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aust (119.♡.105.132)
2026년 7월 14일 PM 02:28
일단 간략하게 배경지식부터 적자면 현 시점 전기는 대규모 저장 난이도와 비용이 높기 때문에 매 시간 필요한 만큼만 발전을 하는 구조로 운영 중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요에 맞춰 무한정 공급을 늘릴 수 있는 건 아니고 발전기 용량이라는 물리적인 한계 내에서만 공급할 수 있고 이 수요를 넘어가면 계통이 붕괴됩니다.
최대수요에 맞춰 발전기를 더 늘리면 되는 것 아니야? 라는 궁금증을 가지실 수 있지만 최대수요가 발생하는 건 1년 중 극히 잠깐이고, 나머지 시간대는 발전기를 정지시켜놔야 합니다. 대기 중인 발전기에도 비용이 나가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이 나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전력수요가 급증할 때 가동하는 발전기들은 반응속도가 빠른 대신 연료비가 좀 비쌉니다. 가정용 요금을 제외한 나머지 전기요금을 잘 살펴보면 경부하, 중간부하, 최대부하라는 말이 있고 가격대가 다 다른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비쌀 때 가급적 전기 쓰지 말고, 쓸거면 그만큼 돈을 더 내라는 말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수요를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온 게 수요반응자원(이하 DR)시장이라는 개념인데 수요가 급증할 때 DR시장 참여자들은 전기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 보상금을 지급받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수요를 적절하게 조정해 발전기들을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있어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 내용은 원자력, 화력이 전력망의 주력발전원으로 구성되어 있었을 때의 이야기인데 현재는 재생에너지로 주력발전원이 교체되어가는 상황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람이 출력을 조절할 수 없어서(이하 간헐성) 다른 발전원이나 수요를 조절하는 식으로 대응해야 하고, 그만큼 전력망 운영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중요한 건 화력이나 원자력의 반응속도가 느리다는 겁니다. 실제로 여름철 제외한 봄 가을 등엔 전기가 많이 남아 원자력과 화력의 출력을 낮추는 상황(이하 출력제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태양광이 더 늘어날수록 이런 상황은 더 심해져서 실제로 해외에선 재생에너지 출력이 급증할 경우 전기 가격이 마이너스로 내려갈 때도 나옵니다.
그러면 발전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손해가 막심해서 어떻게든 전기 수요를 재생에너지 발전 특성에 맞춰 조절할 필요가 있고, 대표적인 방법이 경부하와 최대부하의 시간대를 바꾸는 것입니다. 태양이 한낮에 떠 있을 때 전기 쓰고, 밤에는 쓰지 말라는 거죠. 계통의 운영방식을 재생에너지에 최적화시키는 겁니다.
전기차 낮 시간 충전 무료 또한 마찬가지 맥락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제가 위에서 DR이라는 개념을 언급했는데, 기존 방식은 마이너스 DR이라 해서 전기를 안 쓰면 보상을 주는 방식이었지만, 이 경우는 플러스 DR, 그러니까 전기를 쓰면 혜택을 보는 방식으로 수요를 조절하는 겁니다.
왜 하필 전기차만 공짜냐? 하실 수 있는데 전기차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거든요. 지금은 단순히 충전 무료만 적용되지만 나중에는 전기차 자체도 전력시장 운영에 참여(이하 V2G)시키는 걸 염두에 두고 해당 정책을 시행하는 걸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순수 제 추측이지만 가정에도 ESS 보급 등이 의무화된다면 비슷한 정책에 참여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단독주택보다는 공동주택이 더 혜택을 누리지 않을까 합니다.
