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학교 답사 후기 - 5(제주도민들을 지키려했던 참 군인 문상길, 손선호 사형터)
아기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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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18일 PM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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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학교 답사 후기 - 1(서울 현충원 베트남참전 장병묘역, 4.3관련 인물 간략한 소개)

https://damoang.net/free/6283325

4.3학교 답사 후기 - 2(서울 현충원 독립유공자묘역, 가짜 독립운동가들, '일송정은 죄가 없다.')

https://damoang.net/free/6284991

4.3학교 답사 후기 - 3(서울 현충원 국가유공자 1묘역, 장군 1묘역)

https://damoang.net/free/6286375

4.3학교 답사 후기 - 4(서울 현충원 장군 1묘역 묘비에서 볼 수 있는 역사왜곡, 김대중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묘소, 이승만 묘소)

https://damoang.net/free/6292225

무려 4편의 현충원 답사 후기를 지나 5편으로 들어갑니다.

현충원 답사가 끝나고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수색에서 5리 정도 떨어졌다는, 문상길과 손선호의 사형이 집행됐던 곳으로 추정된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동 중에 버스에서 설명을 들었는데 전날 밤에 잠을 설친데다 현충원에서의 2시간 반 답사가 너무 힘들었어서 버스에서 잠이 들어서 일부 녹음된 부분만 받아서 적겠습니다.(녹음도 제대로 못 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보니 안 돼있더라구요. ㅋㅋ ㅠㅠ)

9연대 연대장이었던 김익열이 4.28 평화협상을 이끌어냈는데 5월 1일 오라리 방화사건이 일어나면서 탄압이 가속화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는데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5월 5일로, 서울에 있던 미군정 간부들, 민정장관, 군정장관, 제주 현지의 미군 사령관, 9연대 연대장, 도지사, 경찰 책임자 등이 모여서 수뇌회의를 열었고, 강경진압 방침을 결정하고 김익열을 해임시키고 박진경이 그 자리에 오는 것에 대해서 현충원에서 들었습니다.

후임으로 박진경이 오게 된 배경에는 일제강점기, 학병으로 끌려가서 제주에서 장교로 근무하며 제주의 지형을 잘 알고 있었고, 김익열도 그렇지만 박진경이 군사영어학교 출신이라(육사 생기기 전에 미군정에서 세운 학교) 미군정과 소통에 유리했기 때문에 총애를 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익열이 해임통보를 받았을 때 박진경이 이미 제주에 와있었다고, 강경 진압 방침은 수뇌부회의 이전에 이미 정해진 것 같이 느꼈다고 나중에 김익열이 회고를 했었다고 합니다.

박진경의 강경 진압 방침에 9연대의 대원들 내에서 동요가 일어나고 일부는 탈영하기도 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당시 한국군의 군대가 아닌, 미군정의 국방경비대의 지위를 갖고 있었는데, 국방경비대 본연의 임무를 위해서 박진경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을 한 사람들이 있었고, 4.3 강경진압으로 성과를 올렸다며 6월 17일에 박진경이 대령으로 승진을 했고 승진 축하연에 참여했다가 숙소로 돌아간 박진경을 암살한 것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누가 이 일을 벌였는지 밝히지 못하고 있다가 내부의 투서가 있었고, 투서에 근거해서 문상길과 손선호가 체포되었습니다.

박진경을 암살한 문상길 중위, 손선호 하사는 군사법정에서 사형을 언도받아 1948년 9월 23일 이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사형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정확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당시 쓰였던 기사를 통해서만 대략의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데요.

그 곳이 이렇게 공터로 남아있어서 여기서 추모행사를 갖는다고 합니다.

​관련 기사 : https://www.mediajeju.com/news/articleView.html?idxno=360579

버스에서 실컷 자다 내렸는데 보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서 네이버지도를 켰더니 저 위치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망월산 너머에 1여단이 있었다고 하는데, 당시 표현에 고개 너머 1여단에 있다가 산봉우리 너머로 돌아왔다는 표현이 있었다고 합니다.

