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망했어요 ㅠㅠ
진로제약

Lv.1 진로제약 (183.♡.195.82)

2026년 7월 10일 PM 10:52

조회 1,584 공감 0

12년 만두장사를 했습니다.

늦은 밤 생산을 하고 다음 날 빚어 판매를 합니다.

냉장보관 오래하면 신선도는 둘째치고 맛과 식감이 무너져 버리곤합니다.

영업 중 만두가 너무 빨리 동이 나, 영업을 못한 날도 많지만 남아서 버린 만두를 다 모으면 만두 산이 될 겁니다.

지금도 어머어마 하게 젊습니다만 암튼 젊어 사업하다 좀 된다싶어 까불다가 쫄망 후, 신용불량자가 돼, 식당일 배우겠다고 북으로는 포천, 남으로는 거제도까지 싸 댕기며 식당일을 몇년간 배웁니다.

집도 절도 없던 어느 날, 월세집 마련했으니 그만 싸댕기고 기 들어오라는 아내의 연락을 받고 다시 가족 상봉했는데 꿈만 같았습니다.

해서 생라면도 반으로 나누어 약물복용?하던 그 동안의 거지 생활을 접고 가족들과 함께 소소한 행복이란 걸 만끽하며 고깃집에서 일하던 어느 날, 모 종합상가 지하 4평짜리 헐값의 점포를 알게 됩니다. 아내 카드로 대출 받아서 질렀죠, 국수를 하고 싶었는데 상황상 만두 밖에 할 메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차선책이 없는 메뉴로 선택한 것이 만두가게였습니다.

딱 1년 후 빚 다 갚고 1층에 11평짜리 공간에 2차 창업을 했읍죠.

뭐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습니다. 공중파 방송도 타고 그랬는데 이 당시는 회상하기 조차 싫네요. 잠자리에 들 때면 내일 아침 밝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미련하게 일했습니다. 하루 16시간은 기본이었고, 50시간넘게 잠은 커녕 쉼 없이 일한 적도 있었네요.

또 그러다가 잔머리가 굴러가 1층 15평 규모로 즉석판매제조가공업장을 차립니다. 여기서 인터넷 판매를 했습니다. 역시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 소녀의 먹방 채널에 영상 업로드가 돼 감당 불가능 한 주문이 들어온 경험도 했었네요.

빚으로 1차창업

빚 다 갚고 빚으로 2차창업

빚 다 갚고 또 빚으로 3차 창업

그런데...돈이 안돼요.

여기저기 삥 뜯기고나면 손에 쥐어지는 돈이 제 욕심을 채우기엔 턱 없이 부족한 겁니다.

해서 또 잔머리 굴러 갑니다.

https://damoang.net/free/984045

거지 색휘가 빚+렌탈등등 영끌해서 4차차업을 합니다.

뭐 계획은 찬란했읍죠.

월 매출 4천을 BEP로 잡았습니다.

5천이상해서 남는 돈 잘 모아서 아기다리고기다리 식품제조업 도약을 꿈꿨죠.

믿는 건 뭐였는가?

마케팅이었습니다. 정말 사업하면 안되는 놈이 저란 걸 새삼 깨닫습니다.

나름 수배, 검증하여 엄선한 마케팅 대행사가 있었습니다.

10년 동안 마케팅이라곤 1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지식, 경험 전무한 상태에서 마케팅 없이 이정도까지 왔는데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면 게임끝 아냐? ㅋㅋㅋ

지역에서는 그닥 경쟁할만한 수준의 맛집 없지?

내 만두 먹을 만하지?

마케팅 되지?

안될 이유 없네?

그런데 마케팅이란게 이렇게 어려운 걸지 몰랐습니다 ㅠㅠ

암튼 이 처럼 단순한 생각으로 인력을 최대치로 잡았습니다. 바빠지면 점차 늘리는 방식이 아닌, 인력 풀세팅을 하고 저의 노닥거리는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돈으로 시간을 샀읍죠.

뭐 장사가 안되진 않아요, 영업정지한지 1주일 정도 됐는데 오늘 낮에 철거 견적하러 온 업자와 5분정도 미팅 시간에 잠시 문 열어 두니 손님들이 불꺼진 가게에 계속 들어오네요. 철거업자도 갸우뚱합니다.

