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50대에 "모모"를 다시 읽었습니다.
개복치는몰라몰라

Lv.1 개복치는몰라몰라 (211.♡.158.235)

2026년 4월 17일 AM 10:55

조회 1,767 공감 0

둘리를 보면서 둘리보단 고길동에 공감을 가질 나이에

초등학교 권장도서 모모를 다시 읽었습니다.

이를건 이루었고.. 포기할건 포기할 나이.

그때 찾아오는건 허무주의지요.

책에선 그것을 "견딜 수 없는 지루함"으로 표현 합니다.


처음에는 거의 눈치를 채지 못해. 허나 어느 날 갑자기 아무것도 하고 싶은 의욕이 없어지지.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낄 수 없지. 한 마디로 몹시 지루한 게야. 허나 이런 증상은 사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커지게 마련이란다. 하루하루, 한 주일 한 주일이 지나면서 점점 악화되는 게지.

그러면 그 사람은 차츰 기분이 언짢아지고, 가슴속이 텅 빈 것 같고, 스스로와 이 세상에 대해 불만을 느끼게 된단다.

그다음에는 그런 감정마저 서서히 사라져 결국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게 되지. 무관심해지고, 잿빛이 되는 게야. 온 세상이 낯설게 느껴지고,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 같아지는 게지. 이제 그 사람은 화도 내지 않고, 뜨겁게 열광하는 법도 없어.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아. 웃음과 눈물을 잊는 게야. 그러면 그 사람은 차디차게 변해서,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단다.

그 지경까지 이르면 그 병은 고칠 수가 없어. 회복할 길이 없는 게야. 그 사람은 공허한 잿빛 얼굴을 하고 바삐 돌아다니게 되지. 회색 신사와 똑같아진단다. 그래,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그 병의 이름은 ‘견딜 수 없는 지루함’이란다.


꿈을 이루고도 허무주의에 빠진 인물이 모모의 절친 기기지요.

허무주의에 빠지는건 꿈을 이루거나 이루지 못하거나..는 이유가 아닙니다.

하지만 기기는..


보다시피 나는 이 꼴이 되었단다. 아무리 원해도 다시 돌아갈 수가 없어. 난 끝장이 났어. ‘기기는 기기인 거야!’ 모모, 이 말 생각나니? 하지만 기기는 기기로 남아 있지 못했단다.

모모, 얘기 하나 해 줄까?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건 꿈이 이루어지는 거야. 적어도 나처럼 되면 그렇지. 나는 더 이상 꿈꿀 게 없거든. 아마 너희들한테서도 다시는 꿈꾸는 걸 배울 수 없을 거야. 난 이 세상 모든 것에 신물이 났어.


사실 행복이던 성장이던 꿈이던..

그것을 이루었던 이루지 못했던,

그것이 종착지고.. 결과를 판단하는데서 중단하는 순간

허무주의는 발동하는 거지요..


지금 내가 아직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건 입을 다물고, 더 이상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고, 묵묵히 사는 것뿐일 거야. 아마 남은 여생 동안 그래야겠지. 아니면 적어도 사람들이 다시 나를 잊어버리고, 그래서 내가 다시 이름 없는 가난한 놈이 될 때까지는 그래야 할 거야.

하지만 꿈도 없이 가난하다는 것…… 아니, 모모, 그건 지옥이야. 그래서 나는 차라리 지금 그대로 머물고 있는 거야. 이것 역시 지옥이지만, 적어도 편안한 지옥이거든……. 아,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물론 너는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를 거다.


초특급 인플루언서가 되고도..

자신은 편안한 지옥에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꿈을 종결시켰기 때문이지요.

꿈은, 행복은, 삶은 모두 이루어 가는 것이고,

결과로 보는 순간 시간을 남의 시선으로 저당잡히게 되는 거니까요.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감사하는 것이고,

이루지 못했다고 허무에 빠질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이루어가는 순간이고

그렇게 계속 살아가는 거라는 것..

매번 까먹으면서도 동화를 읽으며 다시 다짐합니다.

댓글 (9)

  • 참어렵다

    참어렵다 Lv.1

    04.17 · 116.♡.178.38

    어렸을적 읽어봤는데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그때 노래도 유행했죠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방랑자

  • 빌리스

    빌리스 Lv.1

    04.17 · 211.♡.227.201

    모모는 해를 쫒아가는 시계바늘이다.. ~

  • 메티

    메티 Lv.1

    04.17 · 112.♡.144.186

    시간 도둑

  • swift

    swift Lv.1

    04.17 · 114.♡.173.150

    모모 라면도 있었는데, 어린이용 라면였지요.

    상당히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없어졌더라구요. ㅠㅠ

  • S

    someshine Lv.1

    04.17 · 118.♡.6.79

    아침에 좋은 글을 읽었네요. 저도 어릴때 읽었어서 지금 읽으면 더 좋울 책 같아요. 깊은 통찰이 있네요.. 노안 때문에 책을 멀리하게 되는데 다시 잡아야겠어요 ㅎ

  • 오도라타

    오도라타 Lv.1

    04.17 · 211.♡.122.168

    영화 모모 생각납니다. 빌런들이 모모를 회유하려고 막 던지던 그 바비 인형들. 초딩 때 봤던 전 너무 부러웠습니다. 물론 책도 읽긴 했지만 여전히 그 장면은 부러웠어요.

  • 모모

    모모 Lv.1

    04.17 · 121.♡.152.160

    모모입니다

  • 파고스

    파고스 Lv.1

    04.17 · 112.♡.137.156

    모모 노래 대 히트 했지요. 책은 집에 있는데 안 읽어 봤습니다.

  • goro

    goro Lv.1

    04.17 · 116.♡.61.162

    저는 모모를 작년에 처음 읽었어요. 잔잔한 울림에 아이에게 추천해 주고 싶었는데, 책이 두꺼워서 선뜻 내밀지 못하고 있었는데, 책장에 꽂힌 책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해 얼마전에 읽더라구요. 생각보다 쉽게 책장을 훌훌 넘기는 걸 보며, 조용히 아이가 혼자서 감상하길 기다렸죠. 그러곤 잊고 있었는데, 우연히 본 아이의 국어 교과서에 가장 좋아하는 책 속의 인물에 '모모'라고 적어놓고 모모의 특기인 잘 들어줌에 대해서 쓴 글을 보고 다시 한번 감동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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