.06 · 1.♡.181.78
미국의 존스법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군함 징발의 용이성과 미국내 해운업 보호를 위해 제정된 것인데, 이는 당시 영국 등과 국력차가 존재했던 시기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이 2차 세계대전 이후 폐지되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오랜 기간 외국과의 경쟁 없이 이익을 독점한 미국 해운사와 조선소 등 해운 카르텔의 로비 때문입니다. 미국은 로비의 나라이죠.
-
사사자바람연꽃
04.06 · 221.♡.34.113
세부사항은 그렇겠지만..
지금 같은 글로벌시대에 중요자원들은 단순 수요와 공급 법칙만 생각해도 설명 될 것 같네요.
-
꼬꼬릴라아빠
04.08 · 59.♡.24.252
댓글보시고 좋은 글 작성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다 쉽게 머리속을 정리했습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저도 관련해서 보다가 존스 법이 무언가 궁금하더라고요.
존스법-Jones Act.
미국의 연안무역법(상선법)(Merchant Marine Act of 1920) 중
제27조를 지칭하는 명칭.
미국내 항구에서 승객과 물품을 운송할 때에는 미국에서 제조되고
미국인이 소유 및 운항하는 선박을 사용하도록 규정한 것이 골자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만든 법이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평시에는 허용 가능한 범위였겠지만 지금처럼 유가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문제가 생기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