암튼 경솔했던 운영 및 예상보다 매출이 한참 부족해 적자가 누적되고 대출로 돌려 막기엔 임계점을 넘어 버립니다. 최초 4차창업시 NICE 1,000점이었었는데 지금 600점도 안되네욬ㅋㅋ

도저히 폐업이란 건 용납이 안되고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자살이란 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영역으로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됩니다. 그것이 1도 두렵진 않으나 남아 있는 사랑하는 이들 생각하니 비겁함의 극치란 생각에 차마 안되겠더라고요.

이 괴로움과 극치의 좌절감이 참으로 감당이 안됩니다. 그 동안 흘린 땀의 가치가 이렇게 휴지가 된다고 생각하니 많이 힘드네요.

폐업결정을 하고 주변에 통보하고 영업정지 한 가게 불 꺼놓고 쪽방 사무실에 앉아 이것저것 정리 중인지 1주일...이 나이에 앞으로 뭐 먹고 사나?

정책자금 가운데 LIPS라는 걸 알아보고 준비하는데 정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유일한 출구였읍죠.

민간투자사의 선투자를 받으면 정책자금으로 투자금의 최대 5배 융자, 2배 지원금을 준다는 내용인데 정부 지정 된 투자사의 선투자를 받아야 하는게 가장 험난한 가운데 나름 몇몇 곳의 업체로 부터 연락을 받고 미팅도 합니다.

대부분의 투자사는 F&B(식품,음료) 시장을 기피 한다는 걸 알게 됐고, 이후 Ai를 통해 나 같아도 F&B는 투자 안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각설하고,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폐업 및 신용정리?를 신청했고, 12년간의 만두 사업을 쫑 내게 됐습니다.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무섭게 와 닿네요 ㅎㅎ

나름 인테리어 공들여 잘 해 놓았는데 시설이 너무 아깝지만 새 임차인 구하기 녹록치 않은 자리고 결국 원상복구로 가야하지 않나 싶네요.

정말 시원섭섭합니다.

마음도 평정심을 되찾았고요.

오늘 밤 약물복용 안주로는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자빠졌습니다.

걍 그렇다고욬ㅋㅋ

댓글 (45)

  • 순후추

    순후추 Lv.1

    07.10 · 121.♡.177.89

    멀어도 일부러 가는 만둣집입니다!!

    최고의 만두에요!!!

  • 진로제약

    진로제약 Lv.1 → 순후추 작성자

    07.10 · 183.♡.195.82

    최고인데 망해요?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 아기고양이

    아기고양이 Lv.1

    07.10 · 14.♡.156.50

    헐, 저 이번 가을에는 꼭 만두 먹으러 가보고 싶었는데... 갑작스런 소식에 너무 충격인데, 진로제약님께서는 얼마나 속상하실까 싶네요. ㅠㅠ 아이고... 뭐라 말씀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 진로제약

    진로제약 Lv.1 → 아기고양이 작성자

    07.10 · 183.♡.195.82

    지금은 평정심을 찾았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마음이 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예요..말씀 감사합니다^^;;

  • 레베카미니

    레베카미니 Lv.1

    07.10 · 221.♡.25.227

    저도 예전 장사하다 폐업하고 개인회생했었습니다 ㅠ

    꼭 일어나실거에요

    기운내세요

  • 진로제약

    진로제약 Lv.1 → 레베카미니 작성자

    07.10 · 183.♡.195.82

    혹시 신뢰 할 수 있는 법무, 변호사 아시면 쪽지 부탁드립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 레베카미니

    레베카미니 Lv.1 → 진로제약

    07.10 · 221.♡.25.227

    지금은 아는 분이 없어요

  • RubyBlood

    RubyBlood Lv.1 → 진로제약

    00:38 · 59.♡.112.229

    다모앙 광고 하시는 변호사님 연락 해보세요. 앙님 이니까 남보다 맏을만 하지 않을까요?

  • Life2Buff

    Life2Buff Lv.1

    07.10 · 121.♡.183.116

    확장 이후로 장사 잘하고 계신 줄 알았는데...너무 안타깝네요.

  • 진로제약

    진로제약 Lv.1 → Life2Buff 작성자

    07.10 · 183.♡.195.82

    겉으로 보기엔 잘되는 가게 처럼 보였을 겁니다만...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 싶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모르겠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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