https://damoang.net/car/125135
V2G에 대해서는 제가 예전에 굴당에 쓴 글이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쓰다보니 매우 길어졌는데...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전력계통 운영 구조와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변화
1. 기존 계통 운영의 기본 원리
전기는 저장 불가 → 시간마다 필요한 만큼만 발전하는 구조
발전기 용량이라는 물리적 한계 존재. 수요가 이를 초과하면 계통 붕괴
최대수요는 연중 극히 일부 시간대에만 발생 → 이에 맞춰 발전기를 늘리면 나머지 시간엔 대기 비용만 발생, 비효율적
급증하는 수요 대응용 발전기는 반응속도는 빠르나 연료비가 비쌈
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 요금제는 이 원가 차이를 반영한 것
목적: 비쌀 때 사용 자제, 쓸 경우 비용 부담
2. 수요반응자원(DR) 시장
요금제만으로는 수요 조절에 한계
수요 급증 시 사용량을 줄이는 참여자에게 보상금 지급 → 발전기 효율적 가동 유도
(이하 편의상 이 방식을 '마이너스 DR'로 지칭)
3.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변화
원자력·화력 중심 →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주력발전원 전환 중
핵심 차이: 재생에너지는 출력 조절 불가(간헐성) → 다른 발전원·수요 쪽에서 대응해야 함 → 계통 운영 난이도 상승
원자력·화력은 반응속도가 느림
봄·가을철 전기 공급 과잉 시 원자력·화력 출력을 낮추는 '출력제어' 빈번
태양광 확대 시 이 현상 심화, 해외에서는 재생에너지 급증 시 전기가격 마이너스 사례도 존재
발전사업자 손해 방지를 위해 수요를 재생에너지 발전 패턴에 맞추려는 시도 필요
대표 방법: 경부하·최대부하 시간대 재배치 (낮 사용 유도, 밤 사용 억제)
4. 전기차 낮 시간 무료충전의 의미
'플러스 DR' 개념: 전기를 쓰면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수요 조절 (기존 마이너스 DR과 대비)
전기차를 택한 이유: 전기 저장이 가능한 수단이기 때문
현재는 충전 무료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기차를 전력시장 운영에 직접 참여시키는 V2G를 염두에 둔 정책으로 해석됨
5. (추측) 향후 확장 가능성
가정용 ESS 보급 의무화 시 유사한 정책 참여 가능성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글
댓글 (16)
-
에에스까르고
14:30 · 183.♡.123.226
-
태태루
14:30 · 119.♡.193.129
무료까지는 아니더라도 엄청 낮게 제시하면 50% 이하 ( 무료는 항상 문제를 낳더라구요.. .)
전력분산에도 도움이 될거 같습니다. 개인전기차를 ESS로 쓰는거랑 비슷하니까요
-
민민고
14:31 · 101.♡.71.43
태양광 발전이 늘고 있는데 여름에는 낮에 냉방 전기 많이 쓰니까 상관없고
여름 제외한 계절에는 과잉 생산 될수 있으니 전기차에게 혜택을 주고 전기차에 저장해 놓는다
라고 이해했습니다
-
Mmasquerade
14:31 · 221.♡.172.92
태양광 발전 뭐 언제나 되겠어?
태양광 중국에 밀렸다며?
뭐 이런 얘기 나와도 ..어쨌든 시대가 많이 바뀌긴 했네요. -
아아드리아
14:32 · 218.♡.144.145
전기차 구매의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나겠네요.
-
빅빅버그
14:32 · 1.♡.0.95
하던지 말던지..알아서 하겠죠.
-
버버드내
14:33 · 118.♡.4.153
음. 원래 ESS 가 상기 개념에 맞는거 같은데요... 전기차 무료 충전보다 비용이나 운영 측면에서 유리할텐데요.
- E
Exhaust
→ 버드내 작성자
14:37 · 119.♡.105.132
국민적 저항이 있는 ESS와는 다르게 전기차는 그래도 꽤 많이 보급됐기도 하고... 전기차도 관점을 달리 해서 보면 ess의 한 종류로 볼 수 있거든요
다만 아직까진 사람들이 전기차를 소비주체로만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인식 개선을 위한 빌드업이 아닌가 합니다
-
감감말랭이
14:36 · 116.♡.152.61
당장은 굴러다니는 소형 ESS에라도 넣어서 쓰세요~ 군녀
-
일일리케
14:37 · 169.♡.222.131
가장 효율 좋은 배터리에 저장하면 좋을것 같은데 말이죠.
예전엔 저녁에 전기가 남던가 저렴하니 양수발전용 물을 저녁에 높은 곳으로 퍼 올렸지만 요즘은 그냥 오후에 그 남는 전기로 주구장창 높은 곳으로 물 퍼올려서 저녁에 빌전 시키면 가장 효율 좋은 배터리에 저장하는격인데 말입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분명히 생각할 거리가 많은, 좋은 내용인 것은 아는데,
지금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잘 들어오지 않아서요.
(글쓰신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게 아니라 제가 받아들일 상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일단 스크랩해놓겠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