문상길의 유언은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조덕송 기자의 기사에 남아있는데 당시에는 XX 표시가 많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전해집니다.

“스물 세 살을 최후로 문상길은 갑니다. 여러분은 조선의 군대입니다. 마지막 바라건대 매국노의 단독정부 아래, 미군대의 지휘 하에 민족을 학살하는 조선 군대가 되지 말기를 바라며 갑니다.”

손선호는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군가나 부르며 가겠습니다." 라고 하고 '용진가'라는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이 노래를 다 부른 후에 "훌륭한 조선 군대가 되어주십시오. 오 3천만 민족이여."하고 죽음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죽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왜 그랬는지 정확하게 말하고자 했던 것 같고, 이 과정이 기록으로 남게돼서 다행이었습니다.

당시 사진을 보면 다 민둥산이어서 붉은 흙색이 보였다고 하는데요, 말뚝을 박고 한 사람씩 묶어서 처형을 했고, 시신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도 기록이 없다고 합니다.

어느 방향인지 모르겠는데;; 고개를 넘어가면 수색 화전동 공동묘지에 무연고자 묘지가 있는데, 일제강점기나 연합군 포로도 노동하다 사망하면 그 무연고자 묘지에 묻혔었고, 어쩌면 사형 당한 사람들, 여순사건 이후 숙군 당한 사람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셨구요.

그러나 공동묘지 조사는 민간에서는 할 수가 없고, 정부기관에서도 묘 이장 과정에서나 가능해서 파악이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문상길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다큐가 있어서 가져옵니다.

다큐에서 "자기 목숨을 내어놓고 상관을 암살했고, 제주도민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한 것이고, 역사의 법정에서 재평가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는 평이 인상적입니다. 스포가 될 수 있는 내용은 적지 않겠습니다.

여기까지만 적고 6편에서 남영동 대공분실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댓글 (6)

  • C

    concept Lv.1

    05.18 · 223.♡.75.185

    수고하셨습니다.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 concept 작성자

    05.18 · 14.♡.156.50

    별 말씀을요. 후기 작성하는 것이 복습도 되고, 이것 저것 검색하고 찾아보다보니 공부가 많이 됩니다.

    마지막 편은 내일이나 모레 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홀리지저스

    홀리지저스 Lv.1

    05.18 · 121.♡.147.178

    어마어마한 무게와 서사가 있는 답사군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 홀리지저스 작성자

    05.18 · 14.♡.156.50

    네, 제가 잊지 않으려고 최대한 메모해와서 자료도 더 찾아보고 나름 자세히 작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부가 많이 됩니다.

    조회수는 별로 안 나올 주제의 답사 후기이지만 흥미를 가지시는 분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홀리지저스

    홀리지저스 Lv.1 → 아기고양이

    05.18 · 121.♡.147.178

    링크해주신 이전 글들 읽어보니 이건 교과서에 실려도 될 글들이네요 ㅎㄷㄷ

    학교에서 시험에 안나온다고 가르치지도 않았던 근현대사 대신

    이런 선배들의 삶과 죽음을 답사하듯이 따라가면

    오늘 우리가 서있는 위태롭고도 소중한 민주주의의 의미를 제대로 배우겠네요.

    정리해주신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많이 배워갑니다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 홀리지저스 작성자

    05.18 · 14.♡.156.50

    네, 영화나 다큐를 보는 것도 좋고 이렇게 답사에 다녀오는 것도 좋더라구요.

    4.3이라고 하면 많은 민간인이 학살된 현대사의 비극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만, 그 과정 중에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분들이 있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을 수 있었어요.

    후기에 적진 않았지만 김익열 연대장과 김달삼 간의 협상 과정도 정말 놀라웠고, 목숨을 걸고 상관을 암살한 분들에 대해서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요. 비록 그 분들은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었지만 역사에 이름을 길이 남기신 분들이 되었죠.

    본문에 링크 드린 문상길 중위에 대한 다큐도 함 보세요. 생각지도 못했던 사실에 더 뭉클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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